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인수 투자계약에서 전환권과 상환권의 법적 쟁점-스타트업변호사

“신주인수 투자계약서에 사인하는 순간, 당신의 회사는 이미 당신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창업자라면 누구나 투자유치를 꿈꿉니다. 수백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투자자와 악수를 나누며 성장을 향해 달려가는 그 순간은 분명히 짜릿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계약서 안에 조용히 숨어 있는 몇 줄의 조항이, 훗날 창업자 자신의 경영권을 흔들고 회사의 미래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2023년 이후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급격한 냉각기를 맞았고, 딥테크 투자 감소, 미·중 갈등,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이 겹치면서 수많은 기업이 기존보다 낮은 기업가치로 투자를 받는 이른바 ‘다운라운드(Down Round)’ 로 내몰렸었죠.
바로 그 순간, 투자계약서에 당연한 듯 박혀 있던 두 개의 조항이 깨어났습니다.
전환권(Conversion Right)상환권(Redemption Right).

다운라운드 상황에서 이 두 권리가 동시에 작동하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집니다. 창업자 지분은 순식간에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고, 배당가능이익이 없는 회사는 상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계약 위반자로 몰리게 됩니다. 심지어 창업자 개인이 연대책임을 지게 되는 상황까지 벌어집니다.

한국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의 표준 구조인 상환전환우선주(RCPS) 는 자본과 부채의 경계 어딘가에 존재하는 하이브리드 증권입니다. 그 안에 담긴 전환권과 상환권의 법적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다면, 그 순간부터 회사의 미래는 창업자가 아닌 계약서가 결정하게 됩니다.

지금부터 그 계약서 안에 무엇이 쓰여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법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신주인수 투자계약에서 전환권 상환권
신주인수 투자계약에서 전환권 상환권

1. 들어가며

2023년 이후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급격한 시장 냉각기를 맞이하였습니다. 딥테크 산업 전반의 투자 감소, 미·중 갈등, 불확실한 거시경제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많은 기업이 안정적인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 결과 기업들이 기존보다 낮은 기업가치로 투자를 받는 이른바 ‘다운라운드(Down Round)’가 빈번해졌고, 이 과정에서 투자계약서에 포함된 전환권(Conversion Right)상환권(Redemption Right) 조항이 실질적인 법적·경제적 분쟁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Redeemable Convertible Preferred Stock) 중심의 투자 구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전환권이 전환가격 조정 조항(희석방지 조항)과 결합하면 폭발적인 법적·경제적 효과를 낳습니다. 이하에서는 전환권과 상환권의 법적 구조, 실무상 쟁점, 그리고 향후 방향성을 살펴보겠습니다.

2.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법적 구조

가. 종류주식으로서의 RCPS

상환전환우선주(RCPS)는 상환권(Redemption Right)과 전환권(Conversion Right)을 동시에 가지면서 배당에 관하여도 우선적 권리가 부여된 우선주입니다. 비상장회사 및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수단으로 널리 사용되며, 주주의 청구에 따라 상환·전환할 수 있는 ‘주주상환(전환)주식’과 회사의 선택에 따라 상환·전환을 결정할 수 있는 ‘회사상환(전환)주식’의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상법은 종류주식의 발행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 전환에 관한 종류주식: 회사가 종류주식을 발행하는 경우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주주는 인수한 주식을 다른 종류주식으로 전환할 것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전환의 조건, 전환의 청구기간, 전환으로 인하여 발행할 주식의 수와 내용을 정하여야 합니다. (상법 제346조 제1항)
  • 상환에 관한 종류주식: 회사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회사의 이익으로써 소각할 수 있는 종류주식을 발행할 수 있으며, 정관에 상환가액, 상환기간, 상환의 방법과 상환할 주식의 수를 정하여야 합니다. 또한 주주가 회사에 대하여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종류주식도 발행할 수 있습니다. (상법 제345조 제1항, 제3항)

나. RCPS의 회계 처리 — IFRS와 K-GAAP의 차이

RCPS를 회계상 자본으로 볼지 부채로 볼지는 적용 회계기준에 따라 달라집니다.

