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 무단 복제-비매품 책을 베끼면 손해가 없는걸까요?-책 저작권

“조상의 역사와 유고를 번역해 어렵게 출판한 비매품 문중 서적, 경쟁 대종회에서 그대로 베껴 출판했다면 어떨까요?” 서적 무단 복제 분쟁

집안의 뿌리를 찾고 조상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막대한 예산과 수년간의 세월을 바쳐 족보나 문집, 유고 번역서 등을 발간하는 종중(공동 선조의 분묘 수호와 제사 및 종원 상호 간의 친목을 목적으로 하는 자연 발생적 종족 집단)이 많습니다. 이러한 문중 서적은 대개 판매 목적이 아닌 종원들에게 나누어주기 위한 ‘비매품’으로 제작되곤 합니다.

그런데 갈등 관계에 있거나 분파된 다른 대종회에서 이 번역 서적을 동의 없이 그대로 복제하여 자신들의 책으로 출판해 버리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당장 책을 회수하고 배상을 요구하고 싶지만, 상대방은 오히려 뻔뻔하게 나옵니다.

“어차피 파는 책도 아닌 비매품인데 당신들에게 무슨 경제적 손해가 있습니까?”

“종중 이름으로 등록된 것도 아닌데 왜 종중이 소송을 거나요?”

비매품 서적은 시장 판매 단가가 없기 때문에 많은 종중이 실질적인 손해배상 청구가 불가능할 것이라 지레 짐작하고 법적 대응을 포기하곤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서울고등법원 판례(2025나208349)는 비매품 종중 번역 서적을 무단 도용한 대종회를 상대로 끈질긴 법리 공방 끝에 “비매품이라 할지라도 창작물 자체의 재산적 가치가 존재하며, 상대방이 번역 비용과 시간을 아끼는 이득을 보았으므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을 받아낸 성공적인 권리 구제 사례입니다. 3분만 집중해서 읽어보시고, 역사적 자산이 담긴 책의 저작권을 완벽히 수호하는 법률 전략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서적 무단 복제 분쟁-비매품 책 복제와 저작권 침해
서적 무단 복제 분쟁-비매품 책 복제와 저작권 침해

[사례] 소중한 조상의 유고집을 빼앗긴 종중의 위기와 당면 과제

원고 A종중은 가문의 역사적 인물인 ‘K’의 유고(작가가 남긴 원고나 서적)를 널리 알리고 보존하기 위해 번역 및 출판 사업을 계획했습니다.

  • 막대한 예산 투입과 저작권 신탁: A종중은 종중원인 원고 B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했고, 원고 B는 수년간에 걸쳐 사재와 종중 예산 합계 2,960여만 원을 들여 전문 번역가 M과 번역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렇게 공들여 완성된 원고 서적의 저작재산권(복제권, 배포권 등)을 번역가로부터 양수(권리나 재산을 넘겨받음)받아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원고 B의 명의로 정식 등록했습니다.
  • 갈등 관계인 대종회의 무단 복제와 도용: 그런데 원고 종중과 대립 관계에 있던 피고 C 대종회가 원고 서적의 표현을 그대로 베낀 피고 서적을 무단으로 제작 및 출판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심지어 피고 대종회는 이 책을 자신들의 저작물인 양 저작권 등록까지 마쳤습니다.
  • 종중이 마주한 문제점: 소중한 조상의 기록과 종중의 예산이 투입된 저작물이 무단 도용당하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으나, 원고 서적과 피고 서적 모두 시중에 판매되지 않는 ‘비매품’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피고들은 “판매용이 아니므로 원고들에게 아무런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법적 책임을 전면 부인하는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핵심 쟁점] 무단 도용된 비매품 서적의 손해배상을 받아내기 위한 법적 해결책

원고 종중과 B는 자신들의 권리를 되찾고 피고들에게 준엄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법정에서 다음과 같은 쟁점을 제기하며 위기를 돌파하고자 했습니다.

  • ① 주위적/예비적 청구를 통한 저작권자 특정: 종중 사업으로 진행되었으나 실제 저작권 등록 명의자는 종중원 B인 상황에서, 실제 저작권법상의 침해 배상을 받을 주체(원고)를 명확히 정립하는 법리적 교통정리가 필요했습니다.
  • ② 비매품 저작물 침해 시 손해의 발생 여부 판단: 책을 판매해 올린 매출이 전혀 없는 비매품 서적의 무단 복제 행위에 대해, 저작권법상 배상해야 할 ‘재산상 손해’가 실질적으로 발생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가?
  • ③ 저작권법 제126조에 따른 합리적 손해액 산정: 피고들이 책을 팔아 얻은 직접적인 이익(매출)이 존재하지 않을 때, 원고들이 지출한 번역료와 출판비(약 2,960만 원)를 기준으로 피고들이 얻은 간접적 이익(시간 및 비용 절감)을 어떻게 금액으로 환산해 입증할 것인가?
비매품 책을 베끼면-서적 무단 복제 사건
비매품 책을 베끼면-서적 무단 복제 사건

[판시 내용] 법원 “비매품도 경제적 가치 존재, 번역 비용 아낀 대종회는 500만 원 배상하라”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1심 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 대종회는 원고 B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 비매품 서적의 독자적인 ‘재산적 가치’ 인정

재판부는 피고들의 면책 주장을 법리적으로 엄격히 꾸짖었습니다. “저작물의 경우 창작물 자체에 재산적 가치가 존재하므로, 비매품으로 출판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아무런 경제적 가치가 없다거나 저작권자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한 것입니다.

