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을 직접 보내지 않고 영상통화 화면공유로 잠깐 보여준 것뿐인데, 그게 정말 징역 1년 6월짜리 범죄가 될 수 있을까요?”
영상통화 화면공유가 성폭법위반
전 연인의 성관계 동영상을 영상통화 화면공유 방식으로 지인에게 보여준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6. 11. 선고 2026고단140 판결). 파일 전송이 아닌 화면공유가 성폭력처벌법상 ‘제공’에 해당하는지를 정면으로 다룬 이 판결은, 디지털 성범죄의 처벌 범위에 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핵심 쟁점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다음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① 영상통화 화면공유 방식으로 불법촬영물을 보여주는 행위가 성폭력처벌법상 ‘제공’에 해당하는지 여부
② 파일을 직접 전송하지 않고 화면공유만 했는데도 유죄가 인정된 구체적 이유
③ 촬영 당시 합의하에 촬영된 영상이라도 사후 유포 시 처벌받는 법적 근거
④ 누범 기간 중 범행이 양형에 미치는 영향과 이 사건에서 실형이 선고된 이유
⑤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촬영물에 대한 통제권이 법적으로 보호받는 범위

1. 사실관계 요약 — 당사자가 직면한 위기
가. 사건의 경위
피고인 A는 피해자 B(10대 후반 여성)와 교제하다가 2024. 12. 중순경 헤어졌습니다. 피고인은 헤어진 지 열흘도 지나지 않은 2024. 12. 26. 지인 C, D과 영상통화를 하던 중, C에게 교제 기간 중 합의하에 촬영하였던 피해자와의 성관계 동영상 및 사진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화면공유 방식으로 제공하였습니다. C은 해당 영상을 실제로 녹화하였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진과 영상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자 “한 달 동안 자신이 있는 곳으로 와서 매일 뺨을 맞아라”, “평생 불안해할라고 살라”는 등의 말을 하였습니다. 피고인은 2019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죄 등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나 유예기간 중 협박죄로 실형을 선고받아 집행유예가 실효되었고, 2023. 11. 5. 형 집행을 종료한 후 누범 기간 중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나. 당사자들이 직면한 위기
| 구분 | 내용 |
|---|---|
| 피고인의 위기 | 파일을 직접 전송하지 않고 화면공유만 했다는 이유로 무죄를 주장하였으나, 법원이 이를 ‘제공’으로 인정하여 누범 가중까지 더해진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상황 |
| 피해자의 위기 | 교제 중 합의하에 촬영된 영상이 헤어진 직후 지인에게 유포되고, 삭제 요청에 협박까지 당하는 이중 피해를 입은 상황 |
| 핵심 쟁점 | 영상통화 화면공유 방식이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의 ‘제공’에 해당하는지 여부 |
2. 핵심 쟁점 Q&A
Q1. 화면공유 방식으로 영상을 보여주는 행위가 성폭력처벌법상 ‘제공’에 해당하나요?
A. 법원은 이를 긍정하였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2항은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2항).
법원은 ①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의 취지가 촬영대상자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촬영물에 대한 통제권을 보호하는 데 있는 점, ② 파일 자체를 전송하는 방법이 아니더라도 화면공유 과정에서 상대방이 녹화 등 기능으로 손쉽게 저장 및 복제가 가능한 경우 반복적인 시청 및 확산 위험이 발생하는 점, ③ D 영상통화에서 화면공유 기능으로 보여주는 경우 공유된 영상은 녹화 기능을 통해 손쉽게 저장 및 복제가 가능한 상태가 되고 C이 실제로도 해당 영상을 녹화한 점, ④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촬영물에 대한 통제권이 침해되었다고 충분히 인정되는 점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행위가 ‘제공’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6. 11. 선고 2026고단140 판결).
Q2. 이전에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은 휴대전화 화면으로 보여주는 행위를 무죄로 판단한 적이 있는데, 이 사건과 어떻게 다른가요?
