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를 달군 노래 한 곡이 불러온 법정 전쟁. 큐피드 저작권 분쟁
2023년 빌보드 차트를 강타한 피프티피프티의 ‘큐피드’는 K-팝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소속사 어트랙트와 제작사 더기버스 사이의 치열한 법정 다툼이 있었습니다.
2026년 3월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2민사부(나)는 어트랙트가 더기버스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어트랙트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어트랙트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연예계 분쟁을 넘어 저작재산권의 귀속, 용역계약과 저작권 양도, 배임행위와 손해배상 등 다양한 법률 쟁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이 사건의 핵심 법률 쟁점을 전문적으로 분석합니다.

1. 사건 개요 및 핵심 쟁점
가. 사건 경위
| 시점 | 내용 |
|---|---|
| 2023년 | 피프티피프티 ‘큐피드’ 발매, 빌보드 차트 진입 |
| 2023년 9월 | 어트랙트, 더기버스·안성일·백진실 상대 21억 원 손해배상 소송 제기 |
| 2024년 | 어트랙트, 더기버스 상대 저작재산권 확인 소송 제기 |
| 2025년 5월 | 1심: 어트랙트 청구 전부 기각 |
| 2026년 1월 | 손해배상 소송 일부 승소 (더기버스·안성일 공동 4억 9,950만 원 지급) |
| 2026년 3월 5일 | 항소심: 어트랙트 항소 기각 |
나. 핵심 쟁점
- 저작재산권의 귀속: ‘큐피드’의 저작재산권은 어트랙트와 더기버스 중 누구에게 귀속되는가?
- 용역계약과 저작권 양도: 용역계약상 의무 위반이 저작재산권 귀속에 영향을 미치는가?
- 배임행위와 손해배상: 더기버스의 행위가 배임행위에 해당하는가?
- 항소심의 심판 범위: 항소심은 1심 판결의 어느 부분을 심판하는가?
2. 저작재산권의 귀속: 누가 저작권자인가?
가. 저작권의 원시적 귀속
저작권법 제2조 제2호는 “저작자”를 “저작물을 창작한 자”로 정의합니다. 저작권은 창작과 동시에 저작자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됩니다(저작권법 제10조 제2항).
따라서 ‘큐피드’의 저작권은 작사·작곡을 한 창작자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됩니다.
나. 업무상 저작물
저작권법 제9조는 “법인 등의 명칭으로 공표되는 업무상 저작물의 저작자는 계약 또는 근무규칙 등에 다른 정함이 없는 때에는 그 법인 등이 된다”고 규정합니다(저작권법 제9조).
업무상 저작물이 되려면:
- 법인 등의 기획 하에 창작될 것
- 법인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창작할 것
- 법인 등의 명칭으로 공표될 것
- 계약 또는 근무규칙 등에 다른 정함이 없을 것
이 사건에서 더기버스가 ‘큐피드’를 제작했다면, 더기버스가 업무상 저작물의 저작자가 될 수 있습니다.
다. 저작재산권의 양도
저작권법 제45조 제1항은 “저작재산권은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저작권법 제45조).
어트랙트는 더기버스와의 용역계약에 따라 ‘큐피드’의 저작재산권이 자신들에게 귀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라. 법원의 판단
1심과 항소심 모두 어트랙트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는 법원이 다음과 같이 판단했음을 의미합니다:
- 용역계약의 내용이 저작재산권을 어트랙트에게 양도하는 것을 포함하지 않거나
- 더기버스가 저작재산권을 취득한 행위가 용역계약 위반이더라도, 그것이 저작재산권 귀속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
3. 용역계약과 저작권 양도: 계약 위반이 저작권 귀속을 바꾸는가?
가. 어트랙트의 주장
어트랙트는 “더기버스가 용역계약서상 피프티피프티 프로젝트에 대한 모든 사항을 어트랙트에 보고하기로 되어있는데도 불구하고 저작권 확보에 대해 보고하지 않고 몰래 구매하였고, 구매하지 않았다며 거짓 보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더기버스가 용역계약상 보고 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입니다.
나. 용역계약과 저작권 귀속의 관계
그러나 용역계약상 의무 위반이 곧바로 저작재산권 귀속을 변경하지는 않습니다.
저작재산권은 물권적 성격을 가지므로, 계약 위반만으로는 저작재산권이 자동으로 이전되지 않습니다. 저작재산권을 이전받으려면 별도의 양도 계약이 필요합니다(저작권법 제45조).
