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UI 화면을 베꼈다고 저작권 침해 소송했다가 전부 패소한 이유

“우리 앱 화면을 그대로 베꼈습니다. 저작권 침해입니다.” 이 말, 얼핏 들으면 당연히 이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고 일부는 아예 각하했습니다. 앱 UI 화면 분쟁
소송비용도 원고가 전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앱 UI 화면이 저작권으로 보호받으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그리고 저작권 침해금지 청구를 할 때 어떤 함정이 숨어 있는지를 이 판결이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지금부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2. 10. 선고 2024가합105008 판결을 하나씩 뜯어보겠습니다.

앱 UI 화면 도용-저작권침해
앱 UI 화면 도용-저작권침해

1. 사실관계 요약 — 당사자가 직면한 위기와 문제

가. 원고의 서비스와 피고의 등장

원고 주식회사 A는 소프트웨어 개발·유통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이커머스 업체들을 대상으로 간편 회원가입 기능이 있는 ‘C’ 서비스를 개발하여 2020년 7월경부터 ‘D’라는 플랫폼에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복잡한 인증 없이 기존에 보유한 플랫폼 계정(카카오, 네이버 등)으로 새로운 웹사이트나 앱에 간편하게 회원가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같은 플랫폼 D에서 피고 주식회사 B가 동일한 기능의 ‘E’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원고는 피고 서비스의 UI 화면이 자신의 서비스 UI 화면과 동일하다고 판단하였고, 2024년 7월 8일 플랫폼 D에 피고가 원고 서비스의 UI를 도용하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나. 원고가 직면한 위기

원고의 위기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경쟁사가 자신이 공들여 만든 UI 화면을 그대로 모방하여 같은 플랫폼에서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원고 입장에서는 수년간 개발한 서비스의 핵심 화면 구성이 경쟁사에 의해 무단으로 복제되어 시장에서 직접적인 경쟁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둘째, 플랫폼을 통한 자체 해결 시도가 반쪽짜리 결과에 그쳤다는 점입니다. 피고는 원고의 요청 이후 서비스 내 키워드를 ‘F 로그인/회원가입’에서 ‘G 로그인/회원가입’으로 변경하는 데 그쳤을 뿐, UI 화면 자체는 그대로 유지하였습니다. 결국 원고는 법원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2. 쟁점 정리 — 위기를 어떻게 해결하려 했는가

가. 원고의 법적 대응 전략

원고는 두 가지 청구를 병행하였습니다.

청구 유형내용
침해금지 청구피고 서비스 UI 화면의 복제·배포·전송·판매 및 2차적저작물 작성·판매 금지
손해배상 청구5,000만 원 및 지연손해금 지급

원고의 핵심 주장은 자신의 서비스 UI 화면(원고 화면)이 저작권법상 편집저작물에 해당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① 수많은 로그인 플랫폼 옵션 중 카카오와 네이버를 핵심 소재로 선택한 창작성, ② 화면 상단부를 간편 회원가입 영역, 하단부를 기존 회원 로그인 영역으로 1:1 비중으로 분리한 독창적 구성, ③ 기존 회원 로그인과 비회원 주문조회를 동일 영역 내에서 전환 가능하도록 구성한 방식, ④ 서비스 소개 링크 버튼, 뒤로가기 버튼, 홈화면 복귀 버튼 등의 소재 선택에 창작성이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나. 핵심 쟁점 두 가지

쟁점 1 — 청구취지의 특정 여부(소송요건) 2차적저작물 작성·복제·배포·전송·판매 금지 청구가 집행 가능할 정도로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쟁점 2 — 원고 화면의 편집저작물 해당 여부(본안) 원고 UI 화면이 저작권법 제2조 제18호의 편집저작물로서 소재의 선택·배열·구성에 창작성이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저작권법 제2조 제18호, 제6조 제1항).

앱 UI 화면 도용 상대방에 소송 후 전부 패소
앱 UI 화면 도용 상대방에 소송 후 전부 패소

3. 판시 내용 — 법원의 최종 판단

가. 2차적저작물 관련 금지청구 — 각하

법원은 직권으로 2차적저작물 작성·복제·배포·전송·판매 금지청구 부분을 각하하였습니다. 민사소송에서 청구취지는 내용 및 범위를 명확히 알아볼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하는데, 피고의 저작물이 원고 서비스의 2차적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집행단계에서 집행기관이 판단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 저작권 침해소송 절차에서 법원이 판단하여야 하는 사항이므로, 이러한 내용의 판결이 선고되더라도 집행단계에서 다시 분쟁이 발생할 염려가 있어 청구취지가 집행 가능할 정도로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 2011. 9. 8. 선고 2011다17090 판결 참조).

