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강야구’와 ‘불꽃야구’ 사건에서 법원이 중요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불꽃야구 가처분 인용 결정을 내렸는데요. 왜 ‘불꽃야구’가 제작·배포 금지당했는지, 핵심 쟁점을 아주 쉽게 정리해드립니다.

1. 사안의 개요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0민사부는 JTBC가 스튜디오C1을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금지 및 부정경쟁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였습니다. 법원은 스튜디오C1이 ‘최강야구’의 핵심 구성 요소와 서사를 무단으로 도용하여 ‘불꽃야구’를 제작·배포한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 법적 쟁점 분석
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의 성과도용 부정경쟁행위 해당 여부
1) 법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은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
이 조항의 보호대상인 ‘성과 등’을 판단할 때에는 결과물이 갖게 된 명성이나 경제적 가치, 결과물에 화체된 고객흡인력, 해당 사업 분야에서 결과물이 차지하는 비중과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0다225027 판결). 이러한 성과 등이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는 권리자가 투입한 투자나 노력의 내용과 정도를 그 성과 등이 속한 산업분야의 관행이나 실태에 비추어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
2) 본 사안에의 적용
본 사안에서 법원은 JTBC가 지난 3년간 300억 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하고 자사 채널을 통해 프로그램을 홍보하며 쌓아온 인적·물적 성과를 높게 평가하였습니다. 이는 ‘최강야구’가 JTBC의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함을 인정한 것입니다.
또한 법원은 스튜디오C1이 김성근 감독을 비롯해 이대호, 박용택, 정근우 등 ‘최강야구’의 주역들을 그대로 기용하고 핵심 구성 요소와 서사를 무단으로 도용하여 ‘불꽃야구’를 제작한 행위가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JTBC의 성과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나.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의 영업주체 혼동행위 해당 여부
1) 법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은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 상호, 표장, 그 밖에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하여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
2) 본 사안에의 적용
법원은 스튜디오C1이 ‘최강야구’의 주역들을 그대로 기용하여 마치 해당 프로그램이 ‘최강야구’의 후속 시즌인 것처럼 시청자를 혼동시킨 점을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였습니다. 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불꽃야구’가 JTBC의 ‘최강야구’와 동일한 출처의 프로그램이거나 그 후속작인 것으로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 저작권 침해 여부
1) 법리
저작권법 제10조 제1항은 저작자가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2항은 저작권은 저작물을 창작한 때부터 발생하며 어떠한 절차나 형식의 이행을 필요로 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저작권법 제10조).
프로그램저작권이 양도 또는 사용 허락되었음이 외부적으로 표현되지 않은 경우, 프로그램저작자에게 권리가 유보된 것으로 추정되며, 계약 내용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저작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합니다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50250 판결 손해배상(기)등).
2) 본 사안에의 적용
법원은 계약 당시 JTBC가 제작비의 110%를 방영권료로 지급하며 저작권을 갖기로 합의했으며, 제작사는 이미 인센티브와 광고 수익 배분을 통해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는 ‘최강야구’의 저작권이 JTBC에 귀속되었음을 인정한 것입니다.

3. 가처분 결정의 법적 효과
가. 금지청구권의 행사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제1항은 부정경쟁행위로 자신의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자는 부정경쟁행위를 하거나 하려는 자에 대하여 법원에 그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제1항).
부정경쟁방지법상의 금지청구권의 대상이 되는 부정경쟁행위의 성립에는 상법상의 상호권의 침해에서와 같은 ‘부정한 목적’이나 부정경쟁행위자의 ‘고의, 과실’은 요건이 아닙니다 (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다31365,31372(반소) 판결 손해배상(기))
나. 가처분의 성격
저작권침해금지청구권은 본안소송의 형태뿐만 아니라 보전소송의 일종인 저작권침해금지가처분신청의 형태로도 행사할 수 있는데, 이로써 발령되는 가처분은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의 성격을 가집니다.
가처분은 본안소송을 제기하거나 고소하기 이전에 현재의 계속되는 권리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신청하는 제도로, 그 신청내용에 대한 증거에 대하여 엄격한 증명까지 요구하지 않고 그보다 낮은 소명만으로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 금지의 범위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제2항은 금지청구를 할 때 ① 부정경쟁행위를 조성한 물건의 폐기, ② 부정경쟁행위에 제공된 설비의 제거, ③ 부정경쟁행위의 대상이 된 도메인이름의 등록말소, ④ 그 밖에 부정경쟁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함께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제2항).
본 사안에서 법원은 ‘불꽃야구’의 제작은 물론 판매, 유통, 배포, 전송 등 모든 행위를 금지하였으며, 이미 공개된 회차를 포함해 ‘불꽃야구’라는 명칭이나 ‘불꽃파이터즈’라는 팀명이 등장하는 모든 영상물의 서비스를 금지하였습니다.
4. 향후 전망
가. 본안소송의 진행
JTBC는 가처분에 이어 본안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 청구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5조는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부정경쟁행위로 타인의 영업상 이익을 침해하여 손해를 입힌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5조).
나. 항고 가능성
스튜디오C1 측은 항고 의사를 밝혔습니다. 가처분 결정에 불복하는 경우 항고를 제기할 수 있으며, 항고심에서는 원심의 판단이 재검토될 것입니다.
다. 콘텐츠 산업에 미치는 영향
이번 판결은 유사 포맷 논란이 끊이지 않던 방송가에 명확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제작사가 방송사와의 계약 종료 후 동일한 출연진과 유사한 포맷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5. 결론
법원의 이번 가처분 결정은 타인의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를 무단으로 도용하는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특히 방송 프로그램의 경우 제작비 투입, 출연진 섭외, 프로그램 홍보 등을 통해 구축된 성과가 법적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다만 본 가처분 결정은 임시적 성격을 가지므로, 최종적인 권리관계는 본안소송을 통해 확정될 것입니다. 또한 스튜디오C1의 항고가 제기된 경우 항고심에서 원심의 판단이 재검토될 가능성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