  •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주주에게 상환권이 있는 주식은 발행자가 계약에 따라 현금이나 다른 금융자산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부채로 분류합니다. IFRS는 형식보다 실질을 우선시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 K-GAAP(일반기업회계기준): 주주에게 상환권이 있더라도 그 주식이 의결권이나 배당권 등 자본의 성격을 유지하고 있다면 자본으로 분류합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회계기준을 K-GAAP에서 IFRS로 전환하면 RCPS가 부채로 재분류되어 부채비율이 단기간에 급등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상장회사(K-GAAP 적용)의 전환주식과 상환전환주식은 모두 자기자본으로 처리하나, 상장회사(K-IFRS 적용)의 경우 전환가격조정(refixing) 조항이 있는 경우 전환주식과 상환전환주식 모두 부채로 처리하고, 전환가격조정 조항이 없는 경우에는 투자자가 상환청구권을 보유하는 경우 부채로, 발행회사가 상환청구권을 보유하는 경우 자본으로 처리합니다. (임재연, 『회사법 I[개정8판]』, 박영사(2022년), 427면)

또한 주주가 상환청구권을 보유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는 국제회계기준(IFRS)상 원칙적으로 부채로 분류되며, 이러한 유형의 상환전환우선주의 인수는 메자닌(Mezzanine) 투자로 인정되기 때문에 신탁자산을 활용하여 직·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없습니다.

신수인수 투자게약에서 RCPS
신수인수 투자게약에서 RCPS

3. 전환권의 법적 구조와 희석방지 조항

가. 전환권의 의의

전환권은 우선주 보유자가 일정한 조건에서 보통주나 다른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입니다. 주주가 전환권을 행사하면 해당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전환권이 있는 우선주가 소멸하고 보통주가 발행됩니다. 전환이 발생하는 순간 회사의 지분 구조는 새롭게 구성되고, 후속 투자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주도권이 바뀔 수 있습니다.

나. 희석방지 조항(Anti-Dilution Provision)의 의의

후속 투자 시 기존 인수대금보다 낮은 단가로 신주를 발행하게 되면, 기존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지불하여 적은 수의 주식을 보유하게 된 것이므로 후속 투자자에 비해 보유 주식의 가치가 떨어지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후속 라운드의 투자단가가 기존보다 낮아질 경우 기존 신주인수계약상 전환비율이 조정되며, 기존 주주로 하여금 보유 전환주식을 전환하여 전환 전보다 많은 수의 보통주식을 보유하게끔 함으로써 기존 투자자들의 손실을 최대한 보전하는 기능을 합니다. 이를 희석방지 조항(Anti-Dilution Provision) 이라고 합니다.

희석방지 조항은 회사의 자본구조에 변동이 발생하여 전환사채권자(또는 전환우선주 보유자)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사정이 발생하면, 공평의 견지에서 전환사채권자에게 기대되었던 경제적 가치가 그대로 유지되도록 전환가액을 조정하려는 약정을 의미합니다.

전환사채 발행 이후 회사에서 주식배당·주식분할·주식병합 등 무상증자를 실시하면 주식 수 증가로 인하여 주식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이후 전환사채권자가 전환으로 신주를 받을 때 그만큼 손실을 입는 대신 기존주주가 그만큼 이익을 얻습니다. 이런 부당한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 통상 전환사채 계약을 체결할 때 전환가액을 조정할 수 있게 정하여 전환사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합니다.

주식의 시가보다 낮은 전환가액·행사가액에 의한 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등은 회사의 순자산이 증가하기는 하지만 시가보다 낮은 발행가액으로 인하여 1주당 순자산은 감소하므로 전환권의 가치를 희석시키는 행위로서 통상 희석화 방지조항의 적용대상에 포함됩니다.

다. Full Ratchet 방식과 Weighted Average 방식의 비교

희석방지 조항의 전환가액 조정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Full Ratchet 방식

단 한 주라도 신규 발행가가 기존 전환가액보다 낮아지면, 기존 우선주의 전환가격이 그 낮아진 가격으로 즉시 하향 조정되는 방식입니다. 가장 강력한 투자자 보호장치로, 투자금 대비 실제 보유 지분을 극적으로 늘릴 수 있습니다.

예시: 기존 전환가가 1만 원인데 신규 투자를 받으면서 발행하는 주식의 발행가가 2,000원이라면, 기존 투자자의 전환가는 2,000원으로 조정되고, 기존 투자자는 전환권을 행사해 5배의 보통주를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한국의 투자 실무에서는 이 Full Ratchet 방식이 절대적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어, 희석의 속도와 규모가 미국보다 훨씬 더 극단적입니다.

2) Weighted Average 방식

기존 전환가액과 후속 투자 시의 투자가액 사이의 어느 지점(기존 투자와 후속 투자의 Weight를 반영하여 계산된 지점)에서 전환가액이 정해지는 방식입니다. Full Ratchet 방식보다 전환권 행사에 따라 증가되는 주식수가 크지 않아 창업자 지분 희석이 덜합니다.

