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는 괜찮겠지?”
온라인 쇼핑몰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 헤어핀, 마스크줄 등을 판매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품들이 정식 라이선스 없이 제작·판매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 애니메이션 캐릭터 무단 사용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가단5364805 판결은 3D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무단으로 복제하여 의류와 악세사리에 사용한 사례에서 15개 저작물에 대해 총 900만 원의 법정손해배상을 인정한 중요한 판례입니다. 이 판결은 저작권법 제125조의2에 따른 법정손해배상 제도의 실제 적용 사례를 보여주며, 온라인·오프라인 판매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저작권 침해의 위험성을 명확히 제시합니다.

1. 사건의 사실관계
가. 당사자
원고 A사는 만화영화 제작업, 완구(캐릭터 인형 등) 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피고 B는 ‘C’라는 상호로 의류·패션·잡화·뷰티 용품 판매 매장(이하 ‘피고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나. 원고의 애니메이션 제작 및 캐릭터 저작물
원고가 제작한 3D 애니메이션 ‘D'(이하 ‘이 사건 애니메이션’)는 2020년 3월경부터 2021년 4월경까지 E에서 방영되었습니다.
원고는 이 사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이미지로 다음과 같은 15개의 미술저작물(이하 ‘이 사건 각 저작물’)을 제작하였습니다:
- “F”, “G”, “H”, “I”, “J”, “K”, “L”, “M”, “N”, “O”, “P”, “Q”, “R”, “S”, “T”
이 사건 각 저작물은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이미지를 미술저작물로 구현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받는 저작물입니다.
다. 피고의 무단 사용 행위
피고는 2022년 5월 4일경부터 2024년 7월 28일경까지 약 2년 2개월 동안 피고 매장에서 다음과 같은 행위를 하였습니다:
- 이 사건 각 저작물의 복제 이미지를 포함한 상품 제작
- 의류(티셔츠 등)
- 마스크줄
- 헤어핀
- 머리띠
- 기타 악세사리
- 위 상품들의 전시 및 판매
- 피고 매장에서 직접 판매
- 다른 소매업자들에게도 판매(도매)
라. 피고 매장의 매출 규모
피고 매장의 실제 매출은 다음과 같습니다:
- 2022년: 92,415,516원
- 2023년: 81,857,146원
- 2024년: 63,071,899원
원고는 피고의 계좌거래내역을 근거로 2022년 1월경부터 2024년 4월경까지의 피고 매출이 105,514,990원이라고 추정하였으나, 실제 매출은 이를 초과하였습니다.
원고는 피고 매출 중 약 30%에 해당하는 31,654,497원이 이 사건 피고 판매 상품(캐릭터 복제 상품)으로 인하여 발생한 매출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마. 소송 제기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4,0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 저작권 침해 여부
피고가 이 사건 각 저작물을 무단으로 복제하여 상품에 사용하고 판매한 행위가 원고의 저작권(복제권, 배포권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첫 번째 쟁점입니다.
나. 법정손해배상 제도의 적용
저작권법 제125조의2는 저작재산권자가 실제 손해액이나 제125조 또는 제126조에 따라 정하여지는 손해액을 갈음하여 침해된 각 저작물 등마다 1,000만 원(영리를 목적으로 고의로 권리를 침해한 경우에는 5,000만 원) 이하의 범위에서 상당한 금액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정손해배상 제도를 적용할 수 있는지, 적용한다면 구체적으로 얼마를 인정할 것인지가 두 번째 쟁점입니다.
다. 손해배상액의 산정
법정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고려해야 할 요소는 무엇이며, 구체적으로 얼마를 인정할 것인지가 세 번째 쟁점입니다.

3. 법원의 판단
가. 저작권 침해 인정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여 피고의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였습니다:
“피고는 원고의 미술저작물인 이 사건 각 저작물을 허락 없이 복제한 이미지가 포함된 이 사건 피고 판매 상품을 전시․판매함으로써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였고, 등록되어 있는 저작권에 대한 침해행위는 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므로(저작권법 제125조 제4항), 피고는 저작권법 제125조에 따라 원고에게 저작권 침해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1) 복제권 침해
피고는 원고의 미술저작물인 이 사건 각 저작물을 허락 없이 복제하여 의류와 악세사리에 사용하였습니다. 이는 저작권법 제16조에서 규정하는 복제권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저작권법 제2조 제22호는 “복제”를 “인쇄·사진촬영·복사·녹음·녹화 그 밖의 방법으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다시 제작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피고가 이 사건 각 저작물의 이미지를 의류와 악세사리에 인쇄하거나 부착한 행위는 명백히 “복제”에 해당합니다.
