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변호사] 상품 상세페이지에 “허리케어”는 상표, 제품 설명?

“우리 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했습니다!” vs “그건 제품 기능을 설명한 것일 뿐입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허리 마사지기. 그런데 “허리케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3천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되었습니다. 상품 상세페이지에 “허리케어”, 상표권 침해일까요, 아니면 단순한 제품 기능 설명일까요?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가단5539098 판결은 상표의 사용과 기능 설명의 경계, 그리고 편집저작물의 창작성 인정 기준에 대한 중요한 법리를 제시한 사례입니다. 이 판결을 통해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상표권 분쟁의 핵심 쟁점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상품 상세페이지에 허리케어 상표일까
상품 상세페이지에 허리케어 상표일까

1. 사건의 사실관계

가. 당사자 및 등록상표

원고 A사는 인터넷 쇼핑몰 운영 및 전자상거래 소매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다음과 같은 등록상표(이하 ‘이 사건 등록상표’)의 상표권자입니다:

  • 출원일/등록일: C일자/D일자
  • 등록번호: E
  • 지정상품: 제10류 마사지기, 가정용 진동마사지기, 전기식 온열 피부 마사지기, 휴대용 전기 마사지기, 전기작동식 마사지기, 의료용 원적외선 마사지기, 의료용 허리찜질기 등

원고는 이 사건 등록상표로 허리 마사지기(이하 ‘이 사건 제품’)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피고 B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중국에서 수입한 허리 마사지기(이하 ‘피고 제품’)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나. 피고의 표장 사용

피고는 2024. 10. 2.부터 2024. 10. 24.까지 피고 제품을 판매하면서 이 사건 등록상표 중 “F” 부분을 그대로 사용하여 제품의 판매페이지에 “G”라고 기재하였습니다.

또한 온라인 쇼핑몰의 검색화면에 “F”를 입력하면 피고 제품이 검색되었습니다.

다. 원고의 청구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30,000,100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주요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가. 상표권 침해 여부

피고가 “F”를 사용한 것이 상표의 사용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단순한 제품 기능 설명에 불과한지가 첫 번째 쟁점입니다.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F”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피고 제품을 판매하면서 광고 선전 내지 온라인상에 표시하는 방법으로 원고의 상표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는 “F”를 사용한 것은 맞지만, 이는 피고 제품의 기능을 표시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여부

원고는 피고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상품주체 혼동행위), (바)목(영업주체 혼동행위), (자)목(원산지 오인 유발행위), (파)목(부정경쟁행위 일반조항)을 각 위반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다. 저작권 침해 여부

원고는 이 사건 제품을 판매하기 위하여 제작한 ‘상세페이지’가 저작권법에 따른 편집저작물에 해당하는데, 피고가 피고 제품을 판매하면서 위 상세페이지를 도용하여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상품 상세페이지 상표 침해-2024가단5539098
상품 상세페이지 상표 침해-2024가단5539098

3. 법원의 판단

가. 상표권 침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상표의 사용에 관한 법리

법원은 먼저 상표의 사용에 관한 법리를 다음과 같이 설시했습니다:

“상표의 침해가 인정될 수 있으려면 상표의 사용이 전제되어야 할 것인데,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이라 함은 상표법 제2조 제1항 제6호 각 목 소정의 행위를 의미하는 것인바, 어떤 표지의 사용이 여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사회통념상 수요자에게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고 자기의 업무에 관계된 상품과 타인의 업무에 관계된 상품을 구별하는 식별표지로 기능하고 있어야 한다.”

이는 대법원 2007. 10. 12. 선고 2007다31174 판결의 법리를 따른 것입니다.

또한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타인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표장을 이용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출처표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상품의 기능을 설명한 것으로서 상표의 사용으로 인식될 수 없는 경우에는 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5도1637 판결 등의 법리를 따른 것입니다.

2) 사안에 대한 판단

법원은 이 사건 등록상표 중 “F” 부분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습니다:

“이 사건 등록상표 중 ‘F’ 부분은, ‘H‘라는 명사와 ‘I‘이라는 형용사, J, K 등의 뜻을 가진 ‘L‘라는 영어단어의 한글발음 ‘M‘가 결합된 것으로, 그 뜻은 허리를 편하게 보살피거나 돌본다는 의미로 쉽게 해석될 수 있다.”