Weighted Average 방식에는 보통주뿐만 아니라 기존에 발행된 우선주들과 옵션까지 모두 포함하여 계산하는 방식(Broad-based)과, 기존에 유통된 우선주들과 옵션을 제외하고 계산하는 방식(Narrow-based)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전자는 조정폭이 작은 반면 후자는 조정폭이 클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 좀 더 유리합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Weighted Average 방식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라. 반희석화 조항과 리픽싱 조항의 관계

반희석화 조항(anti-dilution provision)과 리픽싱 조항(refixing option)은 별개의 사유에 의하여 독립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반희석화 조항의 적용에 의한 조정이 이루어진 이후에 다시 리픽싱 조항의 적용에 의한 조정이 유효하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반희석 조항에 따라 전환가액이 조정된 후 다시 이를 기준으로 70%까지 시가 하락에 따라 추가적인 조정을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이를 허용한다면 전환사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기존주주의 이익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또한 자본금감소 등 어떠한 경우에도 전환가액을 상향조정하지 않는 이른바 ‘황금CB’, ‘황금BW’는 주주권을 침해하고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는 것이므로 발행무효사유인 현저히 불공정한 방법에 의한 발행에 해당합니다.

마. IPO 공모단가 연동 전환가액 조정 조항

실무상 투자계약서에는 회사가 IPO를 하는 경우 공모단가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이 그 당시의 우선주식의 전환가액을 하회하는 경우, 전환가액을 공모단가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조정한다는 취지의 조항도 많이 포함됩니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 IPO 시 약 30% 내외의 이익은 최소한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조항입니다.

예시: 투자자가 1주당 1만 원으로 투자하였고, 이후 공모단가를 1만 2,000원으로 하여 IPO를 하는 경우, 투자자의 전환가격은 1주당 8,400원(= 12,000원 × 70%)으로 조정되어 그 차익만큼의 수익을 투자자에게 보장합니다. 반면 공모단가가 1만 5,000원인 경우 70% 가격이 1만 500원으로 1주당 투자가격인 1만 원을 상회하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조정이 되지 않습니다.

4. 상환권의 법적 구조와 실무적 쟁점

가. 상환권의 법적 성격과 배당가능이익 요건

상법 제345조 제3항은 주주가 회사에 대하여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종류주식의 발행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주주의 상환청구권은 형성권이므로 상환청구에 의하여 회사는 상환의무가 발생합니다. 다만 회사에 이익이 부족하다면 상환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신현탁, 『회사법 강의[제2판]』, 박영사(2025년), 41-42면)

핵심 제한: 상법 제345조 제4항은 상환의 대가로 교부하는 자산의 장부가액이 상법 제462조에 따른 배당가능이익을 초과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합니다. (상법 제345조 제4항, 상법 제462조 제1항)

배당가능이익은 대차대조표의 순자산액에서 ① 자본금의 액, ② 그 결산기까지 적립된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의 합계액, ③ 그 결산기에 적립하여야 할 이익준비금의 액, ④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미실현이익을 공제한 금액입니다. (상법 제462조 제1항)

따라서 배당가능이익이 존재하지 않으면 회사는 주주가 상환권을 행사하더라도 상환 의무가 없습니다. 이러한 상법상 제한은 회사의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나. 조기상환권(특별상환권)의 법적 쟁점

실무상 많은 투자계약서에서 일반적인 상환권 외에 조기상환권(특별상환권) 을 별도로 규정합니다. 조기상환권은 피투자회사나 이해관계인이 투자계약을 위반하거나, ① IPO를 일정 기간 내 추진하지 않은 경우, ② 파산이나 회생을 진행하는 경우, ③ 진술 및 보장이 허위인 경우, ④ 투자금을 용도 외로 사용한 경우 등의 상황이 발생할 때 투자자가 즉시 조기 상환을 청구하는 권리입니다.

문제는 피투자회사에게 배당가능이익이 없더라도 투자자가 이 조기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뿐만 아니라, 피투자회사가 배당가능이익이 없어서 상환을 하지 못하는 경우 투자계약 위반으로 보아 손해배상이나 위약금(또는 위약벌)을 지급해야 한다고 정하거나, 이해관계인이 연대책임을 부담하도록 정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조기상환권 조항은 상법 제345조 및 제462조의 취지를 잠탈하는 조항으로서 무효로 해석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배당가능이익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환을 강제하는 것은 주주평등원칙, 자기주식취득에 관한 상법 제341조, 배당가능이익에 관한 상법 제345조 등을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러한 조기상환권 조항이 무효로 해석되는지 여부는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만 알 수 있는 것이지 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투자계약을 체결한 피투자회사와 이해관계인으로서는 매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상환전환우선주 인수계약에서 상환청구권 행사 이후 배당가능이익이 없는 등의 사유로 상환을 하지 못하는 경우 위약금 지급 의무가 발생하는지 여부를 다룬 사안에서, 이미 일반 상환청구권을 행사한 이상 특별상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1. 22. 선고 2023가합69495 판결)

