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가단5268149]암호화폐 거래소 오입금 복구 거부, 1억 4천만 원 배상

암호화폐를 다른 거래소로 보내려다 ‘MEMO’란을 잘못 입력해 되돌아온 코인, 거래소는 “복구해드리겠습니다”라고 했지만 2개월간 미루다 코인 가치가 99.999%나 폭락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오입금 복구 거부, 거래소는 책임이 없을까요?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7. 25. 선고 2022가단5268149 판결은 암호화폐 거래소의 ‘오입금 복구 의무’와 그 불이행에 따른 책임을 명확히 한 중요한 판결입니다. 가상자산 투자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이 판결의 핵심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2022가단5268149]암호화폐 거래소 오입금 복구 거부
[2022가단5268149]암호화폐 거래소 오입금 복구 거부

암호화폐 거래소 오입금 사건 사실관계 요약

사건의 발단

원고 A는 암호화폐 거래소 C(피고 B 주식회사 운영)의 회원으로, 2022년 3월 24일 자신의 C 지갑에 있던 1,310.062398 D코인을 세계 최대 거래소 E의 전자지갑으로 보내려 했습니다.

‘MEMO’란 오류와 코인 반환

원고는 E의 전자지갑 주소는 정확히 입력했으나, E가 회원 특정을 위해 요구한 2차 주소인 ‘MEMO’란을 잘못 기재했습니다. 피고는 원고의 요청대로 E의 전자지갑으로 코인을 보냈으나, E는 MEMO 오류로 인해 2022년 3월 25일 수수료를 제외한 1,309.962398 D코인(이하 ‘이 사건 암호화폐’)을 피고의 전자지갑으로 반환했습니다.

복구 약속과 지연

원고는 즉시 피고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TXID(거래내역 확인번호)도 제공했습니다. 피고는 같은 날 “오입금이 확인되나, 추후 트래블룰 준수를 위한 절차를 마련하여 복구해주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원고는 2022년 3월 28일부터 5월 9일까지 10회 이상 복구를 요청했으나, 피고는 반복적으로 “추후 절차 마련 후 복구하겠다”는 답변만 했습니다.

D코인의 폭락과 거래 종료

그런데 2022년 5월 10일부터 D코인의 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했습니다:

  • 2022년 3월 25일: 119,379.26원
  • 2022년 5월 18일: 0.4272원
  • 하락률: 99.999642%

피고는 2022년 5월 11일 D코인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5월 20일부터 거래지원을 종료했습니다.

손해액

  • 2022년 3월 25일 당시 가치: 147,119,511원
  • 2022년 5월 18일 가치: 559.62원
  • 현재: 사실상 0원

암호화폐 거래소 오입금 사건 쟁점 정리

쟁점 1: 피고의 복구 의무 존재 여부

원고와 피고 사이의 서비스 이용계약의 법적 성질은 무엇이며, 피고가 자신의 전자지갑으로 반환된 암호화폐를 원고의 C 지갑에 복구시켜줄 의무가 있는가?

쟁점 2: 이행지체 중 이행불능과 손해배상 범위

피고가 복구 의무를 이행하지 않던 중 D코인이 폭락하여 사실상 가치가 소멸된 경우, 피고는 어떤 범위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가?

쟁점 3: 피고의 면책 항변

  1. 귀책사유 부존재 항변: 트래블룰 시행으로 인한 시스템 정비 기간이었으므로 피고에게 귀책사유가 없다는 주장
  2. 약관상 면책 항변: 약관에 회원의 잘못된 입력으로 인한 사고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규정되어 있다는 주장
법무법인 경세 김정민변호사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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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거래소 오입금 사건 판시 내용

1. 서비스 이용계약의 법적 성질

법원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서비스 이용계약을 **”유상임치계약의 성질을 가지는 비전형계약”**으로 판단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1. 12. 8. 선고 2021나2010775 판결 등 참조).

