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연인에 2분 사이 2통의 전화, 스토킹범죄일까? 2024노213

“헤어진 연인에게 2분 사이 전화 2통을 걸었다가 스토킹범죄로 기소되었습니다. 과연 이것이 범죄일까요?”
최근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스토킹범죄의 처벌 범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속적·반복적’ 행위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이 2025년 11월 21일 선고한 판결(2024노213)은 이러한 쟁점에 대해 중요한 법리를 제시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헤어진 연인 스토킹범죄
헤어진 연인 스토킹범죄

1. 사실관계 요약

사건의 배경

피고인 A는 피해자 B(여, 25세)와 헤어진 연인 사이였습니다. 피고인은 이미 2023년 1월 30일경부터 2023년 2월 3일경까지 피해자에게 6회에 걸쳐 문자메시지 등을 전송한 스토킹행위로 2023년 4월 14일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이는 2023년 4월 28일 확정되었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11. 21. 선고 2024노213 판결).

이 사건의 경위

약식명령 확정 이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2023년 5월 30일 오전 8시 38분경과 같은 날 오전 8시 39분경, 즉 2분 사이에 2회에 걸쳐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11. 21. 선고 2024노213 판결).

검사는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가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아 기소하였고, 1심 법원은 피고인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하였습니다. 검사는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하였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11. 21. 선고 2024노213 판결).

2. 쟁점 정리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2분 사이에 2회 전화를 건 행위가 스토킹처벌법상 ‘지속적 또는 반복적’ 스토킹행위에 해당하는가”입니다.

법률적 쟁점의 구체화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2호는 “스토킹범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따라서 스토킹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스토킹행위를 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러한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지속적’과 ‘반복적’의 의미는 무엇인가? 특히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진 소수의 행위도 이에 해당할 수 있는가가 문제됩니다.

또한 이전에 확정된 약식명령상 범죄사실과 이 사건 행위를 포괄하여 평가할 수 있는가도 중요한 쟁점입니다.

3. 판시내용

법원의 기본 법리

법원은 먼저 스토킹범죄의 성립요건에 관한 기본 법리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습니다.

“스토킹범죄는 구성요건상 스토킹행위의 지속 또는 반복을 필수적인 요건으로 삼고 있으며, 그 제정 이유가 최근 스토킹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입는 사례가 증가하고, 범행 초기에 가해자 처벌 및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여 스토킹이 폭행, 살인 등 신체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강력범죄로 이어져 사회 문제가 되고 있어, 범죄 발생 초기 단계에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고, 스토킹이 더욱 심각한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여 건강한 사회질서의 확립에 이바지하려는 것임에 비추어 보면, 일련의 스토킹행위가 스토킹범죄에 해당한다고 하기 위해서는 단일한 행위가 상당한 기간 지속되거나 여러 행위 상호간에 일시·장소의 근접, 방법의 유사성, 기회의 동일, 범의의 계속 등 밀접한 관계가 있어 그 전체를 일련의 반복적인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여야만 하고, 그와 같이 평가할 수 없는 일회성 내지 비연속적인 단발성 행위가 여러 번 이루어진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스토킹처벌법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11. 21. 선고 2024노213 판결)

이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에 관한 기존 판례의 법리를 원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수원지방법원 2011. 1. 6. 선고 2010노4714 판결).

이 사건에 대한 구체적 판단

법원은 이 사건에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의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 스토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1) ‘지속성’ 요건 불충족

“공소사실 기재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2023. 5. 30.경 2분 사이에 2회에 걸쳐 전화를 걸었다는 것인데,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그 간격이 1분 내외로서 매우 짧고, 그 횟수도 2회에 불과하다. 스토킹범죄는 스토킹행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인데, ‘지속성’은 그 사전적 의미 등에 비추어 어느 정도 시간의 계속이 요구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공소사실 기재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전화를 한 행위가 한 번의 기회에 2회에 걸쳐 약 2분 동안 있었다는 것이어서, 위와 같은 행위가 반복적인 행위와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시간 동안 계속된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11. 21. 선고 2024노213 판결)

2) ‘반복성’ 요건 불충족

“‘반복성’에 관하여 보더라도, 피고인이 전화를 건 횟수, 전화를 건 시간 간격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일회성 행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일 뿐, 불법성의 측면에서 스토킹범죄에 해당할 정도로 스토킹행위를 반복적으로 한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11. 21. 선고 2024노213 판결)