■ 피고의 간접적 이익(비용 및 시간 절감) 인정

법원은 피고 대종회가 원고 서적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표현이 담긴 책을 무단 제작함으로써 “원래 조상의 유고 번역에 소요되었어야 할 막대한 비용과 시간 등을 무단으로 절약하는 불법적 이익을 얻었다”는 점을 명확히 짚었습니다.

■ 저작권법 제126조에 의한 상당한 손해액 직권 산정

다만, 피고들이 얻은 이익액을 구체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우므로 법원은 저작권법 제126조(법원이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 결과를 참작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하는 규정)를 적용했습니다. 원고 측이 제출한 전체 비용 중 실제 번역에 쓰인 비용의 비중, 피고들의 침해 경위와 침해 분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종 손해배상금을 5,000,000원으로 결정하고,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은 피고의 최종 침해행위 종료일인 출판일(2023. 11. 10.)부터 계산하여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핵심 포인트] 이번 소송에서 배울 수 있는 잘한 점과 못한 점

종중 관련 지식재산권 분쟁에서 확실하게 승소하고 손해배상금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아래의 성공과 실책의 요인을 명밀히 분석해야 합니다.

  • 👍 좋은 전략: ‘예비적 청구’의 영리한 활용과 비매품 법리 돌파원고 측은 소송 제기 시 주위적 청구(종중이 저작권자라는 주장) 외에 예비적 청구(등록 명의자인 종중원 B가 저작권자라는 주장)를 함께 구성하는 꼼꼼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만약 종중 명의의 청구만 고집했다가 저작권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패소했을 위기를, 예비적 청구로 완벽하게 방어해 내며 승소를 이끌어냈습니다. 또한 “비매품이라 손해가 없다”는 상대방의 억지 논리를 무너뜨리고 ‘번역 비용 및 시간 절감 자체가 피고의 불법 이익이자 원고의 손해’라는 법리적 전환점을 만들어낸 것은 대단히 훌륭한 전략이었습니다.
  • 👎 미진한 점: 저작권 침해와 관련 없는 비용 일괄 청구 및 정신적 손해 입증 부족원고들은 피고들에게 약 3,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번역비뿐만 아니라 영인본(원본을 사진으로 찍어 인쇄한 책) 인쇄비 등 저작권 침해와 무관한 가문의 제반 비용까지 모두 손해액 증명 자료로 묶어 제출했습니다. 이로 인해 법원에서 청구 금액이 감액되는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또한, 종중의 명의신탁(실제 소유자와 명의자를 다르게 두는 것) 주장에 따른 정신적 위자료(500만 원)를 청구하면서 정작 종중의 사회적 신용이나 명예가 훼손되었다는 객관적 증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해 위자료 부분이 기각된 점은 실무적인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책 서적 저작권 변호사 김정민
책 서적 저작권 변호사 김정민

조상의 숭고한 역사와 문중의 저작권, 주저하며 방치하는 순간 타인의 뻔뻔한 공적이 됩니다.

많은 종중과 가문에서 “집안일로 시끄럽게 법정까지 가야 하나”, “파는 책도 아닌데 소송 비용만 날리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에 핵심 서적과 족보 도용 피해를 겪고도 눈을 감아주곤 합니다. 하지만 대처를 늦추는 바로 이 순간에도, 무단 도용 세력들은 가문의 정통성을 왜곡하고 우리 조상의 기록을 자신들의 전유물로 세탁하여 문중의 신뢰를 갉아먹고 있습니다.

우리 법원은 비상업적인 비매품 서적이라 할지라도, 문중이 수년에 걸쳐 쏟아부은 연구 비용과 번역의 땀방울을 독립적인 지식재산권으로 인정하고 강력한 보호막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만, 종중 소송은 일반 기업 소송과 달리 종중원의 권한 위임 관계, 명의신탁 법리, 번역물(2차적저작물)로서의 독창적 창작성 증명 등 까다로운 특수 법리가 얽혀 있습니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 소송 요건 흠결로 기각당하거나 정당한 배상액을 삭감당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지식재산권 및 종중 소송에 깊은 전문성을 지닌 전문가와 치밀하게 판을 짜야 합니다.

지금 다른 문중이나 분파의 파렴치한 서적 무단 복제, 족보 도용 등으로 인해 정신적·역사적 피해를 보고 계신다면 더 이상 홀로 고민하지 마십시오. 종중 분쟁과 저작권 소송 분야에 탄탄한 성공 레퍼런스를 보유한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십시오. 가문의 소중한 명예와 지식재산권을 법의 힘으로 확실하게 지켜드리고, 배신을 저지른 침해자들에게 엄중한 배상 책임을 물어 드리겠습니다. 가문의 정통성을 지키는 당당한 첫걸음, 지금 법률 상담을 신청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