따라서 어트랙트가 저작재산권을 취득하려면:
- 용역계약에 저작재산권 양도 조항이 명시되어 있거나
- 더기버스가 별도로 저작재산권을 양도해야 합니다
법원은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 손해배상과의 관계
용역계약 위반이 저작재산권 귀속을 변경하지는 않더라도, 손해배상 청구의 근거는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트랙트는 2026년 1월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하여 더기버스·안성일이 공동으로 4억 9,95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는 법원이 더기버스의 용역계약 위반 및 배임행위를 인정했음을 의미합니다.
4. 배임행위와 손해배상: 더기버스의 행위는 배임인가?
가. 배임죄의 성립 요건
형법 제355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를 배임죄로 처벌합니다.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더기버스는 어트랙트의 용역업체로서 어트랙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합니다.
- 임무 위배 행위: 보고 의무 위반, 저작권 몰래 구매, 거짓 보고 등
- 재산상 이익 취득 또는 손해 발생: 더기버스가 저작재산권을 취득하고 어트랙트에 손해를 가함
- 배임의 고의: 임무 위배 행위를 인식하고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나. 판례의 태도
판례는 “배임행위에서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란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령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10898 판결 손해배상(기)등).
또한 판례는 “회사의 임원이 법령의 규정, 계약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구체적 상황과 자신의 역할·지위에서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였다면 그에 관한 고의 내지 불법이득의 의사는 인정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02. 21 선고 2011고합403 등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등).
다. 이 사건에서의 배임행위 인정
어트랙트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이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것은, 더기버스와 안성일의 행위가 용역계약상 의무 위반 및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했음을 의미합니다.
구체적으로:
- 보고 의무 위반: 저작권 확보에 대해 보고하지 않은 행위
- 거짓 보고: 저작권을 구매하지 않았다고 거짓 보고한 행위
- 본인 이익 침해: 어트랙트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은 행위
이러한 행위들이 임무 위배 행위로 인정되어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했습니다.
라. 배임행위와 저작재산권 귀속의 분리
그러나 중요한 점은, 배임행위가 인정되더라도 저작재산권 귀속이 자동으로 변경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배임행위에 대한 구제 수단은:
- 손해배상 청구: 배임행위로 인한 손해를 금전으로 배상받는 것
- 원상회복 청구: 배임행위 이전의 상태로 회복하는 것
저작재산권 자체를 취득하려면 별도의 법적 근거가 필요합니다.
5. 항소심의 심판 범위와 불이익변경금지 원칙
가. 항소심의 심판 범위
항소심의 심판 범위는 항소인의 불복 범위에 한정됩니다. 항소심은 제1심 판결의 당부를 전면적으로 재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항소인이 불복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심판합니다.
이 사건에서 어트랙트만 항소했으므로, 항소심은 어트랙트의 불복 부분에 대해서만 심판했습니다.
나. 불이익변경금지 원칙
민사소송법 제415조는 “항소심은 항소인에게 제1심 판결보다 불리한 판결을 할 수 없다”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을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어트랙트만 항소했으므로, 항소심은 어트랙트에게 1심보다 불리한 판결을 할 수 없습니다. 항소심이 어트랙트의 항소를 기각한 것은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입니다.
다. 항소심 판결의 의미
항소심이 어트랙트의 항소를 기각한 것은:
- 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인정한 것
- 어트랙트의 저작재산권 확인 청구가 이유 없다고 판단한 것
- 더기버스가 ‘큐피드’의 저작재산권을 적법하게 보유하고 있다고 인정한 것
라. 상고 가능성
어트랙트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습니다. 상고는 법령 위반을 이유로 해야 하며, 단순한 사실 오인은 상고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6. 저작권 확인 소송과 손해배상 소송의 관계
가. 두 소송의 성격
이 사건에서 어트랙트는 두 가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 저작권 확인 소송
- 목적: ‘큐피드’의 저작재산권이 어트랙트에게 있음을 확인
- 결과: 1심·항소심 모두 어트랙트 패소
2) 손해배상 소송
- 목적: 더기버스·안성일·백진실의 배임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 결과: 일부 승소 (더기버스·안성일 공동 4억 9,950만 원 지급)
나. 두 소송의 법적 관계
두 소송은 서로 다른 법적 근거에 기반합니다:
- 저작권 확인 소송: 저작재산권의 귀속을 다투는 소송으로, 물권적 청구에 해당합니다.
- 손해배상 소송: 배임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받는 소송으로, 채권적 청구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저작권 확인 소송에서 패소하더라도,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이 바로 그러한 경우입니다.