2) 배포권 침해
피고는 위와 같이 복제한 상품을 피고 매장에서 전시하고 판매하였으며, 다른 소매업자들에게도 판매(도매)하였습니다. 이는 저작권법 제20조에서 규정하는 배포권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저작권법 제2조 제23호는 “배포”를 “저작물등의 원본 또는 그 복제물을 공중에게 대가를 받거나 받지 아니하고 양도 또는 대여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피고가 복제 상품을 판매한 행위는 명백히 “배포”에 해당합니다.
3) 과실의 추정
저작권법 제125조 제4항은 “등록되어 있는 저작권, 배타적발행권, 출판권, 저작인접권 또는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를 침해한 자는 그 침해행위에 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이 사건 각 저작물이 등록되어 있는 저작권인지는 판결문에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법원이 저작권법 제125조 제4항을 적용하여 과실을 추정한 것으로 보아 등록된 저작권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피고는 자신의 행위에 과실이 없었음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나. 법정손해배상 제도의 적용
법원은 저작권법 제125조의2 제1항에 따른 법정손해배상 제도를 적용하였습니다.
1) 법정손해배상 제도의 의의
저작권법 제125조의2 제1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저작재산권자등은 고의 또는 과실로 권리를 침해한 자에 대하여 사실심의 변론이 종결되기 전에는 실제 손해액이나 제125조 또는 제126조에 따라 정하여지는 손해액을 갈음하여 침해된 각 저작물등마다 1,000만 원(영리를 목적으로 고의로 권리를 침해한 경우에는 5,000만 원) 이하의 범위에서 상당한 금액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법정손해배상 제도는 저작권 침해로 인한 실제 손해액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저작권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입니다. 저작권자는 실제 손해액을 입증하지 않고도 법정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법원은 변론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고려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저작권법 제125조의2 제3항, 제4항).
2) 이 사건에서의 적용
원고는 저작권법 제125조의2 제1항에 따라 4,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구하였습니다.
법원은 법정손해배상 제도를 적용하여 손해배상액을 산정하였습니다.
다. 손해배상액의 산정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손해배상액을 900만 원(= 600,000원 × 이 사건 각 저작물 15개)으로 인정하였습니다:
1) 침해된 저작물의 개수
“① 침해된 원고의 저작물은 15개인 점”
이 사건에서 피고가 침해한 저작물은 “F”, “G”, “H”, “I”, “J”, “K”, “L”, “M”, “N”, “O”, “P”, “Q”, “R”, “S”, “T” 등 총 15개입니다.
법정손해배상은 “침해된 각 저작물등마다” 산정되므로, 침해된 저작물의 개수가 많을수록 손해배상액이 증가합니다.
2) 침해 기간
“② 피고의 저작권 침해기간은 2022. 5. 4.경부터 2024. 7. 28.경까지로 2년을 초과하는 점”
피고는 약 2년 2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저작권을 침해하였습니다. 침해 기간이 길수록 손해배상액이 증가하는 요소가 됩니다.
3) 복제물의 유포 확대
“③ 피고는 위 ②항 기재 기간 중 다른 소매업자들에게 이 사건 피고 판매 상품을 판매하기도 하였는바, 그에 따라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한 복제물의 유포가 확대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단순히 자신의 매장에서만 판매한 것이 아니라 다른 소매업자들에게도 도매로 판매하였습니다. 이는 저작권 침해의 범위를 확대시키는 행위로, 손해배상액을 증가시키는 요소가 됩니다.
4) 매출액 규모
“④ 원고는 2022. 1.경부터 2024. 4.경까지의 피고 매출이 105,514,990원임을 전제로 그중 30%에 해당하는 31,654,497원이 이 사건 피고 판매 상품으로 인하여 발생한 매출이라고 주장하는데, 피고 매장의 실제 2022년 매출은 92,415,516원, 2023년 매출은 81,857,146원, 2024년 매출은 63,071,899원에 이르러 원고가 피고의 계좌거래내역만으로 추정한 피고 매출을 초과하는바, 이 사건 피고 판매 상품으로 인하여 발생한 매출액도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 매장의 실제 매출이 상당한 규모에 이르고, 그중 일부가 이 사건 피고 판매 상품(캐릭터 복제 상품)으로 인한 매출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손해배상액을 증가시키는 요소가 됩니다.
5) 이익 규모
“⑤ 이 사건 피고 판매 상품의 판매가격은 주로 1,000원에서 6,000원 사이로서 매출에서 비용을 제외한 이익이 클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반면, 이 사건 피고 판매 상품의 판매가격이 비교적 저렴하여 매출에서 비용을 제외한 순이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손해배상액을 감소시키는 요소가 됩니다.
6) 기타 사정
“그 밖에 이 사건의 경위, 피고의 행위태양 및 이 사건에 드러난 주관적 인식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법원은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저작물 1개당 60만 원, 총 900만 원(= 600,000원 × 15개)의 손해배상을 인정하였습니다.
이는 법정손해배상의 상한인 저작물 1개당 1,000만 원에 비해 상당히 낮은 금액이지만, 피고의 매출 규모, 이익 규모, 상품 가격 등을 고려할 때 합리적인 금액으로 판단됩니다.
