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이 끝났는데 그냥 계속 쓰면 어떻게 될까?” 이 질문에 법원은 냉정하게 답했습니다. 칫솔 제품에 캐릭터를 붙여 팔던 한 기업의 대표가 상품화권 계약 종료 후 무려 6년 넘게 피해자의 허락 없이 캐릭터를 사용하다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캐릭터 상품화권 무단 사용 분쟁
출고가 기준 약 18억 원에 달하는 피해액, 4백만 개가 넘는 제품. 이 사건은 캐릭터 라이선스 계약의 종료가 얼마나 엄중한 법적 의미를 갖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판결입니다.

1. 사실관계 요약
피고인 A는 안성시 소재 B 주식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입니다. B 주식회사는 칫솔·치약·구강용품 제조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입니다.
피고인과 B 주식회사는 2015. 3. 10.부터 2016. 3. 10.까지 피해자 D이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E 캐릭터에 대해 캐릭터 상품화권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피해자 D은 2001. 2. 3.경 한국저작권위원회에 E 캐릭터들의 저작권을 등록한 정당한 저작재산권자입니다.
그런데 2016. 3. 11.경 계약 기간이 종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재계약이나 계약 연장에 대해 피해자와 아무런 협의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계약 종료 이후인 2017. 1. 1.경부터 2023. 3. 31.경까지 약 6년 3개월에 걸쳐 B 주식회사 공장에서 E 캐릭터를 부착한 칫솔 제품을 계속 생산·판매하였습니다.
피해 규모는 상당합니다. 피고인이 무단으로 생산한 E 금나노 칫솔 등 칫솔 제품은 총 4,134,430개에 달하며, 출고가 기준으로 약 18억 974만 원(1,809,724,849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하였습니다.
2. 쟁점 정리
가. 계약 종료 후 캐릭터 계속 사용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상품화권 계약 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해당 캐릭터를 계속 사용하는 행위가 저작재산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피고인은 과거 적법하게 계약을 체결하고 사용 허락을 받은 바 있으나, 계약 종료 이후에는 그 허락의 효력이 소멸합니다. 따라서 계약 종료 후의 사용 행위는 저작재산권자의 허락 없는 무단 사용으로서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
나. 양형 — 집행유예가 적절한지 여부
피해 기간이 6년 이상이고 피해액이 약 18억 원에 달하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집행유예가 선고된 이유가 무엇인지, 법원이 어떤 양형 요소를 고려하였는지가 두 번째 쟁점입니다.

3. 판시 내용
가. 저작권 침해 유죄 인정
법원은 피고인이 2017. 1. 1.경부터 2023. 3. 31.경까지 피해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E 캐릭터를 칫솔 제품에 부착하여 생산·판매한 행위가 저작재산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고인 스스로 법정에서 범행을 인정하였고, 피해자 측 진술 및 고소장 등 관련 증거가 이를 뒷받침하였습니다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
나. 선고형 —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법원은 양형기준에 따라 지식재산권 범죄 중 저작재산권침해 제1유형으로 분류하고, 기본영역 권고형인 징역 8개월~1년 6개월 범위 내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습니다.
불리한 정상으로는 다음 사항이 고려되었습니다.
- 범행 수법·태양이 불량하고 죄질이 무거움
- 범행 기간이 약 6년 3개월로 장기간에 걸침
- 피해 제품 수량 약 413만 개, 출고가 기준 약 18억 원의 막대한 피해액
- 이종 벌금형 수회의 형사처벌 전력
- 회복된 피해가 전혀 없음
- 피해자의 엄벌 탄원
유리한 정상으로는 다음 사항이 고려되었습니다.
-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함
- 동종 형사처벌 전력이 없음
-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음
4. 핵심 포인트
가. 계약 종료 = 사용 권한 소멸 — 당연한 원칙, 무거운 결과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은 캐릭터 상품화권 계약이 종료되는 순간 사용 권한도 함께 소멸한다는 점입니다. 피고인은 과거 적법하게 계약을 체결하고 사용 허락을 받았지만, 계약 기간 종료 후 재계약 협의조차 하지 않은 채 6년 이상 캐릭터를 계속 사용하였습니다. 법원은 이를 명백한 저작재산권 침해로 판단하였습니다. “예전에 계약한 적이 있으니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형사처벌로 이어진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나. 저작권 침해의 형사처벌 — 징역형까지 가능하다
| 구분 | 내용 |
|---|---|
| 적용 법조 |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 |
| 법정형 |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
| 양형기준 권고형 | 기본영역 징역 8개월~1년 6개월 |
| 선고형 |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
저작권 침해는 민사상 손해배상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는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자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처럼 피해 규모가 크고 기간이 장기간인 경우 실형에 준하는 처벌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다. 피해 회복 없이는 집행유예도 불안하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해자의 엄벌 탄원과 회복된 피해가 전혀 없다는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명시하였습니다.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집행유예 기간이 2년으로 설정된 것은 이러한 사정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저작권 침해 사건에서 피해 회복(합의, 손해배상 등)은 양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라. 캐릭터 라이선스 계약 관리의 중요성
이 사건은 기업의 캐릭터 라이선스 계약 관리 부실이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계약 만료일을 사전에 파악하고, 계약 종료 전에 재계약 또는 연장 협의를 진행하며, 계약이 종료된 경우 즉시 해당 캐릭터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대량 생산 제품에 캐릭터를 사용하는 경우, 계약 종료 후 재고 처리 방법까지 계약서에 명시해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마. 저작권 등록의 실질적 효과
피해자 D은 2001년에 한국저작권위원회에 E 캐릭터의 저작권을 등록하였습니다. 저작권 등록은 창작과 동시에 발생하는 저작권의 성립 요건은 아니지만, 분쟁 발생 시 권리 입증을 용이하게 하고 형사고소 등 법적 대응의 근거를 명확히 하는 실질적 효과가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저작권 등록 사실이 피해자의 권리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로 활용되었습니다.

마치며 — 계약서의 유효기간,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이 판결은 캐릭터나 콘텐츠를 활용하는 모든 기업에게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한때 적법하게 맺은 계약이라도 그 기간이 끝나는 순간, 법적 보호막은 사라집니다. 6년이 넘는 기간 동안 4백만 개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재계약 협의조차 하지 않은 이 사건은, 계약 관리의 부재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캐릭터 라이선스, 콘텐츠 사용 허락, 상품화권 계약 — 지금 당장 귀사의 계약서 만료일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은 “몰랐다”는 변명도, “예전에 계약한 적 있다”는 항변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