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소셜 미디어나 블로그에 올린 사진을 다른 사람이 허락 없이 게시했다면, 무조건 억대 손해배상을 받아낼 수 있을까요?”-인스타 사진 도용 분쟁
“내가 직접 스마트폰으로 찍은 셀카나 프로필 사진은 무조건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 될 수 있을까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Instagram) 등 개인 SNS 활동이 일상화되면서 타인의 사진이나 인물 촬영물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상권 침해’ 및 ‘저작권 분쟁’이 법정의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내 얼굴이 나온 사진을 남이 올렸으니 무조건 위자료를 받아야 한다거나, 내가 찍힌 사진이니 내게 독점적인 저작권이 있다고 단정 짓곤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판례는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는 크리에이터, 마케터, 인플루언서 및 일반 유저 모두가 반드시 숙지해야 할 서울고등법원 제14-3민사부 판결(사건번호: 2025나209347 본소, 2025나209348 반소)입니다. 상대방의 SNS 계정에 내 사진이 올라간 것을 두고 초상권과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총 3,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한 피고(반소원고)의 청구를 법원이 왜 단칼에 기각했는지, 그 냉정한 법리적 실체를 정밀하게 분석해 드립니다.

사실관계 요약: SNS 사진 게시를 둘러싼 본소와 반소의 복잡한 공방전
이번 사건은 원고 A씨와 피고 B씨 사이에서 발생한 사진 무단 사용 및 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입니다. 원고의 본소 청구와 피고의 반소 청구가 뒤얽혀 2심 고등법원까지 이어진 전형적인 지식재산권 및 인격권 분쟁입니다.
원고 A씨는 피고 B씨를 상대로 20,342,096원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본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피고 B씨는 원고 A씨가 자신의 C 계정(소셜 미디어 계정)에 별지 목록에 기재된 피고의 사진들을 무단으로 게시하여 두고 있다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피고는 반소를 통해 원고의 SNS 계정에 게시된 사진들을 즉각 삭제할 것과 함께, 초상권 및 저작권 침해로 인한 정신적·재산적 손해배상금으로 총 30,000,000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제1심 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은 양측의 주장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원고의 본소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동시에 피고의 반소 청구 중 ‘사진 사용금지(삭제 청구) 부분’은 일부 인용하여 원고에게 사진을 내리라고 명령했으나, 피고가 요구한 3,000만 원의 ‘손해배상청구 부분’은 단 1원도 인정하지 않고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피고 B씨만이 불복하여 반소 손해배상 청구액 중 일부인 10,000,000원을 인용해달라며 서울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했습니다. 피고가 최종적으로 항소심에서 요구한 배상액의 세부 내역은 초상권 침해로 인한 정신적 손해(위자료) 5,000,000원, 저작재산권 침해 손해 2,500,000원, 저작인격권 침해 손해 2,500,000원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고등법원 재판부는 오직 이 손해배상 책임의 성립 여부만을 집중적으로 심판하게 되었습니다.
쟁점 정리: SNS 사진 게시가 초상권과 저작권을 침해하는 기준
항소심 법정에서 원고와 피고 대리인 간에 치열하게 대립한 핵심 법적 쟁점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SNS 사진 게시로 인한 초상권 침해 및 위자료 성립 여부
타인의 인물 사진을 자신의 개인 SNS 계정에 게시해 둔 행위가 곧바로 해당 인물의 초상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가 되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실질적인 정신적 손해(위자료)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지가 첫 번째 쟁점이었습니다.
2. 셀카 사진 및 피팅모델 촬영물의 저작권법상 ‘창작성’ 인정 여부
피고가 도용당했다고 주장하는 사진들은 주로 본인의 ‘셀카(셀프 카메라) 사진’과 ‘타사 피팅모델 촬영물’이었습니다. 이러한 사진들이 저작권법 제2조 제1호가 요구하는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서 법적 보호를 받는 저작물에 해당하는지가 두 번째 분수령이었습니다.
3. 무단 게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귀속 주체 판단
원고가 피고의 사진을 SNS 계정에 남겨둔 행위가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신의칙에 반하여 오로지 원고 개인의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 귀속된 것인지, 아니면 상호 간의 유대관계나 다른 사정이 개입되어 침해로 보기 어려운지 여부입니다.

