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가 수천만 건의 신문기사를 무단으로 수집·저장하고 서비스에 활용했습니다. 14개 언론사가 총 20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는데,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습니다.” 신문기사는 당연히 저작물 아닌가요? 뉴스를 모아서 서비스하면 저작권 침해 아닌가요? 이 판결은 뉴스 저작권 소송에서 가장 기본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질문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지금 확인해 보겠습니다.

사실관계 요약
원고들은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또는 뉴스통신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되어 뉴스통신업 등을 영위하는 14개 인터넷신문 사업자들입니다. 피고 주식회사 O는 소프트웨어 개발, 인터넷 뉴스 서비스 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AI 및 빅데이터 기술 기반의 맞춤형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인 ‘P’와 뉴스 전자스크랩 서비스인 ‘Q’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P 서비스는 2021년 6월경부터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하여 매일 발행되는 뉴스 중에서 개인이 원하는 뉴스를 선별하여 볼 수 있도록 제작된 맞춤형 뉴스 서비스로서, 뉴스 헤드라인 정리, 랭킹 급상승 뉴스 배열, 같은 주제의 뉴스 모음, 뉴스 검색 등의 기능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Q 서비스는 2004년경부터 PC 설치 프로그램을 통해 각종 신문, 잡지, 온라인 뉴스를 자동 수집하여 통합 검색, 스크랩, 기사편집, 보도자료 관리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유료 전자스크랩 서비스입니다.
원고들은 피고가 P 및 Q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 사건 신문기사들의 인터넷 주소, 기사 제목, 기사 내용, 사진저작물 등을 무단으로 수집·저장하고 이를 서비스에 활용하였다고 주장하며 총 2,005,000,000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5. 1. 10. 원고들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였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 10. 선고 2022가합558462 판결).
쟁점 정리
첫째, 이 사건 신문기사들이 저작권법상 보호받는 저작물에 해당하는가
저작권법 제2조 제1호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저작권법 제2조 제1호). 저작권법 제7조 제5호는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를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저작권법 제7조 제5호). 신문기사의 제목, 인터넷 주소, 기사 본문, 사진 부분 각각에 대하여 창작성이 인정되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둘째, 피고의 링크 제공 행위가 저작권법상 복제 및 공중송신에 해당하는가
인터넷 링크는 웹 위치 정보나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하여 저작권법이 규정하는 복제 및 전송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입니다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도13748 판결). 피고가 제공한 링크가 직접 링크인지, 프레임 링크 또는 인라인 링크인지, 그리고 프레임 링크 또는 인라인 링크도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셋째, 저작물성이 부정되더라도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의 성과 도용행위에 해당하는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은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파목). 이 사건 신문기사들이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하는지, 피고의 행위가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무단으로 사용’한 것인지가 쟁점이었습니다 (대법원 2020. 7. 23. 선고 2020다220607 판결)