다. 손해배상액의 산정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재산적 손해의 발생사실이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 법원이 간접사실들을 종합하여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손해의 범위인 수액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1다82438,82445,82452 판결 손해배상(기)·손해배상(기)·손해배상(기)).
이 사건에서 법원이 청구액 21억 원 중 약 4억 9,950만 원만 인용한 것은, 이러한 법리에 따라 손해액을 합리적으로 산정한 결과입니다.
7. 탬퍼링(계약 종료 전 사전 접촉) 의혹의 법적 의미
가. 탬퍼링의 개념
탬퍼링(tampering)이란 연예계에서 타 소속사 소속 아티스트와 계약 종료 전에 사전 접촉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는 전속계약 위반 유도 또는 부당한 계약 해지 유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나. 탬퍼링의 법적 성격
탬퍼링은 법적으로 다음과 같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 불법행위: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로서 손해배상 책임
- 채무불이행: 용역계약상 의무 위반으로서 손해배상 책임
- 배임행위: 용역업체가 본청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한 경우 배임 책임
다. 이 사건에서의 탬퍼링
어트랙트는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와 백진실 이사를 피프티피프티 전속계약 분쟁의 배후로 지목하며 탬퍼링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이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것은, 더기버스와 안성일의 행위가 용역계약상 의무 위반 및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했음을 의미합니다.

8. 향후 소송 전망
가. 진행 중인 소송
어트랙트는 현재 다음과 같은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 130억 원 손해배상 소송: 피프티피프티 전 멤버 3인과 이들의 부모, 더기버스·안성일·백진실 상대
- 200억 원 손해배상 소송: 워너뮤직코리아와 당시 대표 상대
나. 저작권 확인 소송의 상고 가능성
어트랙트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고는 법령 위반을 이유로 해야 하므로, 단순히 사실 판단에 불복하는 것은 상고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다. 손해배상 소송의 전망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한 어트랙트는 항소심에서 더 많은 손해배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손해배상액의 산정은 법원의 재량에 달려 있습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장래 얻을 수 있었을 이익에 관한 증명은 그 이익 취득의 상당한 개연성이 있으면 충분하고, 반드시 확실성이 요구되는 것은 아닙니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6다37892 판결 손해배상(기)).
‘큐피드’ 분쟁이 남긴 법적 교훈
핵심 요약
- 저작재산권의 귀속: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되며, 용역계약 위반만으로는 저작재산권이 자동으로 이전되지 않습니다(저작권법 제9조, 제45조).
- 용역계약과 저작권 양도: 용역계약에 저작재산권 양도 조항이 명시되어 있지 않으면, 용역업체가 취득한 저작재산권은 발주사에게 귀속되지 않습니다.
- 배임행위와 손해배상: 용역업체의 보고 의무 위반, 거짓 보고 등은 배임행위에 해당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10898 판결 손해배상(기)등).
- 두 소송의 분리: 저작권 확인 소송에서 패소하더라도,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이 바로 그러한 경우입니다(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1다82438,82445,82452 판결 손해배상(기)·손해배상(기)·손해배상(기)).
- 항소심의 심판 범위: 항소심은 항소인의 불복 범위에 한정하여 심판하며,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따라 항소인에게 1심보다 불리한 판결을 할 수 없습니다.
실무적 시사점
✅ 엔터테인먼트 계약 시: 용역계약에 저작재산권 귀속 조항을 명확히 규정하세요.
✅ 저작권 관리: 용역업체가 저작권을 취득하는 경우 즉시 보고 의무를 계약에 명시하세요.
✅ 분쟁 발생 시: 저작권 확인 소송과 손해배상 소송을 병행하여 다각도로 권리를 보호하세요.
✅ 증거 확보: 용역계약서, 보고서, 이메일 등 모든 의사소통 기록을 철저히 보존하세요.
마무리 메시지
“저작권은 계약으로 명확히 정해야 합니다.”
이 사건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저작권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용역계약에 저작재산권 귀속 조항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으면, 나중에 분쟁이 발생했을 때 저작재산권을 되찾기 어렵습니다.
어트랙트는 저작권 확인 소송에서 패소했지만,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하여 약 5억 원의 배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는 저작권 귀속과 손해배상은 별개의 문제임을 보여줍니다.
향후 엔터테인먼트 계약 시에는 저작재산권 귀속 조항, 보고 의무, 위반 시 제재 조항을 명확히 규정하여 유사한 분쟁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본 분석은 보도 내용과 관련 판례, 법령, 법률서적을 바탕으로 한 법률적 검토입니다.
※ 저작권 확인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대해 어트랙트가 대법원에 상고할 경우, 최종 결론은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