3) 이전 범죄사실과의 포괄 평가 불가

“피고인은 2023. 1. 30.경 피해자의 계좌에 100만 원을 입금하여 송금 알림 메시지를 전송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2023. 2. 3.경까지 피해자에게 6회에 걸쳐 문자메시지 등을 전송하여 스토킹행위를 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23. 4. 14. 약식명령을 받았고, 위 약식명령은 2023. 4. 28.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해자는 수사 당시 위와 같이 피고인을 신고한 이후 피고인으로부터 연락이 없었고, 피고인이 2023. 5. 30.경 피해자에게 2회 전화를 건 것을 제외하고는 연락이 없었다고 진술하는 등 피고인은 위 2023. 5. 30.경 2회 전화를 건 행위를 제외하고는 위 시점을 전후하여 상당한 기간 피해자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위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약식명령상 범죄사실 기재 행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행위를 위 약식명령상 범죄사실 기재 행위와 포괄하여 일련의 반복적인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라 보기도 어렵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11. 21. 선고 2024노213 판결)

최종 판단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인 행위라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11. 21. 선고 2024노213 판결).

스토킹범죄 무죄 2024노213
스토킹범죄 무죄 2024노213

4. 핵심적으로 알아야 할 내용

스토킹범죄의 성립요건

스토킹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스토킹행위를 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러한 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지속적·반복적’ 행위의 의미

일련의 스토킹행위가 스토킹범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 단일한 행위가 상당한 기간 지속되거나
  • 여러 행위 상호간에 일시·장소의 근접, 방법의 유사성, 기회의 동일, 범의의 계속 등 밀접한 관계가 있어 그 전체를 일련의 반복적인 행위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11. 21. 선고 2024노213 판결).

일회성·단발성 행위의 처리

일회성 내지 비연속적인 단발성 행위가 여러 번 이루어진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스토킹처벌법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11. 21. 선고 2024노213 판결).

이 판결의 구체적 기준

이 판결에 따르면:

  • 2분 사이 2회의 전화는 시간 간격이 너무 짧고 횟수가 적어 ‘지속적’ 행위로 볼 수 없습니다
  • 이는 ‘반복적’ 행위라기보다는 일회성 행위에 불과합니다
  • 이전 범죄사실과 상당한 기간(약 2개월) 간격이 있는 경우 포괄하여 평가할 수 없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11. 21. 선고 2024노213 판결)

실무상 유의사항

피해자 측면

  • 스토킹행위를 신고할 때는 행위의 지속성과 반복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 단발적 행위는 스토킹처벌법이 아닌 다른 법률(예: 경범죄처벌법, 협박죄 등)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2011. 1. 6. 선고 2010노4714 판결)

가해자 측면

  • 이전에 스토킹범죄로 처벌받은 경우 상당한 기간 피해자에게 연락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 단발적 연락이라도 반복될 경우 스토킹범죄로 처벌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관련 법령 및 판례

이 판결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에 관한 판례의 법리를 원용하고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2011. 1. 6. 선고 2010노4714 판결). 해당 판례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일련의 불안감 조성행위가 이에 해당한다고 하기 위해서는 각 행위 상호간에 일시·장소의 근접, 방법의 유사성, 기회의 동일, 범의의 계속 등 밀접한 관계가 있어 그 전체를 일련의 반복적인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하고, 그와 같이 평가될 수 없는 일회성 내지 비연속적인 단발성 행위가 수차 이루어진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그 문언의 구체적 내용 및 정도에 따라 협박죄나 경범죄처벌법상 불안감 조성행위 등 별개의 범죄로 처벌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위 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2011. 1. 6. 선고 2010노4714 판결).

마치며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제정된 중요한 법률이지만, 그 적용 범위를 무한정 확대할 수는 없습니다. 이 판결은 ‘지속적·반복적’ 행위의 의미를 명확히 함으로써 스토킹처벌법의 적정한 적용 범위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다만 이 판결이 스토킹 피해자 보호를 약화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도 판결문에서 밝혔듯이, 스토킹처벌법의 제정 이유는 “범죄 발생 초기 단계에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고, 스토킹이 더욱 심각한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11. 21. 선고 2024노213 판결).

따라서 실무에서는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행위의 지속성과 반복성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행위의 횟수, 시간 간격, 이전 범죄사실과의 관련성, 피해자가 느끼는 불안감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헤어진 연인에게 연락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다면 단 한 통의 전화도 신중해야 합니다. 그것이 반복되면 범죄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판결은 그 경계선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