판시 내용
가. 신문기사의 저작물성 — 사진저작물 일부만 인정
① 기사 제목, 인터넷 주소 — 저작물성 부정
법원은 이 사건 신문기사들의 제목은 기사 본문을 요약한 것으로서 단순한 사실을 전달할 뿐 작성자의 사상 또는 감정이 드러나지 않고, 인터넷 주소 역시 웹사이트 시스템 또는 관리자에 의해 자동으로 생성되는 것으로서 작성자의 사상 또는 감정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하여 저작물성을 부정하였습니다 (저작권법 제2조 제1호). (한국정보법학회, 『정보법 판례백선(Ⅱ)』, 박영사(2016년), 204면)
② 기사 본문 — 저작물성 부정
법원은 이 사건 특정 신문기사들은 대부분 특정 인물과의 인터뷰를 전달하거나 특정 프로그램을 요약하는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 간결한 표현을 사용한 전형적인 시사보도에 해당하고, 일부 작성자의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는 부분이 있기는 하나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표현의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저작권법 제7조 제5호). (한국정보법학회, 『정보법 판례백선(Ⅱ)』, 박영사(2016년), 204면)
③ 사진 부분 — 일부 저작물성 인정
법원은 이 사건 특정 신문기사들 중 일부 신문기사들에 포함된 사진 부분은 인물 또는 배경을 피사체로 정하여 구도를 설정하고 빛의 방향과 양을 조절하여 순간을 포착한 것으로서 촬영자 나름대로의 사상 또는 감정이 표현되어 있고,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드러나 있다고 보아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사진저작물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였습니다 (저작권법 제2조 제1호, 제4조 제1항 제6호). (이규호, 『지식재산의 이해』, 박영사(2020년), 162면)
나. 피고의 저작재산권 침해행위 여부 — 전부 부정
① 수집·저장 행위 — 증거 부족
법원은 원고들이 제출한 기사목록(갑 제16호증)에는 기사의 인터넷 주소와 제목만이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피고가 매일 생산되는 여러 언론사의 수많은 뉴스 전부에 대해 제목, 인터넷 주소를 넘어 기사의 전체 내용까지 수집·저장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저작권법 제125조). 피고의 기술사업계획서에 빅데이터로서 온라인 뉴스의 내용, 이미지를 포함한 기사를 누적 약 2억 5,000건 보유하고 있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상장을 위해 작성한 계획서로서 수치가 과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고 원고들의 이 사건 사진저작물이 포함된 기사들까지도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② 링크 행위 — 저작권 침해 해당 안 됨
법원은 인터넷 링크는 링크하고자 하는 웹페이지나 저작물 등의 웹 위치 정보나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하여 저작권법이 규정하는 복제 및 전송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저작권법 제2조 제22호, 제18조, 제19조). 원고들이 주장하는 ‘프레임 링크’ 또는 ‘인라인 링크’ 방식도 링크제공자의 직접적인 송신행위가 일어나지 않고 단지 링크를 통해 웹 위치 정보나 경로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저작권법이 정한 복제 및 공중송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도13748 판결). (정상조, 『저작권법 주해』, 박영사(2007년), 1209면)
다. 파목 부정경쟁행위 — 부정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파목 부정경쟁행위를 부정하였습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파목).
① 원고들이 이 사건 신문기사들을 작성하는 데 어느 정도의 투자와 노력을 하였는지를 알 수 있는 증거가 전혀 제출되지 않았고, 이 사건 신문기사들이 인터넷 뉴스 분야의 관행이나 실태에 비추어 작성자의 투자나 노력이 상당한 정도로 포함되었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② 피고가 이 사건 사진저작물이 게시된 원고들의 웹페이지를 링크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피고의 행위가 인터넷 뉴스 분야의 상거래 관행에 비추어 경쟁질서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피고는 P 서비스를 통해 연결되는 웹페이지의 주소가 상단에 노출되게 하였고, Q 서비스를 통해 이용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언론사의 기사에 대해서는 직접 그 웹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만을 제공하였을 뿐이어서, 수요자나 거래자들이 해당 인터넷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사가 피고라고 혼동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대법원 2020. 7. 23. 선고 2020다220607 판결).
핵심 포인트 — 반드시 알아야 할 4가지
① 신문기사라고 해서 모두 저작물인 것은 아닙니다 — 창작성 입증이 필요합니다.
저작권법 제7조 제5호는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를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저작권법 제7조 제5호). 이 사건에서 법원은 기사 제목, 인터넷 주소, 기사 본문 대부분의 저작물성을 부정하고 일부 사진저작물만 인정하였습니다. 뉴스 저작권 소송에서는 침해를 주장하는 개별 기사가 단순한 시사보도를 넘어 창작자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고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입증하여야 합니다 (저작권법 제2조 제1호). (한국정보법학회, 『정보법 판례백선(Ⅱ)』, 박영사(2016년), 204면)
② 인터넷 링크는 직접 링크, 프레임 링크, 인라인 링크를 불문하고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프레임 링크 또는 인라인 링크도 링크제공자의 직접적인 송신행위가 일어나지 않고 단지 링크를 통해 웹 위치 정보나 경로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저작권법이 정한 복제 및 공중송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저작권법 제2조 제22호). 다만 링크 행위 자체가 아니라 링크를 통해 저작물을 직접 서버에 수집·저장하거나 썸네일을 작성하는 행위는 별도로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으므로, 이 두 가지를 명확히 구별하여야 합니다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도13748 판결). (정상조, 『저작권법 주해』, 박영사(2007년), 1209면)
③ 저작물성이 부정되더라도 파목 부정경쟁행위로 보호받으려면 ‘상당한 투자나 노력’과 ‘경쟁질서 위반’을 모두 입증하여야 합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은 저작권법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성과물에 대한 보충적 보호 수단이지만, 이를 인정받으려면 ① 권리자가 투입한 투자나 노력의 내용과 정도, ②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무단 사용하였다는 점을 모두 구체적으로 입증하여야 합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파목, 대법원 2020. 7. 23. 선고 2020다220607 판결).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투자와 노력에 관한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않아 파목 부정경쟁행위도 인정받지 못하였습니다.
④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침해 사실’에 대한 증거 확보가 핵심입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피고가 신문기사를 무단으로 수집·저장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제출된 기사목록에 인터넷 주소와 제목만 기재되어 있을 뿐 기사 전체 내용을 수집·저장하였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고의 기술사업계획서에 기재된 수치도 과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AI 뉴스 서비스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할 때는 피고 서버의 로그기록, 수집된 데이터의 내용 등 침해 사실을 직접 증명할 수 있는 증거를 소장 단계부터 확보하여야 합니다 (저작권법 제125조). (이규호, 『지식재산의 이해』, 박영사(2020년), 162면)

마치며 — “AI가 내 기사를 가져갔다”는 주장만으로는 법정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이 판결은 AI 뉴스 서비스와 언론사 사이의 저작권 분쟁에서 언론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냉정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14개 언론사가 총 20억 원을 청구하였지만, 법원은 ① 신문기사 대부분의 저작물성을 부정하고, ② 링크 행위는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하였으며, ③ 파목 부정경쟁행위도 증거 부족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뉴스 콘텐츠의 무단 활용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정에서 이기려면 ① 창작성이 인정되는 저작물을 특정하고, ② 피고가 실제로 그 저작물을 수집·저장하였다는 증거를 확보하며, ③ 단순한 링크 제공을 넘어 직접적인 복제·전송 행위가 있었음을 입증하여야 합니다.
“AI가 내 기사를 가져갔다는 의심은 소송의 출발점일 뿐입니다. 어떤 기사가, 어떻게, 얼마나 침해되었는지를 증거로 증명하지 못하면 법정에서 아무것도 보호받지 못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 10. 선고 2022가합558462 판결, 저작권법 제2조 제1호·제7조 제5호·제4조 제1항 제6호·제125조,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파목,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도13748 판결, 대법원 2020. 7. 23. 선고 2020다22060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