라. 지연손해금
법원은 다음과 같이 지연손해금을 인정하였습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9,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침해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4. 9. 13.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0. 2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1) 지연손해금 기산일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은 원칙적으로 불법행위일(침해행위일)이지만, 원고가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지연손해금을 구하였으므로 법원은 2024년 9월 13일을 기산일로 인정하였습니다.
2) 지연손해금 이율
- 2024년 9월 13일부터 2025년 10월 24일(판결 선고일)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 2025년 10월 25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
판결 선고일까지는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므로 민법상 법정이율인 연 5%를 적용하고, 판결 선고일 이후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지연손해금 이율인 연 12%를 적용하였습니다.
마. 결론
법원은 원고의 청구 중 9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범위 내에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4,000만 원 중 900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는 기각하였습니다.

4. 핵심 포인트: 꼭 기억해야 할 5가지
① 법정손해배상 제도: 실제 손해 입증 없이도 배상 청구 가능
저작권법 제125조의2는 저작권자가 실제 손해액을 입증하지 않고도 침해된 각 저작물마다 1,000만 원(영리 목적 고의 침해 시 5,000만 원) 이하의 범위에서 상당한 금액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무 포인트:
- 저작권 침해로 인한 실제 손해액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법정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법정손해배상은 “침해된 각 저작물마다” 산정되므로, 침해된 저작물의 개수가 많을수록 배상액이 증가합니다
- 법원은 변론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고려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합니다
② 등록된 저작권 침해 시 과실 추정
저작권법 제125조 제4항은 “등록되어 있는 저작권을 침해한 자는 그 침해행위에 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무 포인트:
- 저작권을 등록해 두면 침해 시 과실이 추정되어 입증 부담이 경감됩니다
- 침해자는 자신에게 과실이 없었음을 입증해야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 저작권 등록은 한국저작권위원회를 통해 할 수 있습니다
③ 복제물의 유포 확대는 손해배상액 증가 요소
이 판결에서 법원은 피고가 다른 소매업자들에게도 복제 상품을 판매(도매)하여 복제물의 유포가 확대된 점을 손해배상액을 증가시키는 요소로 고려하였습니다.
실무 포인트:
- 단순히 자신의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것보다 도매로 다른 판매자들에게 판매하는 경우 손해배상액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 온라인 판매의 경우에도 판매 범위가 넓을수록 손해배상액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 저작권 침해 상품을 제조·유통하는 경우 그 범위와 규모를 신중히 고려해야 합니다
④ 침해 기간과 매출 규모도 중요한 고려 요소
법원은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다음 사항들을 고려하였습니다:
- 침해 기간: 약 2년 2개월
- 매출 규모: 연간 6,000만 원~9,000만 원
- 침해 상품 매출 비중: 전체 매출의 약 30%로 추정
실무 포인트:
- 침해 기간이 길수록 손해배상액이 증가합니다
- 침해 상품으로 인한 매출이 클수록 손해배상액이 증가합니다
- 저작권 침해 사실을 알게 되면 즉시 중단하는 것이 손해배상액을 최소화하는 방법입니다
⑤ 저작물 1개당 배상액은 사안에 따라 다양
이 판결에서 법원은 저작물 1개당 60만 원을 인정하였습니다. 이는 법정손해배상의 상한인 1,000만 원에 비해 상당히 낮은 금액입니다.
실무 포인트:
- 법정손해배상액은 사안에 따라 저작물 1개당 수십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다양합니다
- 침해 상품의 가격이 저렴하고 이익이 크지 않은 경우 배상액이 낮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 반대로 고가의 상품이거나 이익이 큰 경우 배상액이 높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영리 목적으로 고의로 침해한 경우 저작물 1개당 최대 5,000만 원까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저작권 침해, 작은 실수가 큰 대가로
이 판결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의류와 악세사리를 제작·판매한 사례에서 15개 저작물에 대해 총 900만 원의 법정손해배상을 인정한 중요한 사례입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 인기 캐릭터를 사용하고 싶다면 반드시 정식 라이선스를 받으세요
- 저작권 침해 사실을 알게 되면 즉시 판매를 중단하세요
- 법정손해배상 제도로 인해 실제 손해액을 입증하지 않고도 상당한 배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입장에서는:
- 저작권을 등록해 두면 침해 시 과실이 추정되어 유리합니다
- 법정손해배상 제도를 활용하면 실제 손해액을 입증하지 않고도 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침해 사실을 발견하면 즉시 증거를 확보하고 법적 조치를 취하세요
저작권 침해는 작은 실수처럼 보일 수 있지만, 법정손해배상 제도로 인해 큰 대가를 치를 수 있습니다. 온라인·오프라인 판매자들은 저작권 침해의 위험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정식 라이선스를 받아 합법적으로 사업을 운영해야 합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전문 변호사의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