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 상세페이지 무단 도용, 저작권 침해 손해배상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공들여 만든 상세페이지가 어느 날 다른 판매자의 쇼핑몰에 그대로 올라가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상세페이지 무단 도용
저작권 등록까지 마친 상태에서 무단 도용을 발견했다면 당연히 강하게 대응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원고는 형사 고소에서 벌금 30만 원짜리 약식명령을 받아내고, 민사 소송에서 200만 원을 청구했음에도 불구하고 1심과 2심 모두에서 30만 원만 인정받았습니다. 항소까지 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고, 항소비용까지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부산지방법원 2026. 2. 12. 선고 2025나43087 판결을 통해 상세페이지 저작권 침해 소송의 현실을 짚어보겠습니다.

상세페이지 무단 도용-저작권 침해 손해배상
상세페이지 무단 도용-저작권 침해 손해배상

1. 사실관계 요약 — 당사자가 직면한 위기와 문제

가. 원고의 저작물과 피고의 무단 사용

원고 주식회사 A는 소형가전제품·주방용품 도매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자체 운영 웹사이트를 통해 소형가전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원고는 2023년 9월 14일 ‘C’ 제품 판매를 위한 상세페이지(이 사건 저작물)를 창작하여 공표하였고, 이후 한국저작권위원회에 편집저작물로 저작권 등록까지 마쳤습니다.

이 사건 저작물 하단에는 “본 상품은 온라인 재판매를 불허하는 상품입니다. 본 상품의 이미지를 포함한 모든 콘텐츠 및 이미지의 저작권은 ㈜A에 있으며, 저작권법에 의거 엄격히 보호받고 있습니다.”라는 경고 문구까지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피고 B는 2024년 2월 21일경부터 2024년 3월 6일까지 약 2주간 자신이 운영하는 ‘F’ 입점방식 쇼핑몰에서 동일 제품을 판매하면서 원고의 허락 없이 이 사건 저작물을 상품 상세란에 그대로 게시하였습니다.

나. 원고가 직면한 위기와 문제

원고가 직면한 위기는 단순한 저작권 침해 그 자체보다 손해액 입증의 어려움에 있었습니다. 저작권 침해 사실 자체는 명확하였고, 형사 절차에서도 피고가 벌금 3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아 침해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민사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침해 사실의 인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로 얼마의 손해가 발생하였는지를 구체적으로 입증하거나 법원이 인정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원고는 이 사건 저작물 제작에 143만 원을 지출하였다는 점을 손해액의 근거로 제시하였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원고는 200만 원을 청구하였지만 1심에서 30만 원만 인정받았고, 항소심에서도 같은 결론이 유지되었습니다.

2. 쟁점 정리 — 위기를 어떻게 해결하려 했는가

가. 원고의 법적 대응 전략

원고는 민·형사 양면 대응 전략을 취하였습니다.

대응 수단내용결과
형사 고소저작권법 위반 혐의 고소피고 벌금 30만 원 약식명령
민사 소송 (1심)200만 원 손해배상 청구30만 원 인용
민사 항소 (2심)170만 원 부분 취소 청구항소 기각

민사 소송에서 원고는 저작권법 제125조(손해액 추정)와 제126조(상당한 손해액 인정)를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특히 원고는 이 사건 저작물 제작을 위해 외부 업체 G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143만 원을 지급하였다는 점을 손해액 산정의 핵심 근거로 제시하였습니다.

나. 핵심 쟁점 — 손해액을 얼마로 볼 것인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저작권 침해 여부가 아니라 손해액의 범위였습니다. 법원은 저작권 침해 사실과 손해배상 의무 자체는 인정하였으나,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액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 두 가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첫째, 원고가 G에 지급한 143만 원이 이 사건 저작물 제작 대가인지 불분명하였습니다. 해당 계약은 상세페이지 제작 등에 관한 포괄적 용역계약으로, 143만 원이 이 사건 저작물 하나에 대한 대가인지, 여러 콘텐츠를 포함한 금액인지 계약서 문언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둘째, 원고가 제출한 견적서가 이 사건 저작물에 관한 것인지 특정되지 않았고, 견적서만으로는 원고가 실제로 그 금액을 지출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쇼핑몰 상세페이지 무단 도용 저작권 침해
쇼핑몰 상세페이지 무단 도용 저작권 침해

3. 판시 내용 — 법원의 최종 판단

가. 저작권 침해 및 손해배상 책임 인정

법원은 이 사건 저작물이 소재의 선택이나 배열에 창작성이 있는 독자적인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상 보호되는 편집저작물에 해당하고, 피고가 원고의 허락 없이 이를 게시함으로써 복제권 등 원고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음을 인정하였습니다.

