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허위 영상과 명예훼손·저작권 침해-사이버 렉카-저작권변호사

“그냥 유튜브에 올린 영상인데, 설마 수천만 원을 배상해야 할까요?” 조회수 100만을 넘기며 수억 원의 수익을 올린 ‘사이버 렉카’ 유튜버가 결국 법원에서 7,600만 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습니다. 유튜브 허위 영상의 법적 책임
명예훼손, 저작권 침해, 법인 신용 훼손까지 — 이 판결이 사이버 렉카에게 보내는 경고를 지금 확인해 보겠습니다.

유튜브 허위 영상 처벌
유튜브 허위 영상 처벌

사실관계 요약

원고 주식회사 A는 세계적인 K-POP 아이돌 그룹 ‘E’의 소속 연예 기획사이고, 원고 B과 원고 C는 E의 멤버입니다.

피고는 2021. 4.경부터 2023. 6.경까지 익명으로 유튜브 ‘F 채널’을 운영한 사람으로, 연예인에 관한 미확인 정보를 자극적으로 편집하여 조회수와 수익을 추구하는 이른바 ‘사이버 렉카(Cyber Wrecker)’ 유튜버입니다. 피고가 F 채널을 운영하며 얻은 수익은 약 2억 5,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고는 2021. 11. 22.부터 2022. 2. 22.까지 총 4개의 영상을 게시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제1 영상(2021. 11. 22.) : “원고 B이 J 시상식에서 음료수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스태프에게 ‘아이씨’라는 욕설을 하였다”는 내용
  • 제2 영상(2021. 11. 23.) : “E이 M 상을 수상한 것은 틱톡 100% 투표 덕분이고, 미국이 친중국으로 바뀌면서 돈에 굴복해 J의 권위가 상실되었다”는 내용
  • 제3 영상(2022. 2. 19.) : “E 멤버들의 군 입대로 소속사와의 계약이 문제되고 E의 해체가 가까워졌다”는 내용
  • 제4 영상(2022. 2. 22.) : “원고 C의 솔로곡 K는 원고 회사의 음원 사재기 덕분에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내용

이 사건 각 영상에는 원고 회사에 저작권이 귀속된 E 멤버들의 사진 총 21장이 무단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명예훼손·저작권 침해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고,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25. 2. 14. 피고에게 합계 76,000,000원의 손해배상을 명하였습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2. 14. 선고 2024가단226446 판결).

쟁점 정리

본 사건의 핵심 쟁점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이 사건 각 영상의 내용이 ‘사실의 적시’인가, 아니면 단순한 ‘의견 표명’인가?

피고는 이 사건 각 영상에서 의견을 개진하였을 뿐 사실을 적시한 바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사실의 적시와 의견 표명은 명예훼손 성립 여부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므로, 이 사건 각 영상의 내용이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가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둘째, 피고의 행위에 위법성 조각사유가 인정되는가?

피고는 이 사건 각 영상의 내용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위법성 조각 여부가 손해배상책임의 성립을 좌우하는 쟁점이었습니다.

셋째, 법인인 원고 회사도 명예훼손으로 인한 비재산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가?

법인은 자연인과 달리 정신적 고통을 느끼지 않으므로, 법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비재산적 손해배상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넷째, 피고가 이 사건 각 영상에서 사용한 E 사진들이 원고 회사의 저작물에 해당하는가, 그리고 저작권법 제28조(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및 제35조의5(공정한 이용)에 따라 허용되는 범위 내의 이용인가?

피고는 프리소스 사진, 공개된 트위터 사진, 편집된 사진만을 사용하였으므로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저작권법 제28조, 제35조의5).

사이버 렉카 유튜브 허위 영상 처벌
사이버 렉카 유튜브 허위 영상 처벌

판시 내용

가. 사실의 적시 여부 — 인정

법원은 이 사건 제1 영상(“원고 B이 욕설을 하였다”)과 제4 영상(“원고 회사가 음원 사재기를 하였다”)의 내용은 과거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인 증거에 의하여 증명 가능한 사항에 관한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피고가 영상 끝부분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라는 질문을 하였더라도, 이는 앞서 적시한 사실이 존재한다고 전제하고 시청자들의 의견을 묻는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민법상 불법행위가 되는 명예훼손이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사람의 품성, 덕행, 명성, 신용 등 인격적 가치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받는 객관적인 평가를 침해하는 행위를 말하며, 어떤 표현이 사실의 적시인지 의견의 진술인지를 가리기 위해서는 표현의 문언과 함께 기사 전체의 취지, 배경이 된 사회적 흐름과의 연관하에서 표현이 갖는 의미를 살펴 판단하여야 합니다 (대법원 2018. 10. 30. 선고 2014다61654 전원합의체 판결).

나. 위법성 조각 여부 — 불인정

법원은 피고의 위법성 조각 주장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배척하였습니다.

① 피고가 운영한 F 채널은 미확인 정보에 기초하여 자극적·선정적 이슈를 짜깁기하여 조회수와 수익을 추구하는 채널이었습니다.

② 피고는 이 사건 각 영상들을 제작할 당시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게시글·댓글을 근거로 진실이라고 믿었다고 주장하였으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다하였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③ 피고는 유료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며 상당한 수익을 거두었는바,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 때에는 진실한 사실이라는 증명이 있으면 위법성이 없고, 그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하나, 그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 진실이라고 믿게 된 근거나 자료의 확실성과 신빙성, 사실 확인의 용이성,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합니다 (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5다58823 판결).

