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에서 음악저작물 무단 재생-저작권 사용료 연체 후 계약 해지

“사용료를 내다가 연체한 것뿐인데, 그게 저작권 침해 범죄가 된다고요?”-음악저작물 무단 재생 분쟁
유흥주점, 카페, 식당 등 음악을 배경으로 트는 업소를 운영하는 사업자라면 한 번쯤 저작권 사용료 고지서를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바쁜 영업 중에 사용료 납부를 미루다 보면 어느새 연체가 쌓이고, 계약이 해지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계약이 해지된 이후에도 아무 생각 없이 음악을 계속 틀었다면? 2025년 9월, 부산지방법원은 이 상황을 저작권법 위반 범죄로 판단하고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그 경위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주점에서 음악저작물 무단 재생 분쟁
주점에서 음악저작물 무단 재생 분쟁

1. 사실관계 요약

피고인 A는 부산 부산진구 소재 지하 1층에서 ‘C’라는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사람입니다.

피고인은 2022년 8월경 사단법인 D(음악저작권 신탁관리단체)와 저작물 사용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사용료를 납부하면서 음악저작물을 적법하게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후 피고인이 사용료를 미납하자, D는 수차례 독촉 끝에 2022년 12월 23일경 피고인에게 “2022년 12월 25일까지 미납 사용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최고서를 발송하였습니다. D 부산센터 직원은 2023년 1월 18일 및 2월 21일 두 차례에 걸쳐 피고인의 주점을 직접 방문하여 피고인을 만나 최고서를 전달하고 그 내용을 설명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연체된 사용료를 납부하지 않아 D와의 저작물 사용 계약은 적법하게 해지되었고, 피고인도 이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피고인은 계약 해지 이후인 2024년 3월 13일 22시 59분경, D가 저작권자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는 음악저작물(E 작사·작곡의 ‘F’라는 곡)을 주점 내 스피커를 통해 무단으로 재생하였습니다.

이에 D 부산센터가 피고인을 고소하였고, 검사는 저작권법 위반으로 피고인을 기소하였습니다.

2. 쟁점 정리

이 사건의 핵심 법적 쟁점은 하나입니다.

피고인이 D와 저작권 사용 계약을 체결하고 사용료를 납부해 오다가 연체한 것에 불과하고, 계약상 영업일수 10일 미만인 경우 사용료가 면제된다는 조항이 있으므로, 저작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가?

피고인 측은 ① 자신은 계약을 체결하고 사용료를 납부해 온 정상적인 이용자였고, ② 계약상 영업일수 10일 미만인 달에는 사용료가 면제된다는 조항이 있으므로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주장의 전제는 계약이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법원의 판단은 바로 이 전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주점에서 음악저작물 무단 재생 분쟁
주점에서 음악저작물 무단 재생 분쟁

3. 판시 내용

부산지방법원은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를 적용하여 피고인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하였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저작권 침해 사실을 인정하였습니다.

인정된 사실
피고인은 2022. 8.경 D와 저작물 사용 계약을 체결하고 사용료를 납부하며 음악저작물을 사용해 왔다.
이후 사용료를 미납하여 D가 수차례 독촉하였고, 2022. 12. 23.경 기한 내 미납 시 계약 해지 예정이라는 최고서를 발송하였다.
D 부산센터 직원이 2023. 1. 18. 및 2023. 2. 21. 두 차례 주점을 방문하여 피고인에게 최고서를 직접 전달하고 내용을 설명하였다.
그 후에도 피고인이 연체 사용료를 납부하지 않아 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었고, 피고인도 이를 알고 있었다.
계약 해지 이후인 2024. 3. 13. 피고인이 D가 관리하는 음악저작물을 무단으로 사용하였다.

즉, 피고인이 주장하는 ‘영업일수 10일 미만 시 사용료 면제’ 조항은 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하는 경우에만 적용될 수 있는 것이고, 이미 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된 이상 그 조항은 더 이상 피고인을 보호하지 못합니다.

양형과 관련하여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 불리한 정상: 계약 해지 사실을 알면서도 사용권한 없이 음악저작물을 재생하여 저작권을 침해한 점, 죄질이 좋지 않은 점
  • 유리한 정상: 동종 범행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이러한 양형 요소들을 종합하여 벌금 30만 원이 선고되었습니다.

4. 핵심 포인트

① 계약이 해지된 순간, 사용 허락도 함께 소멸합니다.

저작권 신탁관리단체와의 계약은 저작물 이용 허락의 근거입니다. 사용료 미납으로 계약이 해지되면 그 즉시 이용 허락도 소멸하며, 이후 해당 저작물을 사용하는 행위는 무단 이용, 즉 저작권 침해가 됩니다. “예전에 계약을 맺었던 사이”라는 사실은 아무런 방어 수단이 되지 않습니다.

② 계약상 면제 조항은 계약이 살아있을 때만 작동합니다.

피고인은 ‘영업일수 10일 미만이면 사용료 면제’라는 계약 조항을 방패로 삼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조항이 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계약이 해지된 이후에는 그 어떤 계약 조항도 이용 허락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③ 최고서 수령과 직원 방문 설명은 ‘고의’ 인정의 결정적 근거가 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계약 해지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D 직원이 두 차례나 직접 방문하여 최고서를 전달하고 내용을 설명한 사실이 인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저작권 침해죄는 고의범이므로, 이러한 사전 고지 사실은 고의 인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④ 음악 저작권 관리단체의 고소는 실제 형사처벌로 이어집니다.

저작권 신탁관리단체는 저작권자를 대신하여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합니다. 사용료 미납이나 무단 사용에 대해 단순한 민사 청구에 그치지 않고 형사 고소까지 진행하며, 이 사건처럼 실제 벌금형 선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경세 콘텐츠 김정민 변호사
법무법인 경세 콘텐츠 김정민 변호사

사용료를 연체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계약 상태를 확인하세요.

이 판결은 음악을 사용하는 모든 업소 운영자에게 명확한 경고를 보냅니다. 저작권 사용료는 단순한 ‘요금’이 아니라 저작물 이용 허락의 대가입니다. 납부를 미루다 계약이 해지된 사실을 알면서도 음악을 계속 튼다면, 그것은 민사상 손해배상 문제를 넘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범죄 행위입니다. 지금 운영 중인 업소의 저작권 계약 상태를 반드시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