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등 회사가 투자를 유치할 때 일반적으로 투자자와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고 이해관계인의 의무를 규정하는 투자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이런 계약 체결시에 유의할 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I. 투자계약(신주인수계약)의 구조와 이해관계인의 등장
1. 신주인수계약의 기본 구조
스타트업 등 회사가 투자를 유치할 때 회사는 투자자와 신주인수계약서(Stock Subscription Agreement, SSA)를 체결합니다. 신주인수계약은 회사가 자본 확충을 목적으로 상환전환우선주(RCPS) 또는 전환우선주(CPS) 등 신주를 발행하고, 투자자가 이를 인수하면서 투자금이 회사에 유입되는 구조를 가집니다 (상법 제416조).
형식상으로는 회사와 투자자 간의 양자 계약처럼 보이지만, 실무에서는 제3자가 신주인수계약의 당사자로 추가됩니다. 이 제3자를 ‘이해관계인(Keyholder)’이라고 부르며, 통상 회사의 대표이사, 공동창업자, 주요주주 등이 해당됩니다.
2. 이해관계인 제도의 필요성
가. 소유와 경영의 분리 원칙
상법상 주식회사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됩니다. 주주는 회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주주총회를 통해 주요 사항을 의결하지만, 일상적 경영은 이사회와 대표이사가 담당합니다 (상법 제382조, 제389조). 이러한 구조에서 투자계약상 책임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나. 책임의 사각지대 문제
투자자가 신뢰한 창업자 또는 경영인이 투자 유치 후 다음과 같은 행위를 하더라도, 상법 위반이나 형사상 문제가 없는 한 그 책임은 회사에만 귀속됩니다:
- 회사 자금의 목적 외 사용
- 주요 정보의 은폐 또는 허위 진술
- 갑작스러운 퇴사 또는 경쟁사 이직
창업자나 경영인 개인이 계약상 별도의 보증이나 책임을 부담하지 않았다면, 투자자가 실질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입니다. 회사라는 법인격 너머에 있는 실질적 결정권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구조가 투자계약 실무의 가장 큰 리스크입니다.
다. 이해관계인 제도의 도입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실무에서는 신주인수계약서에 이해관계인을 계약 당사자로 포함시킵니다. 이해관계인은 회사와 함께 진술과 보장을 하고, 특정 조항의 이행 주체 또는 손해배상의 책임 당사자로서 직접 서명날인합니다. 중요한 조항에는 ‘회사와 이해관계인은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는 문구가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민법 제413조).
II. 신주인수계약의 구성
신주인수계약서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1. 신주 발행 및 인수 조항
회사가 신주를 발행하고 투자자가 이를 인수하는 내용을 담습니다. 상환전환우선주의 경우 다음 내용이 포함됩니다:
- 상환권(Redemption Right): 투자자가 일정 조건 하에 회사에 주식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
- 전환권(Conversion Right):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
- 우선권(Preference): 배당, 잔여재산 분배 시 우선적 지위
이러한 내용은 복잡하고 자세하기 때문에 계약서 본문이 아니라 별지로 기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이해관계인의 의무 및 책임 조항
투자자가 회사와 이해관계인에게 여러 책임과 의무를 부담시키는 핵심 부분입니다. 다음 내용이 포함됩니다:
- 투자금의 용도 제한
- 기술 이전 및 겸업 제한
- 임원 지명권 및 경영 사항 동의권
- 보고 및 자료 제출 의무
- 기업공개(IPO) 의무
- 지분 처분 제한
- 우선매수권(ROFR), 공동매도권(Tag-along), 주식매수청구권(Put Option)
- 위약벌 및 손해배상 의무
3. 일반 조항
계약의 종료, 통지, 비밀유지, 지연배상, 세금, 준거법 및 분쟁해결 등 일반적인 계약 조항입니다. 대부분의 신주인수계약에서 유사한 내용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에 소재한 회사에 투자하는 경우 증자 등기를 해야 하고 한국 상법에 따라 신주를 발행하므로, 준거법을 대한민국법으로 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III. 이해관계인의 주요 의무 및 책임
1. 진술 및 보장(Representations and Warranties)
가. 의의
회사와 이해관계인은 투자자가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회사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러한 정보가 진실하다는 점을 확약합니다. 진술 및 보장 조항은 향후 정보가 사실과 다르거나 누락된 정보가 있었을 경우 투자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나. 주요 내용
진술 및 보장 조항에는 통상 다음 사항이 포함됩니다:
- 회사의 적법한 설립 및 존속
- 회사의 자본금 및 주식 구조
- 재무제표의 정확성
- 중요한 계약 및 거래 관계
- 소송 및 분쟁 부존재
- 지식재산권의 적법한 보유
- 법령 준수 여부
- 이해관계인의 지분 보유 현황
다. 법적 효과
진술 및 보장이 허위로 판명되면, 투자자는 회사와 이해관계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750조). 판례는 “계약당사자는 급부의무의 실현을 위하여 상대방을 배려하고 급부결과를 보호해야 할 신의칙상 부수의무를 부담하는데, 상대방이 정당한 거래관념상 설명 또는 통지를 받을 것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에는 신의칙상의 부수의무의 일환으로서 계약의 목적물에 관하여 상대방의 의사결정을 위하여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모든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8다9358, 9365 판결).
