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강사 현우진, 조정식을 포함한 사교육업체 관계자 9명과 전현직 교사 35명 등 총 46명이 수능 관련 문항을 부정하게 거래한 혐의(이른바 사교육 카르텔 )로 기소되었습니다. 현우진은 2020~2023년 현직교사 3명에게 문항 제작 조건으로 총 4억여원을 전달했고, 조정식은 같은 기간 8000만원을 주고 문항을 받은 것으로 조사되었는데요. 이와 관련한 법률쟁점을 자세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1. 적용 법률 및 혐의
가. 청탁금지법 위반
현우진과 조정식은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청탁금지법 제8조 제1항은 공직자등이 직무 관련 여부 및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제8조 제2항은 공직자등이 직무와 관련하여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제1항에서 정한 금액 이하의 금품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본 사건에서 현직 교사들은 청탁금지법 제2조 제1호 다목에 따른 ‘각급 학교’에 소속된 공직자등에 해당하며, 수능 문항 제작 및 제공은 교사의 직무와 관련된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교사들이 수억원에 달하는 금품을 받은 것은 청탁금지법 제8조 제1항 및 제2항을 명백히 위반한 것입니다 (춘천지방법원 2016. 12. 6. 선고 2016과20 결정).
또한 청탁금지법 제8조 제5항은 누구든지 공직자등에게 수수 금지 금품등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약속 또는 의사표시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금품을 제공한 사교육업체 관계자들도 이 조항을 위반한 것입니다 (춘천지방법원 2016. 12. 6. 선고 2016과20 결정).
청탁금지법 제22조 제1항 제1호는 제8조 제1항 또는 제2항을 위반하여 수수 금지 금품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한 공직자등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1항 제3호는 제8조 제5항을 위반하여 공직자등에게 수수 금지 금품등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 또는 의사표시한 자를 같은 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3. 3. 30. 선고 2022노501 판결).
나. 배임교사 혐의
조정식에게는 배임교사 혐의도 적용되었습니다. 조정식은 EBS 교재를 집필했거나 수능 모의고사 출제위원을 지낸 교사들에게 EBS교재가 발간되기 전 문항을 미리 달라고 요청해 제공받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배임죄는 형법 제355조 제2항에 규정되어 있으며,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합니다. 배임교사는 타인으로 하여금 배임행위를 하도록 교사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본 사건에서 EBS 교재 집필 교사나 수능 모의고사 출제위원은 해당 기관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미공개 문항을 외부에 유출하는 것은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입니다. 조정식이 이들에게 문항 제공을 요청하여 실제로 제공받았다면, 교사들의 배임행위를 교사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 비밀누설 관련 법리
수능 문항이나 EBS 교재의 미공개 문항은 직무상 비밀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형법 제127조는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때”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교사가 공무원에 해당하는 경우, 수능 출제 관련 정보나 미공개 문항을 외부에 유출하는 것은 직무상 비밀 누설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본 사건에서는 청탁금지법 위반이 주된 혐의로 적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2. 청탁금지법의 적용 범위
가. 공직자등의 범위
청탁금지법 제2조 제1호는 ‘공직자등’을 정의하고 있으며, 다목에서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및 「고등교육법」에 따른 학교 및 그 밖의 다른 법률에 따라 설치된 각급 학교”를 공공기관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립학교뿐만 아니라 사립학교 교사도 청탁금지법상 공직자등에 해당합니다 (헌법재판소 2016. 7. 28. 선고 2015헌마236,412,662,673(병합) 결정).
나. 직무관련성
청탁금지법 제8조 제2항은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등을 수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교사들이 제공한 수능 문항은 교사의 직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수능 모의고사 출제위원이나 EBS 교재 집필 교사가 해당 업무와 관련된 문항을 제공한 경우, 직무관련성이 명백히 인정됩니다 (춘천지방법원 2016. 12. 6. 선고 2016과20 결정).
다. 예외 사유의 부존재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은 수수 금지 금품등에 대한 예외를 규정하고 있으나, 본 사건과 같이 문항 제작 대가로 수억원을 받는 행위는 어떠한 예외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
제8조 제3항 제2호의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 또는 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액 범위 안의 금품등”에도 해당하지 않으며, 제8호의 “그 밖에 다른 법령·기준 또는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등”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 (춘천지방법원 2016. 12. 6. 선고 2016과20 결정).