또한 상환전환우선주 인수계약에서 배당가능이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환을 청구한 주주에게 상환가액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상환을 하여야 하는 날의 다음날로부터 실제 지급하는 날까지 상환가액에 대하여 연 복리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배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유효하게 적용된 사례도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1. 22. 선고 2023가합69495 판결)

5. 전환권 행사가 지분 구조에 미치는 영향

가. Full Ratchet 방식의 폭발적 희석 효과

한국 투자 실무에서 지배적인 Full Ratchet 방식은 창업자 지분의 희석을 과도하게 심화시킵니다. 실제 자문 사례에서도 시리즈 B 스타트업이 1,200억 원 가치로 투자를 받았으나 1년 후 시장 침체로 500억 원 가치로 하락하자, 기존 투자자가 Full Ratchet 방식에 따른 조정을 요구하여 전환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주식수가 2배 이상 증가하고 창업자 지분이 40%에서 35%까지 줄어드는 사례가 발생하였습니다.

이처럼 투자자가 보유한 전환권은 단순한 투자자의 권리를 넘어 피투자회사의 지분 구조 및 경영권 재편의 기제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나. 전환가액 조정 조항의 실무적 적용

실무상 많이 사용되는 전환 조건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본건 종류주식의 전환 전에 회사가 발행한 신주의 발행가액, 전환사채의 전환가액,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이 그 당시 본건 종류주식의 전환가액을 하회하는 경우, 본건 종류주식의 전환가액은 그 하회하는 가액으로 조정한다(Full Ratchet 방식).
  • 주식 분할·병합 시 전환비율 조정.
  • 무상감자 시 전환비율 조정(단, 특정 주주에 대한 차등 무상감자의 경우 제외).
  • IPO 공모단가의 70%가 전환가액을 하회하는 경우 전환가액을 공모단가의 70%로 조정.
스타트업 대표 변호사 김정민
스타트업 대표 변호사 김정민

6. 피투자회사가 RCPS 계약 체결 시 유의해야 할 사항

가. 배당가능이익 요건의 명확화

상법에서 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피투자회사에 배당가능이익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 투자자가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배당가능이익이 없어도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의 조기상환권(특별상환권) 등은 투자계약서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 적절합니다. (상법 제345조 제3항, 제4항, 제462조 제1항)

나. 이해관계인의 연대책임 조항 주의

회사에 배당가능이익이 없어 투자자에게 상환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 투자계약 위반으로 해석되거나 이해관계인이 대신해 상환해야 한다는 취지의 조항이 투자계약서에 포함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다.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리스크 사전 검토

버킷플레이스 사례처럼 회계기준 변경(K-GAAP → K-IFRS)이 자본시장 신뢰에 미칠 영향을 미리 검토하고, 공시·IR 커뮤니케이션을 전략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라. 전환가액 조정 방식의 협상

Full Ratchet 방식 대신 Weighted Average 방식을 채택하도록 협상하는 것이 창업자와 회사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또한 벤처기업이 외부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내역이 있는 경우, 관련 투자 계약상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에 관한 제한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7. 한국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의 방향성

미국의 벤처투자 시장에서 상환권이 붙은 RCPS로 투자하는 사례는 전체 투자 건의 10%도 되지 않으며, 대부분 전환우선주(CPS)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투자합니다. 이는 비상장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매우 높은 리스크를 내재하고 있으므로 상환권을 행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철학에 기반합니다.

반면 한국의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는 회수시장이 협소하고 IPO까지의 기간이 길어 투자자가 상환권을 보유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관행은 다양한 부작용과 피투자회사에 대한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한국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환권 구조가 단순히 투자자가 무조건적 우위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① 회사와 보통주주, ② 투자자의 균형, ③ 회사의 적절한 지분구조를 복합적으로 고려한 방향으로 재설계될 필요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Full Ratchet 방식에서 Weighted Average 방식으로의 전환, 그리고 RCPS 중심에서 CPS 중심의 투자 구조로의 이동이 필요합니다.

8. 결론

전환권과 상환권은 투자자를 위한 보호 장치이면서 동시에 기업의 성장 동력과 지배구조를 좌우할 수 있는 양면적 권리입니다. 특히 다운라운드 상황에서 Full Ratchet 방식의 희석방지 조항은 창업자 지분을 급격히 희석시키고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배당가능이익 요건을 무시한 조기상환권 조항은 상법 제345조 및 제462조의 취지를 잠탈하는 것으로 무효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는 본질적으로 신뢰의 행위입니다. 스타트업과 투자자 모두가 상환을 보장하고 보장받는 투자 계약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이익을 나누는 투자계약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