IPTV 사업자 일방적 채널 송출 중단-위법

“북한 관련 콘텐츠를 방송하는 채널이라는 이유로 IPTV 사업자가 갑자기 송출을 중단했습니다. 이적표현물이라는 주장은 인정됐을까요?” 계약해지 통보는 위법이었습니다. – 채널 송출 중단 사건
그러나 방송 송출 재개 청구는 기각됐습니다. 손해배상은 일부만 인정됐습니다. 이 판결은 IPTV 콘텐츠 공급계약의 해지 요건, 이행불능의 판단 기준, 그리고 손해배상액 산정 방법에 관한 중요한 법리를 담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채널 송출 중단 위법 판결
채널 송출 중단 위법 판결

1. 사실관계 요약

원고 주식회사 A는 방송법 제9조 제5항에 따라 등록을 마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이자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콘텐츠사업자로, 북한 관련 정보 및 평화통일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C’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피고 주식회사 B는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이하 ‘인터넷방송법’)에 따른 IPTV 제공사업자로, ‘E’라는 이름으로 PP로부터 제공받은 콘텐츠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원고와 피고는 2022. 7. 20.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콘텐츠 공급 기본 계약(이하 ‘이 사건 공급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는 2022. 8. 17.부터 원고의 C 채널을 이용자들에게 송출하였습니다. 이 사건 공급계약은 2022. 12. 31. 최초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2023. 12. 31.까지 자동 연장되었습니다.

그런데 피고는 2023. 1. 18. 원고에게 이 사건 공급계약을 해지한다는 통보를 하고 C 채널의 방송 송출을 중단하였습니다. 피고가 제시한 해지 이유는 원고의 C 콘텐츠 상당 부분이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에 해당하여 이 사건 공급계약 제3조 제3항(공익 저해 금지 의무)을 중대하게 위반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원고는 ① 방송프로그램 송출 이행 청구와 ② 손해배상 1억 원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쟁점 정리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세 가지입니다.

가. 이 사건 계약해지 통보의 적법 여부 — C 콘텐츠가 이적표현물에 해당하는지

피고가 주장하는 계약 해지 사유, 즉 원고의 C 콘텐츠가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에 해당하여 공급계약상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였는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표현물의 내용이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어야 합니다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나. 이행불능 및 계약기간 만료 여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원고에 대한 특수자료 공개활용계획 조건부 승인을 취소함으로써 원고의 공급계약상 의무가 이행불능에 이르렀는지, 그리고 이 사건 공급계약이 2023. 12. 31. 계약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민법 제546조).

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 이행이익과 신뢰이익의 산정

위법한 계약해지 통보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특히 원고가 주장하는 지출비용(신뢰이익)과 예상 광고수입(이행이익)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가 문제되었습니다 (민법 제390조, 제393조).

채널 송출 중단 계약이행_2023가합82696
채널 송출 중단 계약이행_2023가합82696

3. 판시 내용

가. 이 사건 계약해지 통보 — 위법하다고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의 계약해지 통보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콘텐츠의 이적성 불인정

법원은 원고의 C 콘텐츠가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C 채널은 계약 체결 당시부터 북한 관련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채널임이 예정되어 있었고, 피고도 이를 알면서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 문제가 된 프로그램들은 북한방송의 영상을 전달하는 것으로, 일반 지상파 방송에서도 필요할 경우 북한방송 영상을 그대로 송출하는 방법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 원고의 대표이사는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 혐의에 관하여 경찰로부터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받았습니다.
  • 계약해지 통보 이전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나 기타 행정기관으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표현물의 내용이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어야 하고, 이적성 여부는 표현물의 전체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작성 동기, 표현행위의 양태, 외부와의 관련사항, 표현행위 당시의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합니다 (대법원 2021. 12. 16. 선고 2015도11567 판결).

② 절차적 위법

법원은 절차적 측면에서도 이 사건 계약해지 통보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피고는 채널 평가 자료 제출 기한이 도래하기도 전에 계약해지 통보를 단행하였고, 원고에게 어떠한 소명의 기회도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 피고는 이용약관 변경신고 수리 없이 계약해지 통보를 단행하고 C 채널 송출을 중단함으로써 인터넷방송법 제15조 제1항, 제6항 및 동법 시행령 제12조의2 제2항을 위반하여 5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나. 방송 송출 이행 청구 — 기각

법원은 이 사건 계약해지 통보가 위법하더라도, 이 사건 공급계약이 2023. 12. 31. 계약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건 공급계약 제1조 제4항에 따르면 계약기간 만료일로부터 30일 전까지 당사자 일방의 서면에 의한 해지 의사표시가 있는 경우 자동 연장되지 않는데, 피고의 이 사건 계약해지 통보가 이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변론 종결일 당시 이미 계약이 종료된 이상, 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방송 송출 이행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민법 제543조).