4. 부정청탁 금지 규정의 적용 가능성
가. 부정청탁의 의미
청탁금지법 제5조 제1항은 부정청탁을 금지하고 있으며, 제10호는 “각급 학교의 입학·성적·수행평가·논문심사·학위수여 등의 업무에 관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처리·조작하도록 하는 행위”를 부정청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사교육업체가 교사에게 수능 문항을 요청한 행위가 부정청탁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행위가 법령을 위반하여 처리하도록 하는 것인지에 따라 판단됩니다.
나. 부정청탁에 따른 직무수행 금지
청탁금지법 제6조는 “부정청탁을 받은 공직자등은 그에 따라 직무를 수행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사교육업체의 문항 요청이 부정청탁에 해당한다면, 교사가 이에 따라 문항을 제공한 것은 제6조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청탁금지법 제22조 제2항 제1호는 제6조를 위반하여 부정청탁을 받고 그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 공직자등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20. 11. 20. 선고 2020도15212 판결).

5. 형사처벌 및 양형
가. 법정형
청탁금지법 제22조 제1항에 따른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다만, 수수한 금품등의 가액이 5천만원 이상인 경우에는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현우진은 4억여원, 조정식은 8000만원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되었으므로, 가중처벌 규정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 추징
청탁금지법 제22조 제4항은 “제1항제1호 및 제3호의 경우에는 수수한 금품등의 가액 또는 그 가액의 산정이 곤란한 경우에는 그 금품등을 몰수하되,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사들이 받은 금품은 몰수 또는 추징의 대상이 됩니다.
다. 양형 요소
양형에 있어서는 수수한 금품의 액수, 범행의 기간과 횟수,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반성 정도 등이 고려됩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3. 3. 30. 선고 2022노501 판결).
본 사건의 경우 수년간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점, 수수한 금액이 거액인 점, 교육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점 등이 불리한 정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6. 징계 및 행정처분
가. 징계
청탁금지법 제21조는 “공공기관의 장 등은 공직자등이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경우에는 징계처분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교사들은 형사처벌과 별도로 징계처분을 받게 됩니다. 교육공무원법 및 사립학교법에 따라 파면, 해임, 정직, 감봉, 견책 등의 징계처분이 가능합니다.
나. 자격 정지
형법 제358조는 배임죄에 대해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배임교사 혐의가 인정되는 경우 자격정지 처분도 받을 수 있습니다.
7. 사교육 카르텔의 법적 문제점
가. 교육의 공정성 훼손
본 사건은 단순한 금품 수수를 넘어 교육의 공정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수능 문항이 사전에 유출되어 특정 학원 수강생들에게만 제공되었다면, 이는 교육기회의 평등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나. 공교육 신뢰 저하
현직 교사들이 사교육업체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문항을 판매한 것은 공교육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특히 수능 출제에 관여하는 교사가 사교육업체에 문항을 판매한 것은 더욱 중대한 문제입니다.
다. 사교육 시장의 왜곡
일부 대형 학원이 현직 교사들과 유착하여 문항을 독점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사교육 시장을 왜곡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을 지우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고전, 『한국 교육법학』, 박영사(2022년), 549면).
8. 향후 전망 및 제도 개선 방안
가. 엄정한 처벌
본 사건에 대해서는 교육의 공정성 확보와 재발 방지를 위해 엄정한 처벌이 필요합니다. 법원은 양형에 있어 범행의 중대성과 사회적 파급효과를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나. 제도적 개선
수능 출제 및 EBS 교재 집필 과정의 보안을 강화하고, 교사들의 겸직 및 사교육 참여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청탁금지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합니다 (공성국, 『청탁금지법강의』, 박영사(2017년), 185면, 공성국, 『청탁금지법강의』, 박영사(2017년), 185면).
다. 공교육 정상화
근본적으로는 공교육을 정상화하여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고, 대학입시 제도를 개선하여 사교육 수요를 줄이는 정책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