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홈페이지 저작권 보호대상일까?-편집저작물 침해 인정

“우리 홈페이지를 그대로 베꼈는데,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요?” 홈페이지 디자인 도용은 게임·콘텐츠 업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법무법인끼리도 홈페이지 저작권 분쟁이 벌어집니다. 그런데 홈페이지의 어떤 부분은 저작권으로 보호받고, 어떤 부분은 보호받지 못할까요? 홈페이지 저작권 분쟁 사례
대구지방법원은 2025년 11월, 이 질문에 매우 세밀한 기준을 제시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모든 분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입니다.

법무법인 홈페이지 저작권 분쟁 사례-편집저작물
법무법인 홈페이지 저작권 분쟁 사례-편집저작물

1. 사실관계 요약

가. 등장인물

  • 원고 법무법인 A: 변호사의 직무에 속하는 업무 등을 수행하기 위하여 설립된 법무법인으로, 개인회생·파산 등 업무를 주로 취급하며 자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피고 법무법인 C: 마찬가지로 개인회생·파산 등 업무를 수행하는 법무법인으로, 별도의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나. 사건의 경위

원고는 피고가 원고 홈페이지를 모방하여 피고 홈페이지를 제작하였다는 이유로 2020년 11월 인터넷 사이트 사용금지 가처분을 신청하였고, 해당 가처분 사건에서 피고가 원고가 요청한 사항을 삭제·변경하겠다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2021년 1월 확정되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카합22121).

그럼에도 원고는 피고가 이후에도 원고 홈페이지의 다음 네 가지 부분을 모방하여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 ① 인재경영 상세페이지 후기 박스 부분
  • ② 자격진단 영역 및 내부 구성 부분
  • ③ 휴대폰 목업 이미지를 활용한 정보 전달 방식과 말풍선 모양 부분
  • ④ 성공사례 포스터 디자인, 썸네일 모음 디자인, 그래프 등 디자인 부분

원고는 위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5,000만 원을 청구하였으나, 1심 법원은 ④ 부분에 대해서만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고 손해액을 200만 원으로 산정하였습니다. 원고와 피고 모두 항소하였으나 항소심도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습니다.

2. 쟁점 정리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쟁점내용
편집저작물 창작성홈페이지의 각 구성 부분이 편집저작물로서의 창작성을 갖추었는가?
실질적 유사성·의거성피고 홈페이지가 원고 홈페이지에 의거하여 실질적으로 유사하게 제작되었는가?
손해배상액 산정저작권법 제125조 또는 제126조에 따라 손해액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가?
홈페이지 저작권 침해 손해배상 청구
홈페이지 저작권 침해 손해배상 청구

3. 판시 내용

가. ①②③ 부분 — 편집저작물 창작성 불인정

법원은 후기 박스, 자격진단 영역, 휴대폰 목업·말풍선 부분에 대해서는 편집저작물로서의 창작성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후기 박스 부분: 고객 후기를 네모 박스 형태로 가로로 흘러가도록 설정하는 방식은 업종을 불문하고 널리 이용되는 방식이고, 큰따옴표 그래픽은 타인의 말을 인용할 때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문장부호이며, 회색 배경에 흰색 박스를 배치하는 색채 선택은 아이디어의 영역에 불과합니다.

자격진단 영역 부분: 자격진단 서비스 영역과 텍스트 영역을 나란히 배치하는 구성은 서비스 제공과 정보 제공의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쉽게 고안할 수 있는 관습적인 형태이고, ‘1분 자격진단’이라는 표현도 다른 법무법인들이 ’30초’, ’15초’ 등 유사한 신속성 강조 문구를 이미 사용하고 있습니다.

휴대폰 목업·말풍선 부분: 휴대폰 목업 이미지를 활용하여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은 기능적 유용성에 기반한 것으로 다른 법무법인들도 널리 사용하고 있으며, 휴대폰 내부 또는 주변에 말풍선을 배치하는 방식도 업종을 불문하고 일반적으로 이용됩니다.

나. ④ 부분 — 편집저작물 창작성 인정 및 저작권 침해 인정

법원은 성공사례 포스터 디자인, 썸네일 모음 디자인, 그래프 등 디자인 부분에 대해서는 편집저작물로서의 창작성을 인정하였습니다.