다. 법인의 비재산적 손해배상청구 — 인정

법원은 법인의 명예나 신용을 훼손하는 행위에는 법인의 목적사업 수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법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일체의 행위가 포함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6다53146 판결; 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1다250735 판결).

이 사건 제2, 3, 4 영상의 내용은 원고 회사의 영업과 경영 전략, E을 활용한 연예매니지먼트 사업 추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원고 회사의 명예와 신용이 훼손되어 목적사업 수행에 영향을 미치게 될 정도로 사회적 평가가 침해되었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원고 회사에 대한 비재산적 손해배상액을 30,000,000원으로 정하였습니다 (민법 제751조 제1항).

라. 저작권 침해 — 인정

법원은 이 사건 각 영상에서 사용된 사진들이 사진 저작물에 해당하고, 그 저작재산권은 원고 회사에 귀속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구도의 설정, 빛의 방향과 양의 조절, 카메라 각도의 설정, 셔터찬스의 포착 등에 있어서 촬영자의 창작적인 고려가 나타난 것으로 보았습니다.

피고의 저작권법 제28조(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및 제35조의5(공정한 이용) 항변에 대하여, 법원은 ① 원고 회사가 해당 사진들을 프리소스로 풀었다는 증거가 없고, ② 편집을 거쳤더라도 원저작물과 별개의 독립한 저작물로서의 창작성이 부가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③ 피고는 영리를 목적으로 위 사진 저작물을 이용하였고 이 사건 각 영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항변을 배척하였습니다 (저작권법 제28조, 제35조의5).

손해배상액 산정과 관련하여, 법원은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에 따라 저작권자가 그 권리의 행사로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을 기준으로 하되, 원고 회사가 사진 저작물에 대하여 장당 1,000,000원의 사용료를 지급받아 온 사실을 인정하여 21,000,000원을 손해배상액으로 산정하였습니다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 대법원 2001. 11. 30. 선고 99다69631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2다104137 판결).

마. 최종 손해배상액

원고손해배상액근거
원고 회사51,000,000원 (명예훼손 30,000,000원 + 저작권 침해 21,000,000원)명예·신용 훼손, 저작권 침해
원고 B10,000,000원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원고 C15,000,000원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합계76,000,000원
사이버 렉카 손해배상_2024가단226446
사이버 렉카 손해배상_2024가단226446

핵심 포인트 — 반드시 알아야 할 4가지

① “의견입니다”라는 말 한마디로 명예훼손을 피할 수 없습니다.

영상 말미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라는 질문을 붙이더라도, 그 앞에서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였다면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 성립합니다. 표현의 형식이 아니라 전체적인 내용과 맥락을 기준으로 사실 적시 여부를 판단합니다 (대법원 2018. 10. 30. 선고 2014다61654 전원합의체 판결).

② 인터넷 포털 댓글은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위법성 조각을 위한 ‘상당한 이유’는 단순히 인터넷에 같은 내용의 글이 많다는 사정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통해 그 진실성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자료나 근거에 의하여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5다58823 판결).

③ 법인도 명예훼손으로 인한 비재산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인은 정신적 고통을 느끼지 않지만, 법인의 목적사업 수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행위는 법인에 대한 명예훼손으로서 비재산적 손해배상의 대상이 됩니다 (민법 제751조 제1항; 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1다250735 판결). 연예 기획사의 경우 소속 아이돌의 이미지가 곧 사업의 핵심 자산이므로, 이에 대한 허위 정보 유포는 법인의 사회적 평가를 직접적으로 침해합니다.

④ 공개된 사진이라도 영리 목적으로 무단 사용하면 저작권 침해입니다.

트위터 등 SNS에 공개된 사진이라도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영리 목적의 유튜브 영상에 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 제28조의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이나 제35조의5의 ‘공정한 이용’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특히 영리 목적이 있고 해당 사진이 영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경우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저작권법 제28조, 제35조의5, 제125조 제2항).

IT저작권변호사-김정민-프로필
IT저작권변호사-김정민-프로필

마치며 — ‘사이버 렉카’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습니다

이 판결은 단순한 손해배상 판결을 넘어, 디지털 시대의 표현의 자유와 책임의 경계를 다시 한번 명확히 그은 사례입니다.

조회수와 수익을 위해 미확인 정보를 자극적으로 편집하여 유포하는 행위는 ①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 ② 법인에 대한 신용 훼손, ③ 저작권 침해라는 세 가지 법적 책임을 동시에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피고가 F 채널 운영으로 얻은 수익이 약 2억 5,000만 원인 반면, 이 사건 손해배상액은 7,600만 원에 그쳤지만, 이는 민사 손해배상에 불과합니다. 피고는 이미 다른 연예인들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재판도 받고 있습니다.

“클릭 한 번으로 수익을 올리는 시대, 그 클릭의 무게는 생각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2. 14. 선고 2024가단226446 판결, 민법 제751조 제1항, 저작권법 제28조·제35조의5·제125조 제2항, 대법원 2018. 10. 30. 선고 2014다61654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1다25073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