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도와주려고 무단 프로그램 설치-대가 없어도 영리 목적 인정

“학생이 집에서 연습하고 싶다고 해서 도와준 것뿐입니다. 돈도 한 푼 받지 않았어요. 이게 왜 저작권법 위반인가요?” – 무단 프로그램 설치 사례
학원 강사가 수강생의 부탁을 받아 3D 설계 프로그램을 무단으로 설치해 준 사건입니다. 대가를 받지 않았고, 순수하게 학생의 교육을 돕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런데 법원은 이 행위에 영리 목적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직접적인 금전 수수가 없어도 영리 목적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것,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무단 프로그램 설치-저작권법 위반
무단 프로그램 설치-저작권법 위반

1. 사실관계 요약

피고인 A는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C학원에서 근무하는 학원강사입니다. 피고인은 2024년 2월 중순경 학원 수강생인 D이 집에서 개인적으로 연습하고 싶다며 부탁을 하자, D의 노트북에 피해자 E가 저작권을 보유하는 3D 설계 컴퓨터 프로그램 ‘F’을 무단으로 복제 및 설치하여 사용하게 하였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피해자 회사가 유상으로 판매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피고인은 수강생 D으로부터 별도의 대가를 받지 않았으며, 학생의 교육을 돕고자 하는 의도에서 한 행동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이후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졌고, 피고인은 초범이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 대하여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하였습니다.

2. 쟁점 정리

가. 피고인의 행위가 ‘영리를 목적으로’ 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의 행위에 영리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저작권법 제140조 본문에 따라 저작재산권 침해죄는 원칙적으로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이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또는 상습적으로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경우에는 비친고죄가 되기 때문입니다.

피고인은 수강생으로부터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았고 순수하게 교육을 돕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영리 목적이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영리 목적이 없다면 피해자와 합의된 이상 저작권법 제140조 본문에 따라 공소가 기각되어야 한다는 것이 피고인 측의 논리였습니다.

나. 직접적인 금전 수수 없이도 영리 목적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피고인이 수강생으로부터 직접 대가를 받지 않은 상황에서, 간접적인 이익 추구 행위도 영리 목적에 포함되는지가 두 번째 쟁점입니다. 학원강사가 수강생에게 유료 프로그램을 무단으로 설치해 주는 행위가 강사 자신의 직업적 이익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무단 프로그램 설치-저작권법위반 2025고정1451
무단 프로그램 설치-저작권법위반 2025고정1451

3. 판시 내용

가. 영리 목적 인정 — 피고인의 주장 배척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의 행위에 영리 목적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첫째, 이 사건 프로그램은 피해자 회사가 유상으로 판매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무료로 배포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구매해야 사용할 수 있는 상용 소프트웨어라는 점이 중요한 전제가 됩니다.

둘째, 피고인은 이 사건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강의를 하는 학원강사입니다. 즉, 피고인의 직업 자체가 해당 프로그램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셋째, 법원은 피고인이 학원 수강생을 상대로 이 사건 프로그램을 무단으로 배포하는 행위는 결국 학원강사로서 더 많은 수강생을 모으려는 목적으로 한 행위로서, 소득을 증대시키거나 적어도 직업상의 위치나 평판을 공고히 하기 위한 행동이므로 영리를 목적으로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영리 목적에 의한 저작재산권 침해에 해당하여 비친고죄가 되므로,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졌더라도 공소를 기각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 유죄 인정 및 선고유예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에 해당하는 저작재산권 침해죄를 구성한다고 판단하고 유죄를 인정하였습니다.

다만 양형에 있어서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습니다.

유리한 정상: ① 초범인 점, ② 피해자와 합의된 점, ③ 피고인이 수강생 D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한 행동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법원은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하였습니다. 선고유예는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는 것으로,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형사처분 중 하나입니다.

4. 핵심 포인트

가. 영리 목적은 직접적인 금전 수수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 판결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영리 목적이 직접적인 금전 수수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법원은 수강생으로부터 대가를 받지 않았더라도, 더 많은 수강생을 모으거나 직업상의 위치와 평판을 공고히 하기 위한 행동이라면 영리 목적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학원강사, 강사, 튜터 등 교육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수강생에게 유료 소프트웨어를 무단으로 제공하는 행위는 영리 목적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 영리 목적 인정 시 친고죄에서 비친고죄로 전환된다

이 판결은 영리 목적이 인정되면 저작재산권 침해죄가 친고죄에서 비친고죄로 전환된다는 점도 실무상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피해자와 합의를 하더라도 영리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공소가 기각되지 않고 유죄 판결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저작권 침해 사건에서 합의만으로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오해입니다.

다. 상용 소프트웨어 무단 복제·설치는 저작권법 위반이다

이 판결은 유상으로 판매되는 상용 소프트웨어를 무단으로 복제하여 타인의 기기에 설치하는 행위가 저작재산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습니다. 교육 목적이라는 명목으로 상용 소프트웨어를 무단으로 배포하는 행위는 저작권법 위반입니다. 특히 해당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강의를 하는 강사가 수강생에게 무단으로 설치해 주는 행위는 더욱 엄격하게 판단됩니다.

라. 교육 현장에서의 소프트웨어 사용 관련 실무 체크리스트

상황허용 여부권장 대응 방법
수강생 기기에 유료 프로그램 무단 설치불허정품 라이선스 구매 안내
교육 목적의 무단 복제불허교육용 라이선스 별도 계약
대가 없는 무단 배포불허영리 목적 인정 가능
피해자와 합의 후 공소기각 기대불가 (영리 목적 시)수사 초기 법률 검토 필수
오픈소스·무료 프로그램 사용조건부 허용라이선스 조건 사전 확인
유튜브 저작권 김정민 변호사
유튜브 저작권 김정민 변호사

마치며 — 선의로 한 행동도, 직업적 이익과 연결되면 영리 목적이 됩니다

이 판결은 학원강사뿐만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모든 사람들에게 중요한 경고를 보냅니다. 학생을 돕기 위한 선의의 행동이라도, 그것이 자신의 직업적 이익과 연결되어 있다면 영리 목적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가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은 영리 목적을 부정하는 결정적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유료 소프트웨어를 수강생에게 제공하고 싶다면, 반드시 정품 라이선스를 구매하거나 교육용 라이선스를 별도로 계약하는 방법을 택해야 합니다. 저작권법 위반은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영리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점,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