원고 홈페이지는 각 성공사례에 어울리는 간결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배경으로 사례 내용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큰 글씨를 표시하고, 썸네일을 가로 또는 지그재그로 배치하여 한 화면 내에서 옆으로 흘러가도록 구성하였습니다. 또한 원형 그래프를 개별 성공사례를 시각화한 포스터 썸네일 모음과 함께 표현·배치하고 메뉴화한 방식은 원고의 경험 및 노하우 등 창조적 개성이 발현된 결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피고 홈페이지의 성공사례 부분이 원고 홈페이지와 동일한 편집방식을 사용하고 있고, 판결문 등 문자 자료를 포스터 형태로 시각화하여 제시하는 방식은 같은 업계에서도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편집방식이라고 볼 수 없어 우연의 일치나 공통 소재로는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질적 유사성과 의거성을 모두 인정하였습니다.

다. 손해배상액 산정 — 저작권법 제126조 적용, 200만 원 인정

법원은 피고가 원고 홈페이지 모방으로 얻은 이익이 5,000만 원에 달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저작권법 제125조 제1항에 따른 손해액 산정을 배척하였습니다.

대신 저작권법 제126조를 적용하여 다음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습니다.

  • 원고가 침해된 부분을 포함한 홈페이지 제작을 위해 22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의 용역 계약을 체결한 점
  • 홈페이지 제작 완료 후 1년이 채 되지 않아 소가 제기된 점
  • 저작재산권이 침해된 부분은 원고 홈페이지 전체 중 일부에 불과한 점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손해액을 200만 원으로 산정하였습니다.

4. 핵심 포인트

가. 홈페이지 디자인의 저작권 보호는 ‘창작적 개성’이 핵심이다

이 판결은 홈페이지의 모든 구성 요소가 저작권으로 보호받는 것이 아님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업계에서 널리 통용되는 방식, 기능적 유용성에 기반한 구성, 아이디어 수준에 불과한 색채 선택은 편집저작물의 창작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반면 제작자의 경험과 노하우가 반영된 독자적인 소재 선택과 배열 방식은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를 제작할 때부터 어떤 부분이 창작적 개성을 담고 있는지를 의식적으로 설계하고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 이전 가처분 화해권고결정이 있어도 새로운 침해는 별도로 다퉈야 한다

원고는 2021년 가처분 화해권고결정을 통해 피고의 일부 모방 행위를 시정받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피고가 다시 유사한 방식으로 홈페이지를 운영하자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처럼 가처분이나 화해권고결정은 그 시점의 침해 행위에 대한 해결일 뿐, 이후의 새로운 침해 행위에 대한 면죄부가 되지 않습니다.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필요시 추가적인 법적 조치가 필요합니다.

나. 손해배상액 산정에서 홈페이지 제작 비용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법원은 저작권법 제126조에 따른 재량적 손해액 산정에서 원고가 실제로 지출한 홈페이지 제작 용역 비용을 핵심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침해된 부분이 전체 홈페이지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도 감액 요소로 작용하였습니다. 홈페이지 저작권 침해 소송을 준비할 때는 제작 비용 관련 계약서와 영수증을 반드시 확보해 두어야 하며, 침해 부분의 비중과 그에 상응하는 제작 비용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라. ‘저작권 남용’ 항변은 편집저작물 침해 소송에서 통하지 않는다

피고는 원고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편집방식을 타인이 사용하는 것까지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저작권 남용이라고 항변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가 구하는 것은 특정 편집방식 자체에 대한 독점이 아니라 구체적인 편집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여 이 항변을 배척하였습니다. 편집방식이라는 아이디어가 아닌, 그 아이디어가 구체적으로 표현된 결과물이 보호의 대상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입니다.

IT저작권변호사-김정민-프로필
IT저작권변호사-김정민-프로필

마치며

이 판결은 홈페이지 저작권 분쟁에서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편집저작물의 창작성을 판단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후기 박스, 자격진단 영역, 목업 이미지처럼 업계에서 흔히 쓰이는 방식은 보호받지 못하지만, 독자적인 기획 의도와 노하우가 담긴 성공사례 포스터 구성 방식은 보호받는다 — 이 한 문장이 이 판결의 핵심입니다.

홈페이지는 단순한 온라인 명함이 아닙니다. 기획자의 창의적 노력이 담긴 콘텐츠 자산입니다. 경쟁사의 홈페이지를 참고하는 것과 모방하는 것 사이의 경계는 생각보다 훨씬 가깝습니다. 지금 당장 우리 회사의 홈페이지가 어떤 부분에서 창작적 개성을 갖추고 있는지, 그리고 경쟁사 홈페이지와의 유사성은 없는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