그리고 법원은 피고의 사용 행위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피고 제품의 판매페이지에 기재된 ‘F’는 허리 마사지기인 피고 제품의 기능에 관한 설명을 간략하고 직접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보일 뿐, 우리나라에서 널리 알려진 상표라고 보기 어려운 이 사건 등록상표 중 일부인 ‘F’를 피고 제품의 식별표지로 사용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법원은 원고의 상표권 침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1) (가)목 주장(상품주체 혼동행위)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이 사건 등록상표가 널리 인식된 상표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의 상품주체 혼동행위가 성립하려면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 상호, 상표, 상품의 용기·포장, 그 밖에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여야 하는데, 이 사건 등록상표가 그러한 요건을 충족한다는 증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2) (바)목 주장(영업주체 혼동행위)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는 ‘F’를 피고 제품의 식별표지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기능에 관한 설명을 표시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자)목 주장(원산지 오인 유발행위)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자)목은, 상품을 제작한 자를 보호하고 있는데, 원고가 판매 중인 이 사건 제품을 원고가 제작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파)목 주장(부정경쟁행위 일반조항)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원고는 이 사건 제품의 상세페이지 등을 성과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의 부정경쟁행위 일반조항이 적용되려면 “타인이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든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여야 하는데, 원고가 주장하는 상세페이지 등이 그러한 “성과”에 해당한다는 증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다. 저작권 침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편집저작물의 창작성에 관한 법리

법원은 편집저작물의 창작성에 관한 법리를 다음과 같이 설시했습니다:

“편집물이 저작물로서 보호를 받으려면 일정한 방침 내지 목적을 가지고 소재를 수집ㆍ분류ㆍ선택하고 배열하여 편집물을 작성하는 행위에 창작성이 있어야 하는바, 그 창작성은 작품이 저자 자신의 작품으로서 남의 것을 복제한 것이 아니라는 것과 최소한도의 창작성이 있는 것을 의미하므로 반드시 작품의 수준이 높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가치가 있는 정도의 최소한의 창작성은 있어야 한다.”

이는 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1다9359 판결, 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8도11985 판결 등의 법리를 따른 것입니다.

또한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편집물에 포함된 소재 자체의 창작성과는 별개로 해당 편집물을 작성한 목적, 의도에 따른 독창적인 편집방침 내지 편집자의 학식과 경험 등 창조적 개성에 따라 소재를 취사선택하였거나 그 취사선택된 구체적인 소재가 단순 나열이나 기계적 작업의 범주를 넘어 나름대로의 편집방식으로 배열ㆍ구성된 경우에는 편집저작물로서의 창작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편집저작물로서의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 편집방침은 독창적이라고 하더라도 그 독창성이 단순히 아이디어에 불과하거나 기능상의 유용성에 머무는 경우
  • 소재의 선택ㆍ배열ㆍ구성이 진부하거나 통상적인 편집방법에 의한 것이어서 최소한의 창작성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
  • 동일 내지 유사한 목적의 편집물을 작성하고자 하는 자라면 누구나 같거나 유사한 자료를 선택할 수밖에 없고 편집방법에서도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

이는 대법원 2021. 8. 26. 선고 2020도13556 판결 등의 법리를 따른 것입니다.

2) 사안에 대한 판단

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제품의 상세페이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제품의 상세페이지는 실제 제품의 사용 방법 등에 관한 설명을 표현한 것으로, 편집방법은 기능상의 유용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이고, 소재의 선택ㆍ배열ㆍ구성이 통상적인 편집방법에 의한 것이어서 최소한의 창작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따라서 법원은 원고의 저작권 침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라. 결론

법원은 원고의 주장이 모두 이유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지식재산 손해배상-2024가단5539098
지식재산 손해배상-2024가단5539098

4. 핵심 포인트: 꼭 기억해야 할 5가지

① 상표의 사용 vs 기능 설명: 출처표시 기능이 핵심

상표권 침해가 인정되려면 단순히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표장을 사용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표장이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고 자타상품을 구별하는 식별표지로 기능해야 합니다.