또한 법원은 특수자료 공개활용계획 조건부 승인이 취소되었더라도 원고가 대체 프로그램을 제작·송출하는 방식으로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이행불능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계약의 이행불능 여부는 사회통념에 의하여 판정하여야 합니다 (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37977 판결).

다. 손해배상 청구 — 일부 인정 (26,636,036원)

법원은 위법한 계약해지 통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 손해액을 다음과 같이 산정하였습니다.

손해액 산정 방법

  • 손해배상의 원칙은 이행이익의 배상이고, 신뢰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에도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다52683 판결).
  • 손해 산정 기간은 위법한 계약해지 통보일인 2023. 1. 18.부터 계약기간 만료일인 2023. 12. 31.까지 348일로 한정됩니다.
  • 원고가 주장하는 월 4억 3,200만 원의 예상 광고수입은 원고가 일방적으로 주장한 추정치에 불과하여 인정하기 부족합니다.
  • 법원은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에 따라 원고가 2022년 실제로 얻은 방송콘텐츠 매출액 10,486,026원을 기준으로, 방송 시작일(2022. 8. 17.)부터 2022. 12. 31.까지 137일간의 매출을 348일에 비례하여 산정하였습니다.

손해액 = 10,486,026원 ÷ 137일 × 348일 = 26,636,036원

장래 얻을 수 있었을 이익에 관한 입증에 있어서는 그 증명도를 과거사실에 대한 입증에 있어서의 증명도보다 경감하여, 합리성과 객관성을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이익의 증명으로써 충분합니다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6다37892 판결).

4. 핵심 포인트

가. IPTV 콘텐츠 공급계약 해지의 엄격한 요건

이 판결은 IPTV 사업자가 PP와의 콘텐츠 공급계약을 해지하기 위해서는 계약상 해지 사유의 실질적 존재적법한 절차 준수가 모두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특히 이적표현물 여부와 같이 법적 판단이 필요한 사유를 근거로 계약을 해지하려면, 수사기관이나 행정기관의 판단 없이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이를 판단하여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위법할 수 있습니다.

나. ‘이행불능’의 엄격한 판단 기준

법원은 특수자료 공개활용계획 조건부 승인이 취소되었더라도, 원고가 대체 프로그램을 제작·송출하는 방식으로 계약상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이상 이행불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계약의 이행불능은 사회통념상 이행이 불가능한 경우에 한정되며, 일부 프로그램의 송출이 제한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계약 전체의 이행불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민법 제546조).

다. 위법한 계약해지와 계약기간 만료의 관계

이 판결의 흥미로운 점은 계약해지 통보가 위법하더라도, 그 통보가 계약 자동 연장을 막는 해지 의사표시로서의 효력은 인정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위법한 계약해지 통보라도 계약기간 만료 전에 이루어진 경우 자동 연장을 저지하는 효과는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계약 종료 후의 이행 청구는 인용되지 않습니다. 이는 계속적 계약에서 계약 종료 시점과 손해배상 범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라. 손해배상액 산정 — 실제 매출 기반의 비례 산정

법원은 원고가 주장한 월 4억 3,200만 원의 예상 광고수입을 인정하지 않고, 실제로 인정된 매출액을 기준으로 비례 산정하는 방식을 택하였습니다. 이는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행이익을 주장할 때 단순한 추정치가 아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에 따른 법원의 재량적 손해액 인정은 손해 발생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됩니다.

법무법인 경세 콘텐츠 김정민 변호사
법무법인 경세 콘텐츠 김정민 변호사

마치며 — 계약해지는 ‘이유’만큼 ‘절차’도 중요합니다

이 판결은 IPTV 사업자와 PP 사이의 콘텐츠 공급계약 분쟁에서 중요한 교훈을 남깁니다. 계약해지는 정당한 사유가 있더라도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적표현물 여부와 같이 법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을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판단하여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위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손해배상 청구 시에는 이행이익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증거를 준비하는 것이 실질적인 피해 회복의 핵심입니다. 계약해지는 ‘이유’만큼 ‘절차’도 중요하다는 점, 이 판결이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