2. 경업금지 및 겸직금지
가. 경업금지 조항
이해관계인은 일정 기간 동안 동일하거나 유사한 업종에서 활동하지 않기로 확약합니다. 위반 시에는 일반적으로 위약벌을 부담합니다.
나. 유효성 판단 기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은 다음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회사)의 이익
- 근로자(이해관계인)의 퇴직 전 지위
- 경업 제한의 기간, 지역 및 대상 직종
-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 근로자의 퇴직 경위
-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다. 실무상 유의사항
경업금지 조항이 과도하게 넓은 범위로 설정되거나, 대가 없이 일방적으로 부담되는 경우 민법 제103조(반사회질서행위)에 따라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경업금지 조항을 설정해야 합니다.
3. 지분 처분 제한 및 관련 권리
가. 지분 처분 제한(Lock-up)
이해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을 처분할 때 투자자의 사전 서면 동의를 받도록 합니다. 이는 회사 지분 구조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나. 우선매수권(Right of First Refusal, ROFR)
이해관계인이 타인에게 주식을 양도하려는 경우, 투자자에게 먼저 매수할 기회를 부여해야 합니다. 투자자가 동일한 조건으로 매수를 원하면 이해관계인은 투자자에게 주식을 양도해야 합니다.
다. 공동매도권(Tag-along Right)
투자자에게 공동매도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이해관계인이 주식을 매도할 때 투자자가 자신의 주식도 함께 매도하도록 강제할 수 있습니다. 이는 투자자의 지분 매각(Exit) 전략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장치입니다.
라. 주식매수청구권(Put Option)
일정 조건(예: IPO 미달성, 경영 목표 미달성 등) 충족 시 투자자가 회사 또는 이해관계인에게 자신의 주식을 매수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이는 투자자의 최종적인 Exit 수단입니다.
4. 경영 사항에 대한 동의권
가. 의의
회사 및 이해관계인은 주요한 경영사항에 대해 투자자의 사전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이는 투자자가 자신의 의사를 회사 운영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조항입니다.
나. 주요 동의 사항
통상 다음 사항에 대해 투자자의 사전 동의가 필요합니다:
- 이사회 구성 및 임원 선임
- 정관 변경
- 후속 투자(유상증자) 또는 신주 발행
- 주요 자산의 처분 또는 담보 제공
- 일정 금액 이상의 채무 부담
- 합병, 분할, 영업양도 등 조직 변경
- 배당 결정
- 해산 또는 청산
다. 법적 성질
이러한 동의권은 계약상 권리로서, 위반 시 투자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544조, 제750조). 다만, 상법상 주주총회나 이사회 결의의 효력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5. 손해배상 및 연대책임
가. 손해배상 조항
회사 또는 이해관계인이 계약 조항을 위반했을 때, 투자자는 그로 인해 입은 손해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의 범위는 통상 다음과 같이 정합니다:
- 직접 손해 및 간접 손해
- 실제 손해 및 일실이익
- 변호사 비용 등 소송 비용
나. 연대책임 조항
회사와 이해관계인은 투자자에 대해 연대하여 책임을 집니다 (민법 제413조). 연대책임 조항은 투자자의 입장에서 최후의 안전장치입니다. 회사를 상대로만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회사 운영에 관여한 자연인인 이해관계인에게도 동일한 책임을 부과함으로써 손해배상의 실효성을 높입니다.