타인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표장을 사용했더라도 그것이 상품의 기능을 설명한 것으로서 상표의 사용으로 인식될 수 없는 경우에는 상표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실무 포인트:

  •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판매할 때 타인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그것이 제품의 기능이나 특성을 설명하는 것이라면 상표권 침해가 아닐 수 있습니다
  • 다만, 이러한 판단은 사안별로 구체적으로 이루어지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 가능하면 타인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표현은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② 기술적 표장의 의미: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표현

이 판결에서 “F”(허리케어)는 “허리를 편하게 보살피거나 돌본다”는 의미로 쉽게 해석될 수 있는 표현입니다. 이러한 표현은 기술적 표장(descriptive mark)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술적 표장은 상품의 품질, 효능, 용도 등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표장으로, 원칙적으로 식별력이 약하거나 없어 상표등록이 거부되거나 등록되더라도 보호범위가 좁습니다.

실무 포인트:

  • 상표를 선택할 때는 기술적 표장보다는 임의선택표장(arbitrary mark)이나 조어표장(coined mark)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기술적 표장을 등록받았더라도 타인이 그 표현을 제품의 기능 설명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기술적 표장이라도 장기간 사용하여 식별력을 취득(secondary meaning)한 경우에는 보호범위가 넓어질 수 있습니다

③ 부정경쟁방지법: 널리 인식된 표지여야 보호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의 상품주체 혼동행위나 (나)목의 영업주체 혼동행위가 성립하려면 해당 표지가 “국내에 널리 인식된” 것이어야 합니다.

단순히 상표등록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로 시장에서 널리 알려져 있어야 합니다.

실무 포인트:

  • 상표등록만으로는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보호를 받기 어렵습니다
  •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보호를 받으려면 광고, 판매실적, 시장점유율, 언론보도 등을 통해 해당 표지가 널리 인식되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 “널리 인식”의 정도는 전국적일 필요는 없고 일정한 지역에서 인식되면 충분하지만, 최소한 상당한 정도의 인지도는 필요합니다

④ 부정경쟁방지법 (자)목: 제작자 보호 규정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자)목은 “타인이 제작한 상품을 원산지를 오인하게 하거나 품질을 오인하게 하는 방법으로 판매·반포 또는 수입·수출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은 상품을 제작한 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자는 이 규정에 따른 보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실무 포인트:

  • 부정경쟁방지법 (자)목에 따른 보호를 받으려면 자신이 해당 상품을 직접 제작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 단순히 OEM 방식으로 제조를 의뢰하거나 수입하여 판매하는 경우에는 이 규정에 따른 보호를 받기 어렵습니다
  • 제조업자와 판매업자가 다른 경우, 제조업자만이 이 규정에 따른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⑤ 편집저작물의 창작성: 통상적 편집방법은 보호 불가

편집저작물로 보호받으려면 소재의 선택·배열·구성에 최소한의 창작성이 있어야 합니다.

제품의 사용 방법 등을 설명하는 상세페이지는 기능상의 유용성을 강조한 것으로, 소재의 선택·배열·구성이 통상적인 편집방법에 의한 것이라면 창작성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실무 포인트:

  • 온라인 쇼핑몰의 상세페이지는 대부분 제품의 기능, 사용방법, 특징 등을 설명하는 것으로, 편집저작물로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 편집저작물로 보호받으려면 독창적인 편집방침,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야 합니다
  • 단순히 제품 정보를 나열하거나 통상적인 방법으로 배열한 것은 창작성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 상세페이지를 보호받으려면 편집저작물보다는 개별 이미지나 텍스트의 저작권 또는 디자인권을 주장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상표권 분쟁, 예방이 최선의 방어

이 판결은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상표권 침해 여부는 단순히 동일·유사한 표장을 사용했는지가 아니라, 출처표시 기능을 하는지에 따라 판단됩니다. 제품의 기능이나 특성을 설명하는 표현은 상표권 침해가 아닐 수 있습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 타인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표현을 사용할 때는 그것이 제품의 기능 설명인지, 출처표시인지 신중히 판단하세요
  • 가능하면 타인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표현은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제품의 기능을 설명할 때는 다양한 표현 방법을 활용하세요

상표권자 입장에서는:

  • 기술적 표장보다는 식별력이 강한 상표를 선택하세요
  • 상표를 장기간 사용하여 식별력을 취득하도록 노력하세요
  •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보호를 받으려면 해당 표지가 널리 인식되도록 광고·홍보에 투자하세요
  • 상표권 침해 주장 전에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승소 가능성을 검토하세요

상표권 분쟁은 예방이 최선의 방어입니다. 상표 선택 단계부터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분쟁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전문 변호사의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