나. 손해액 — 30만 원

법원은 저작권법 제126조에 따라 변론의 취지 및 증거조사 결과를 참작하여 손해액을 30만 원으로 인정하였습니다. 법원이 고려한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려 요소내용
제작비 입증 불충분143만 원이 이 사건 저작물만의 제작 대가인지 불분명
실제 판매 미성사피고가 저작물을 사용하였으나 실제 제품 판매에는 이르지 못함
침해 기간 단기게시 기간이 약 2주에 불과
즉각적인 게시 중단원고의 이메일 수령 후 곧바로 게시 중단

결론적으로 법원은 1심과 동일하게 30만 원을 손해액으로 인정하고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4. 핵심 포인트 — 소송 전략상 잘한 점과 못한 점

가. 좋은 대응 ✅

① 저작권 등록의 사전 완료 원고는 이 사건 저작물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 편집저작물로 등록하였습니다. 저작권 등록은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저작물의 존재와 창작 시점을 추정받는 데 유리하게 작용하며, 이 사건에서도 저작권 침해 사실 자체는 신속하게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② 저작물 하단 경고 문구 삽입 상세페이지 하단에 저작권 보호 및 무단 사용 금지 경고 문구를 명시한 것은 피고의 고의·과실을 입증하는 데 유리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피고가 경고 문구를 인식하고도 무단 사용하였다는 점이 형사 절차에서 약식명령으로 이어지는 데 기여하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③ 형사·민사 병행 대응 형사 고소를 통해 피고의 저작권 침해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받고, 이를 민사 소송의 기초 증거로 활용한 것은 올바른 전략이었습니다. 형사 약식명령은 민사 소송에서 침해 사실 인정의 유력한 근거가 됩니다.

나. 미흡한 점 ❌

① 손해액 입증 자료의 결정적 부족 이 소송의 가장 큰 패인입니다. 원고는 143만 원의 제작비를 손해액 근거로 제시하였으나, 해당 금액이 이 사건 저작물 하나만을 위한 대가임을 특정하는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였습니다. 포괄적 용역계약 하에서 특정 저작물의 제작 단가를 입증하려면, 해당 저작물에 대한 별도의 발주서, 납품 확인서, 단가 명세서 등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사전에 준비하지 못한 것이 손해액 인정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② 법정손해배상 청구의 미활용 저작권법 제125조의2는 저작재산권자가 실제 손해액 입증 대신 법정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저작물 1개당 1,000만 원 이하의 범위에서 상당한 금액을 청구할 수 있는 이 제도를 활용하였다면, 손해액 입증의 어려움을 우회하면서 더 높은 금액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원고가 이 조항을 활용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전략적 선택입니다.

③ 항소의 실익 판단 미흡 1심에서 30만 원이 인정된 상황에서 원고는 170만 원 추가 인용을 구하며 항소하였으나, 손해액 입증 자료를 새롭게 보완하지 못한 채 항소심에서도 동일한 결론을 받았습니다. 항소심에서 결과를 뒤집으려면 1심에서 제출하지 못한 새로운 증거나 법리적 주장이 필요합니다. 추가 입증 자료 없이 항소를 제기한 것은 항소비용 부담이라는 추가적인 손실로 이어졌습니다.

IT저작권변호사-김정민-프로필
IT저작권변호사-김정민-프로필

저작권 등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 판결이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저작권 침해를 입증하는 것과 손해액을 입증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저작권 등록을 마치고 경고 문구까지 삽입하였더라도, 막상 소송에서 “얼마의 손해를 입었는가”를 구체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면 법원이 인정할 수 있는 금액은 크게 줄어듭니다.

상세페이지나 콘텐츠를 외주 제작하는 사업자라면 지금 당장 두 가지를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각 저작물별 제작 단가를 특정할 수 있는 계약서와 발주서를 갖추고 있는가? 둘째, 저작권 침해 발생 시 법정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한 다양한 청구 전략을 사전에 검토하고 있는가? 저작권은 등록하는 순간이 아니라, 침해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비로소 완전한 무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