판시 내용: 고등법원이 피고의 1,000만 원 항소를 기각한 법리적 근거
서울고등법원 제14-3민사부는 피고 B씨의 항소를 전면 기각하며 원고 승소 취지의 원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밝힌 구체적인 법적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사진 게시만으로 초상권 침해나 손해 발생을 단정할 수 없다”
재판부는 피고가 제출한 을 제15 내지 17호증 등 모든 증거를 합쳐보더라도, 원고가 본인의 C 계정에 피고의 사진을 게시해 두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피고의 초상권, 저작재산권, 저작인격권을 불법적으로 침해했다거나 이로 인해 피고에게 실질적인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원고가 해당 사진을 게시한 행위가 “오로지 원고의 이익으로만 귀결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두 사람 사이의 기존 관계나 게시 경위 등에 비추어 위법한 권리 침해 수준에 이르지 않았다는 해석입니다.
2. “단순한 셀카나 피팅 사진은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저작물이 아니다”
가장 결정적인 판단은 저작물의 ‘창작성’ 요건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저작권법 제2조 제1호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제한합니다.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며 재판부는 “창작성이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단순히 남의 것을 모방한 것이어서는 안 되고 사상이나 감정에 대한 창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피고는 도용당한 사진들이 자신의 셀카 사진이거나 타사의 피팅모델 촬영물이기 때문에 당연히 저작물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단순히 인물을 정형화된 방식으로 촬영한 셀카나 일상적인 피팅 사진은 독자적인 사상이나 감정이 표현된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따라서 이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가 없으므로 저작재산권과 저작인격권 침해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핵심 포인트: 숫자로 보는 SNS 사진 침해 소송의 명확한 판단 기준
이번 서울고등법원 판결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는 “단순히 내 사진을 남이 올렸다고 해서 무조건 민사상 돈을 받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피고가 청구한 금액과 법원의 최종 인용 금액을 도표로 비교해 드립니다.
피고 B씨의 반소 손해배상 청구액 vs 법원 최종 판결 금액
| 손해 배상 청구 항목 | 피고 요구 금액 (1심) | 피고 요구 금액 (항소심) | 법원 최종 확정 금액 | 법원의 기술적 판단 근거 |
| 초상권 침해 (정신적 손해) | 10,000,000원 | 5,000,000원 | 0원 (기각) | 게시 행위 자체만으로 불법적 손해 발생 입증 부족 |
| 저작재산권 침해 손해 | 10,000,000원 | 2,500,000원 | 0원 (기각) | 일상적 셀카 및 피팅 사진은 창작성 없는 비저작물 |
| 저작인격권 침해 손해 | 10,000,000원 | 2,500,000원 | 0원 (기각) | 저작물성 자체가 부인되므로 인격권 침해 불성립 |
| 최종 합계 금액 | 30,000,000원 | 10,000,000원 | 총 0원 원고 완승 | 항소 비용 전체 피고(항소인) 독박 부담 결정 |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 인용이 의미하는 바
고등법원은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제1심 법원의 판결 이유를 그대로 인용(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했습니다. 이는 1심 재판부의 사실인정과 법리 판단이 너무나 완벽하여 상고나 항소심에서 추가로 설시할 필요조차 없다는 뜻입니다. 다만 고등법원은 판결문의 명확성을 위해 두 가지 디테일을 수정·보완했습니다.
하나는 피고의 청구가 별지 목록 제33번부터 96번까지의 특정 사진들에 한정된다는 점을 명시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진 게시가 오로지 원고의 이익으로만 귀결되지 않는다”는 문구를 명시하여 SNS 상의 정보 공유나 게시 행위가 가진 상호 호혜적 혹은 비상업적 성격을 법리적으로 인정한 점입니다. 결과적으로 무리한 기획 소송을 제기한 피고는 자사의 항소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패소의 쓴맛을 보게 되었습니다.

초상권 및 소셜 미디어 저작권 보호 관련 추천 기관 가이드
소셜 미디어 운영이나 마케팅 과정에서 이미지 및 사진 권리 관계를 명확히 하고 법적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상시 소통해야 하는 대한민국 공식 전문 기관들을 추천해 드립니다.
1.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법 제53조에 따른 저작물 정식 등록을 관장하는 주무 기관입니다. 내가 촬영한 독창적인 사진이나 예술 촬영물이 타인에 의해 무단 도용당했을 때, 저작권위원회에 미리 정식 저작물로 등록해 두었다면 창작 시점과 진정한 권리자임을 증명하여 법적 보호를 받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2. 대한법률구조공단
비용 부담 때문에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하기 어려운 개인 크리에이터, 프리랜서 모델, 일반 유저들을 위한 공익 법률 기구입니다. SNS 사진 도용으로 인해 실제로 심각한 초상권 침해나 명예훼손 피해를 보았을 때 민·형사상 대응 방안에 대해 무료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저작권법상의 권리 인정 여부와 별개로, 내 얼굴이 나온 사진이나 유출된 사생활 사진이 타인의 SNS 계정에 무단으로 게시되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을 때 즉각적인 권리침해 정보 심의를 신청할 수 있는 곳입니다. 심의를 통해 해당 게시물에 대한 삭제나 차단 조치를 신속하게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4.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사진뿐만 아니라 웹사이트, 블로그, SNS 카드뉴스 제작에 사용되는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와 폰트, 프로그램의 저작권 라이선스 기준을 안내하는 단체입니다. 상업적 마케팅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타인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예방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5.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국
대한민국 저작권 정책을 수립하고 ‘시각 저작물 및 사진 저작물 이용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는 행정 부서입니다. 일상적인 사진과 법적 보호를 받는 사진 저작물의 경계선에 대해 정부가 제시하는 공식적인 유권해석과 기준을 상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 얼굴이 나왔으니 무조건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다”라는 생각은 법정 안에서 통하지 않는 무지한 오만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법원은 눈에 보이는 외형적 일치나 인물의 포함 여부만을 기계적으로 따지지 않으며, 해당 사진이 만들어진 창작적 노력의 깊이와 게시된 상황의 정황을 명확하고 종합적으로 저울질합니다.
지금 여러분의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계정에 무심코 남겨둔 타인의 사진이 있으신가요? 혹은 내 사진을 퍼간 사람에게 무작정 고액의 합의금 서한부터 보낼 준비를 하고 계십니까? 감정적인 대응에 앞서 해당 사진이 법이 요구하는 ‘창작적 표현’을 담고 있는지 냉정하게 법리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불필요한 소송 비용과 시간 낭비를 막는 유일한 지름길입니다. 지식과 인격의 권리가 복잡하게 얽힌 디지털 시대, 올바른 법적 기준 확립만이 내 권리와 자산을 지키는 가장 안전한 방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