법원의 판단 근거:

  • 원고가 피고의 서비스를 이용하여 암호화폐를 매수·취득하면 피고에게 그 보관을 위탁하는 관계
  • 민법상 임치계약 그 자체는 아니나 유사한 성질
  • 민법 제698조, 699조(임치인의 언제든지 해지 가능) 유추적용 가능
  • 따라서 원고는 언제든지 피고에게 보관 중인 암호화폐의 출금청구 가능

2. 피고의 복구 의무 인정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가 복구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했습니다:

① 사실관계의 명확한 인식

  • 피고는 2022년 3월 25일 이 사건 암호화폐가 E의 전자지갑으로 보내졌다가 반환된 것을 명확하게 인식
  • 원고로부터 TXID를 제공받아 확인
  • 피고가 직접 “오입금이 확인되었다”고 답변

② 보안상 위험 부존재

  • 제3자의 전자지갑에 있는 암호화폐 복구가 아님
  • 이미 피고의 전자지갑으로 반환된 상태
  • 피고의 동일한 전자지갑(핫월렛)에 동일한 상태로 존재
  • 복구에 어떠한 보안상 위험도 수반되지 않음

③ 기술적·경제적 가능성

  • 피고도 복구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고 인정
  • 사실관계를 명확히 인식한 상태에서 추가 비용과 노력이 크지 않음
  • 자동화 시스템이 없더라도 직원 배치로 입고처리 가능

④ 약관상 면책 조항 부존재

  • 피고의 전자지갑에서 보낸 암호화폐가 다시 피고의 동일한 전자지갑으로 반환된 경우에도 피고가 아무런 채무를 지지 않는다는 약관 조항 없음

⑤ 오입금 복구 중단 공지의 효력 부인

  • 피고가 2022년 3월 24일 15:10 오입금 복구 중단 안내문을 게시했으나
  • 그 내용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서비스 이용계약 내용으로 편입된다고 볼 법률적 근거 없음

3. 이행지체와 이행불능

이행지체 인정

  • 원고는 2022년 3월 28일부터 5월 9일까지 10회 이상 복구 요청
  • 피고는 반복적으로 “추후 복구하겠다”고만 답변
  • 피고는 복구 의무를 이행지체

이행불능 시점

  • 2022년 5월 초순경부터 D코인 가격 하락 시작
  • 2022년 5월 18일: 99.999642% 하락
  • 2022년 5월 20일: 피고가 D코인 거래지원 종료
  • D코인은 2022년 5월 20일 사회통념상 멸실, 피고의 채무는 이행불능

4. 민법 제392조 적용

법원은 민법 제392조(이행지체 중 손해배상)를 적용했습니다:

민법 제392조의 핵심:

“채무자는 자기에게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그 이행지체 중에 생긴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법원의 판단:

  1. 이행지체와 손해 사이에는 자연적 인과관계만 요구, 상당인과관계 불요
  2. 이행지체 자체가 채무자의 귀책사유에 해당
  3. 이행지체 중 불가항력으로 급부불능이 되어도 손해배상 책임 면할 수 없음
  4. 면책되려면 **”이행지체에 있지 않았더라도 손해가 필연적으로 발생했을 것”**을 채무자가 입증해야 함

피고의 입증 실패:

  • 피고는 위 입증을 하지 못함
  • 오히려 원고는 2022년 4월 24일 “모친 병원비가 필요하다”며 처분 예정임을 알림
  • 당시 시가는 2022년 3월 25일 시가를 초과

손해배상액:

  • 147,119,511원 (2022년 3월 25일 당시 시가)
  • 이는 2022년 5월 9일까지의 평균 시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
  • 지연손해금: 2022년 5월 21일부터 판결 선고일까지 연 5%, 그 이후 연 12%

5. 피고의 항변 배척

① 귀책사유 부존재 항변 배척

피고 주장:

  • 트래블룰(특정금융거래정보법 시행령 제10조의10) 시행으로 시스템 정비 불가피
  • 금융위원회에 확인 요청했으나 회신 없었음
  • 2022년 5월 20일 시스템 정비 완료 후 복구 재개

법원 판단:

  • 피고가 2022년 3월 25일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모두 원고임을 명확히 인식
  • 이 경우 복구해도 트래블룰 위반이나 제도 취지 잠탈 여지 없음
  • 트래블룰은 2021년 3월 23일 신설, 피고는 이미 인식했어야 함
  • 2022년 3월 25일까지 최소한 2차 주소 오류로 인한 반환의 경우 복구 정책 결정 및 시스템 마련 의무 있었음
  • 피고는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음
  • 따라서 피고에게 귀책사유 있음

② 약관상 면책 항변 배척

피고 주장:

  • 약관 제14조 제8항: “회원이 잘못 기재한 외부 디지털 자산 주소로 보내는 것에 대해 책임 없음”
  • 약관 제15조 제7항, 제8항, 제9항도 유사한 취지
  • 회원의 입출금 과정 오류에 대해 피고는 책임 없음

법원 판단:

  • 약관 제14조 제8항, 제15조 제8항: 회원이 주소를 잘못 기재하고 피고가 다른 전자지갑으로 잘못 보낸 경우의 면책 조항
  • 약관 제15조 제7항: 회원이 다른 종류의 암호화폐를 보낸 경우
  • 약관 제15조 제9항: 토큰의 경우 복구 불가
  • 이 사건은 피고의 전자지갑으로 그대로 반환된 경우로 위 조항들과 무관
  • 만약 반환된 경우에도 항상 책임 없다는 의미라면 약관규제법 제6조 제2항 제1호(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로 무효
암호화폐 거래소 오입금 복구 거부-2022가단5268149
암호화폐 거래소 오입금 복구 거부-2022가단5268149

암호화폐 거래소 오입금 사건 핵심 포인트

1. 암호화폐 거래소와 고객의 법률관계

유상임치계약 유사 비전형계약

  • 거래소는 고객의 암호화폐를 보관하는 수임자
  • 고객은 언제든지 출금청구 가능 (민법 제698조, 699조 유추적용)
  • 거래소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암호화폐를 반환할 의무

거래소의 약관 해석

  • 피고의 약관에 따르면 고객은 거래소에 대해 암호화폐 ‘출금청구권’ 보유
  • 거래소는 ‘C 지갑’에 암호화폐 종류와 수량 표시
  • 고객 요청 시 거래소의 전자지갑에서 제3자 전자지갑으로 전송 (손경한 외 14인, 『과학기술법 2.0』, 박영사(2021년), 711-712면)

2. 오입금 복구 의무의 성립 요건

이 판결에 따르면 다음 요건이 충족되면 거래소는 복구 의무를 부담합니다:

① 사실관계의 명확한 인식

  • 거래소가 자신의 전자지갑으로 암호화폐가 반환된 사실을 명확히 인식
  • TXID 등 객관적 자료로 확인 가능

② 보안상 위험 부존재

  • 제3자 전자지갑이 아닌 거래소 자신의 전자지갑에 보관된 상태
  • 복구에 보안상 위험이 수반되지 않음

③ 기술적·경제적 가능성

  • 복구가 기술적으로 가능
  • 추가 비용과 노력이 과도하지 않음

④ 약관상 면책 조항 부존재

  • 해당 상황에 적용되는 명확한 면책 조항이 없음

3. 민법 제392조의 엄격한 적용

이행지체 중 이행불능의 법리

이 판결은 민법 제392조를 엄격하게 적용했습니다:

민법 제392조(이행지체와 전보배상)
채무자가 지체책임을 진 후에 그 채무의 이행이 불능으로 된 때에는 
채무자는 그 불능에 대하여 책임이 없는 경우에도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핵심 원칙:

  1. 자연적 인과관계만 요구: 이행지체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 불요
  2. 이행지체 자체가 귀책사유: 별도의 과실 입증 불요
  3. 불가항력도 면책 사유 아님: 이행지체 중 불가항력으로 이행불능이 되어도 책임
  4. 입증책임 전환: 채무자가 “이행지체 없었어도 손해 필연적 발생”을 입증해야 면책