특히 자본금이 적고 자산 규모가 크지 않은 스타트업의 경우, 회사의 책임 부담만으로는 실효적 구제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창업자나 경영진 개인까지 책임을 묻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다. 내부 구상관계
회사와 이해관계인 간의 내부 구상관계는 별개 문제입니다. 투자자에게 손해배상을 한 후, 회사와 이해관계인 사이에서 최종적인 책임 분담을 정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425조).
6. 위약벌 조항
가. 의의
위약벌은 채무불이행이 있을 경우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지급하기로 미리 약정한 금전 또는 기타 재산을 말합니다. 신주인수계약에서는 경업금지 위반, 지분 처분 제한 위반 등에 대해 위약벌을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 손해배상액의 예정과의 구별
위약벌은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구별됩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실제 손해액을 입증할 필요 없이 예정된 금액을 청구할 수 있지만, 법원이 과다한 경우 감액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 반면 위약벌은 손해배상과 별도로 청구할 수 있으며, 법원의 감액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실무상 위약벌과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법원은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하여 판단합니다 (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다46906 판결).
다. 부제소합의의 효력
위약벌 조항과 함께 “위약벌을 초과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부제소합의를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민법 제398조 제2항은 강행법규이므로, 감액 주장을 사전에 배제하는 부제소합의는 무효입니다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다47500 판결).

IV. 이해관계인의 실무상 유의사항
1. 계약 체결 전 검토 사항
많은 스타트업은 초기에 법률 전문가의 도움 없이 계약을 체결합니다. 투자자가 제공한 계약서를 표준계약서로 오인하거나, 투자 유치에 급급해 불리한 조항을 검토 없이 서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해관계인은 신주인수계약 체결 시 반드시 다음 사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가. 이해관계인의 범위
누가 이해관계인으로 특정되어 있는가? 대표이사만 해당하는가, 아니면 공동창업자나 주요주주도 포함되는가?
나. 개인 책임 발생 조항
이해관계인으로서 서명할 경우, 개인 책임이 발생하는 조항은 무엇인가? 진술 및 보장, 경업금지, 지분 처분 제한, 손해배상 등 각 조항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다. 책임의 범위
손해배상 및 위약벌의 범위가 무과실 책임까지 포함하는가? 고의 또는 중과실인 경우에 한정되는가? 무과실 책임은 이해관계인에게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고의 또는 중과실로 제한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라. 경영 제약 조항
경업금지, 지분처분 제한, 스톡옵션 등 향후 경영 및 인사 계획에 제약이 될 수 있는 조항은 없는가? 이러한 조항이 과도하게 넓은 범위로 설정되면 회사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2. 투자자의 권리 행사 가능성
많은 이해관계인(창업자 등)이 “설마 투자자가 그런 조항과 관련된 권리를 실제로 행사하겠어?”, “투자자도 스타트업을 믿고 투자한 거니까 이해해주겠지”와 같은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투자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계약서 내용을 엄격하게 집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 투자심의위원회나 LP(유한책임조합원)에게 보고 의무
- 계약서 내용에 따른 관리 의무
- 문제를 인식했음에도 책임을 묻지 않을 경우 형사상 배임 등의 처벌 가능성 (형법 제355조)
따라서 이해관계인은 투자자가 계약서 내용을 엄격하게 집행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계약을 검토하고 체결해야 합니다.
3. 법률 전문가의 자문
신주인수계약은 복잡하고 전문적인 법률 문서입니다. 이해관계인은 계약 체결 전에 반드시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 다음 사항에 대해 자문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 각 조항의 법적 의미 및 효과
- 이해관계인의 개인 책임 범위
- 불리한 조항의 수정 또는 삭제 가능성
- 분쟁 발생 시 대응 방안
V. 결론
신주인수계약은 단순한 지분 거래를 넘어서, 투자자와 이해관계인 사이의 신뢰, 책임, 리스크 공유 구조를 정교하게 설계하는 법적 기반입니다. 이러한 투자 구조의 중심에는 이해관계인이라는 명칭으로 상징되는 창업자의 법적 지위와 책임이 존재합니다.
이해관계인은 신주인수계약을 통해 회사와 연대하여 막대한 법적 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따라서 계약 체결 전에 각 조항의 의미와 효과를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이 부담하는 책임의 범위를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또한 불리한 조항에 대해서는 투자자와 협상하여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투자자 역시 이해관계인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음을 인식하고,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계약을 설계해야 합니다. 신주인수계약은 투자자와 이해관계인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회사의 성장을 함께 추구하기 위한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