A. 두 판결의 결론이 다른 핵심은 ‘저장·복제 가능성’과 ‘실제 녹화 여부’에 있습니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은 피고인이 휴대전화 화면에 나체사진을 띄워 타인에게 보여준 행위는 촬영물의 교부에 이르지 않아 ‘제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4. 8. 28. 선고 2024고단24 판결). 그 사건에서는 상대방이 화면을 직접 보는 것에 그쳤고, 저장·복제로 이어질 수 있는 기술적 환경이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이 사건에서는 D 영상통화의 화면공유 기능을 이용하였고, 상대방 C이 실제로 해당 영상을 녹화하였습니다. 법원은 화면공유 방식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손쉽게 저장·복제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 확산 위험을 현실화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화면을 보여주는 행위와 질적으로 다르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즉, ‘제공’의 성립 여부는 행위의 형식이 아니라 피해자의 통제권 침해 가능성과 실제 확산 위험의 발생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6. 11. 선고 2026고단140 판결).

Q3. 교제 중 합의하에 촬영된 영상인데도 처벌받나요?
A. 네, 처벌받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은 “제1항의 촬영이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경우(자신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경우를 포함한다)에도 사후에 그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등을 한 자”를 처벌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2항). 촬영 당시의 동의와 사후 유포에 대한 동의는 별개입니다. 교제 중 합의하에 촬영하였더라도 헤어진 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면 그 자체로 범죄가 성립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해자가 삭제를 요청하였음에도 피고인이 이를 무시하고 지인에게 화면공유한 것이 범행의 핵심입니다.
Q4. 피고인과 변호인은 어떤 논리로 무죄를 주장하였고,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나요?
A. 피고인과 변호인은 화면공유 방식으로 불법촬영물을 공유하는 행위는 파일 자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므로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의 ‘제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는 앞서 살펴본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판결의 논리, 즉 ‘제공’은 촬영물의 교부를 의미하며 단순히 화면으로 보여주는 행위는 교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에 기반한 것입니다(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4. 8. 28. 선고 2024고단24 판결).
그러나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성폭력처벌법의 보호 목적이 촬영대상자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촬영물에 대한 통제권 보호에 있는 이상, ‘제공’의 의미는 물리적 파일 전달에 국한되지 않고 상대방이 저장·복제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행위까지 포함한다고 해석한 것입니다. 특히 C이 실제로 영상을 녹화하였다는 사실은 화면공유 행위가 단순한 열람 제공을 넘어 촬영물의 확산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가 되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6. 11. 선고 2026고단140 판결).
Q5. 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이 선고되었나요? 집행유예는 불가능했나요?
A. 이 사건에서 실형이 선고된 결정적 이유는 누범 가중입니다. 형법 제35조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를 받은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경우 누범으로 가중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형법 제35조). 피고인은 2023. 11. 5. 형 집행을 종료한 후 불과 1년여 만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으므로 누범 기간 중 재범에 해당합니다.
나아가 법원은 ① 10대 후반 피해자가 삭제를 요청하자 “매일 뺨을 맞아라”, “평생 불안해할라고 살라”는 등의 말을 한 점, ② 2019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집행유예를 받고 유예기간 중 협박죄로 실형을 선고받아 집행유예가 실효된 전력이 있는 점, ③ 형 집행 종료 후 누범 기간 중 재범한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종합하여 실형을 선고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6. 11. 선고 2026고단140 판결). 형법 제62조 제1항은 집행유예를 선고하려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이어야 하고, 누범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습니다(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
Q6.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은 왜 면제되었나요?
A. 법원은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 이수명령, 취업제한명령만으로도 어느 정도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나이, 범행의 경위 및 태양, 공개·고지명령으로 기대되는 이익 및 예방 효과와 그로 인한 불이익 및 부작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6. 11. 선고 2026고단140 판결). 공개·고지명령은 재범 방지 효과와 피고인의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법원이 재량으로 면제할 수 있으며, 실형 선고와 취업제한명령이 이미 부과된 점이 면제 판단에 영향을 미쳤습니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마치며
“그렇다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화면공유 방식의 유포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인가요?” 이 판결은 그렇다고 명확히 답하고 있습니다. 파일을 직접 전송하지 않더라도 영상통화 화면공유처럼 상대방이 손쉽게 저장·복제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행위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의 ‘제공’에 해당합니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2항). 교제 중 합의하에 촬영된 영상이라도 헤어진 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제3자에게 보여주는 순간 그것은 중대한 성폭력범죄가 됩니다. 특히 누범 기간 중 재범이라면 집행유예 없이 실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할수록 성범죄의 수법도 다양해지지만, 법원은 기술의 형식이 아닌 피해자의 권리 침해 실질을 기준으로 처벌 범위를 판단하고 있다는 점을 이 판결은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6. 11. 선고 2026고단14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