대법원 판례:

“채무자가 이행지체에 있다는 자체가 채무자의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채무자가 그 이행지체에 있는 동안에 설혹 불가항력 기타 사유로 인하여 급부불능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채무자는 이로 인한 손해배상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대법원 1959. 10. 15. 선고 4291민상803 판결)

이 사건 적용:

  • 피고는 2022년 3월 25일부터 이행지체
  • 2022년 5월 20일 D코인 사실상 멸실로 이행불능
  • 피고는 “이행지체 없었어도 D코인 폭락은 필연적”이라는 입증 실패
  • 오히려 원고는 2022년 4월 24일 처분 예정임을 알렸고, 당시 시가는 상승 중
  • 따라서 피고는 2022년 3월 25일 당시 시가 전액 배상

4. 트래블룰과 거래소의 의무

트래블룰(Travel Rule)이란?

  • 특정금융거래정보법 제6조 제3항, 시행령 제10조의10
  • 가상자산 이전 시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성명, 가상자산주소 정보 제공 의무
  • 2021년 3월 23일 신설, 2022년 3월 25일 시행 (김재진, 최인석, 『가상자산 법제의 이해』, 박영사(2022년), 328-330면, 김재진, 최인석, 『가상자산 법제의 이해』, 박영사(2022년), 329-330면)

법원의 판단:

  • 트래블룰 시행이 거래소의 면책 사유가 되지 않음
  • 거래소는 시행 1년 전부터 대비했어야 함
  • 특히 빈번한 유형(2차 주소 오류로 인한 반환)에 대해서는 미리 정책 결정 및 시스템 마련 의무
  • 트래블룰은 거래소 간 이전 시 정보 제공 의무이지, 동일 거래소 내 복구를 금지하는 것이 아님

5. 약관 해석의 원칙

약관규제법 제6조 제2항 제1호: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은 무효”

법원의 해석 원칙:

  1. 약관은 구체적 상황에 맞게 해석
  2. 거래소에 유리하게 확대 해석 불가
  3.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은 무효

이 사건 적용:

  • 약관의 면책 조항들은 각각 특정 상황(다른 전자지갑으로 잘못 보낸 경우, 다른 종류 암호화폐, 토큰 등)에 한정
  • 거래소 자신의 전자지갑으로 반환된 경우까지 포함한다고 확대 해석 불가
  • 만약 그렇게 해석된다면 약관규제법상 무효

6. 실무상 시사점

거래소 입장:

  1. 오입금 복구 정책 명확화: 복구 가능 유형과 불가능 유형을 명확히 구분하고 약관에 명시
  2. 신속한 처리 시스템 구축: 사실관계가 명확한 경우 신속히 복구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 마련
  3. 법령 변경 대비: 트래블룰 등 새로운 규제 시행 전 충분한 준비 기간 확보
  4. 고객 소통 강화: 복구 지연 시 구체적인 사유와 예상 기간 안내

투자자 입장:

  1. 즉시 신고: 오입금 발생 시 즉시 거래소에 신고하고 TXID 등 증거 확보
  2. 서면 기록 보관: 거래소와의 모든 소통 내용을 캡처·저장
  3. 반복 요청: 거래소가 미루는 경우 반복적으로 복구 요청 (이 사건에서는 10회)
  4. 법적 조치 고려: 합리적 기간 내 복구되지 않으면 신속히 법적 조치 검토

거래소의 책임, 이제는 명확해졌다

이 판결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단순한 플랫폼 제공자가 아니라 고객의 자산을 보관하는 수임자로서 명확한 법적 책임을 진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민법 제392조를 엄격하게 적용하여, 거래소가 복구를 지연하는 동안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더라도 지연 당시의 가격 전액을 배상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이는 거래소에게 신속한 복구 처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이 성장하면서 이와 유사한 분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거래소는 명확한 복구 정책과 신속한 처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투자자는 오입금 발생 시 즉시 신고하고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클릭 한 번의 실수, 거래소의 책임은 명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