나. 원고 화면의 편집저작물 해당 여부 — 창작성 부정

법원은 원고 화면이 편집저작물로서의 창작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대법원 2021. 8. 26. 선고 2020도13556 판결 참조).

원고의 창작성 주장법원의 판단
카카오·네이버를 핵심 소재로 선택다른 서비스들에서도 주된 로그인 옵션으로 선택되고 있고, 각 플랫폼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에 불과
간편 회원가입·기존 로그인 영역 1:1 상하 분리스마트폰 세로 화면의 가장 간단하고 효율적인 구성 방식이며, 유사 서비스에서도 이미 사용 중
기존 회원 로그인·비회원 주문조회 전환 구성다른 서비스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구성
뒤로가기·홈 버튼 등 소재 선택아이폰·안드로이드 앱 UI의 일반적 특징에 불과, 단순한 아이디어나 기능상 유용성에 지나지 않음

결론적으로 법원은 원고 화면이 간편 회원가입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라면 누구나 같거나 유사한 자료를 선택할 수밖에 없고, 구성 요소들도 단순한 아이디어나 기능상의 유용성에 머물고 있어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편집저작물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습니다.

4. 핵심 포인트 — 이 소송에서 Pros & Cons

가. 긍정적인 점 ✅

① 소송 제기 전 플랫폼을 통한 사전 대응 시도 원고는 소송 전 플랫폼 D에 피고의 UI 도용 중단을 요청하는 절차를 먼저 밟았습니다. 이는 분쟁 해결의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피고가 키워드를 변경하는 데 그쳤다는 사실을 소송 기록에 남겨 피고의 침해 인식을 간접적으로 소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② 편집저작물 법리를 적극 원용한 주장 구성 원고는 UI 화면을 편집저작물로 구성하여 소재의 선택·배열·구성 각각에 대해 구체적인 창작성 근거를 제시하였습니다. 단순히 “베꼈다”는 주장에 그치지 않고 법리적 틀을 갖추어 주장을 구성한 점은 소송 전략으로서 올바른 방향이었습니다.

나. 미흡한 점 ❌

① 2차적저작물 금지청구의 청구취지 특정 실패 가장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2차적저작물 작성·복제·배포·전송·판매 금지’라는 청구취지는 집행 단계에서 무엇이 2차적저작물인지를 집행기관이 판단할 수 없어 집행 불가능한 청구입니다. 이 부분은 소송요건 단계에서 각하되었습니다. 침해금지 청구를 할 때는 금지 대상을 구체적인 제품·서비스·화면으로 특정하여야 하며, ‘2차적저작물’과 같은 법적 개념을 청구취지에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1. 9. 8. 선고 2011다17090 판결).

② UI 화면의 창작성 입증 전략의 한계 원고가 주장한 창작성의 근거들이 모두 기능적 필요성이나 업계 관행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UI 화면의 저작권 보호를 주장하려면, 동종 서비스들과 비교하여 원고 화면만의 독자적이고 개성 있는 표현 요소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선행 서비스들과의 차별성을 입증하는 자료를 충분히 준비하였어야 합니다. 특히 원고 서비스가 다른 유사 서비스들보다 먼저 창작되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한 것은 결정적인 약점이었습니다.

③ 저작권 외 다른 법적 근거의 미활용 UI 화면의 저작권 보호가 어렵다는 점은 법원 실무에서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된 경향입니다. 원고로서는 저작권 침해 외에도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타인의 성과 무단 사용 등) 등 다른 법적 근거를 병행하여 주장하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컴퓨터 전공 코딩하는 김정민 변호사
컴퓨터 전공 코딩하는 김정민 변호사

마치며 — UI 화면, 저작권으로 지키기 어렵습니다

이 판결이 주는 메시지는 냉정합니다. 앱이나 웹서비스의 UI 화면은 저작권으로 보호받기 매우 어렵습니다. 기능적 필요성에서 비롯된 구성, 업계에서 통용되는 배치 방식, 플랫폼 가이드라인에 따른 디자인은 아무리 공들여 만들었더라도 창작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경쟁사가 내 서비스를 모방하고 있다면,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반드시 두 가지를 먼저 점검하셔야 합니다. 첫째, 내 화면에 정말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창작적 표현이 있는가? 둘째, 청구취지를 집행 가능한 수준으로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가? 이 두 가지 질문에 명확히 답하지 못한 채 소송을 제기하면, 이 사건처럼 소송비용까지 전부 부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소송은 준비된 자의 무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