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들_김정민 변호사 칼럼

최근 메타버스가 IT업계를 넘어 재계의 화두다. 페이스북의 수장 마크 저커버그는 ‘메타버스'(Metaverse)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불타고 있는 ‘메타버스’ 트렌드에 기름을 부었다. 유수 증권사나 경제신문들은 ‘메타버스’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PwC는 2019년 53조 원이던 메타버스 경제가 2025년에는 548조 원, 2030년에는 172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새롭고 미지의 영역인 ‘메타버스’에 관해 그 개념 정의에서 조차 혼선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데, 필자는 ‘가상현실 플랫폼 공간’ 또는 ‘몰입형 가상현실’로 번역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메타버스’가 우리의 미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 궁금해 한다. 또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트렌드에 편승한 기업의 마케팅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찾기 위해서 IT혁명의 역사 그리고 메타버스의 역사를 뒤돌아보고, 메타버스가 IT혁명으로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자.

메타버스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
메타버스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

첨단 IT기술과 인간의 욕망, 콜라보(collaboration) IT혁명 – 메타버스

필자는 IT혁명의 역사가 ‘IT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욕망 변천’이 결합된 역사라고 생각한다. 혁명적 변화를 누구보다 빨리 인지하고 변화의 중심에서 핵심을 파악할 수 있는 자가 ‘무(無)’에서 시총 5위가 된 카카오, 세계 시총 5위의 페이스북 같은 기업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2000년 인터넷 혁명과 2010년 모바일 혁명을 이은 2020년대 다음 세대 혁명은 ‘메타버스’혁명이 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이는 만큼, ‘메타버스’ 시대에는 어떤 새로운 회사가 등장할지 지켜볼 일이다.

2000년대에는 인터넷 혁명이 있었다. 인터넷(Internet)은 ‘Inter Network’라는 뜻인데, 기존 네트워크를 연결한다는 의미다. 네트워크를 점점 연결, 확장하다가 전세계가 연결된 네트워크로서 인터넷이 탄생했다. 초고속 통신기술과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IT기술이 발전해 인터넷 혁명이 일어났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 소통하고자 하는 욕망, 익명의 대중과 소통하고자 하는 욕망이 인터넷 기술에 투영되어 혁명적 변화가 일어났다.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게 되어 소통의 상대방에 제한이 없어졌다. 여기서 소통은 의사소통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게임을 할 수도 있고, 사진, 목소리, 동영상으로 교감할 수도 있다.

2010년대에 아이폰과 3G 통신 서비스의 등장으로 모바일 혁명이 일어났다. 전세계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PC 앞 의자에 앉아야 했던 사람들을 모바일 혁명이 해방시켰다.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에서든 전세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년 365일 24시간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전세계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욕망이 3G라는 통신기술과 스마트폰 기술에 힘입어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모바일 혁명이 거의 완성단계인 요즘, 사람들은 거의 모든 일, 업무와 놀이를 스마트폰 하나로 한다.

2020년이 되자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가상공간에 대한 욕망은 인간의 자아분리 욕구에 기인하는데, 자신을 닮은 아바타가 가상공간에서 현실의 자신과는 다른 자아 정체성을 가지고 활동하기를 원하는 욕구를 말한다.

10년 전 필자가 알고 지내던 김대리는 회사에서는 능력도 없고 대인관계도 원만하지 못했다. 그러나 퇴근 후 ‘리니지’ 세상 속 김대리는 아데나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성주(城主)가 되어 천하를 호령하며, 수많은 혈맹을 이끌고 공성전을 치르는 대단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었다. 우리 모두는 현실과는 다른 자아를 꿈꾼다.

나아가 가상공간은 시공을 초월하고자하는 인간의 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다. 현실의 나는 서울시 서초구에 있지만 가상공간에서 전세계를 누비고 싶은 욕구, 가상의 유토피아 또는 과거와 미래를 여행하고픈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런 욕망이 ‘메타버스’를 통해 분출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메타버스’를 뒷받침하는 IT기술의 발전

‘메타버스’라는 개념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메타버스 개념이 처음, 가장 대표적으로 구현된 것이 2003년 등장한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라는 온라인 게임이다.

‘세컨드 라이프’는 일반적인 온라인 게임과 달리 유저(이용자)에게 공통의 목표를 제시하지 않는다. 유저의 아바타가 가상세계 안에 던져진 채, 각자가 목표를 구상하고 그 목표를 위해 노력을 한다. 현실세계와 유사하게 그 안에서 타인들과 교감하고 각자의 삶에 집중하며 상호 교류하고, 아바타를 통해 현실세계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활동을 할 수 있다.

게임 내부에서 거래되는 게임머니를 통해 가상의 기업을 차리고, 부동산을 사고팔고, 옷이나 가구 같은 아이템을 만들어 타인에게 판매할 수도 있다. 이렇게 벌어들인 게임머니를 현실세계 화폐로 환전할 수도 있다.

‘세컨드 라이프’는 2009년 한국에서 서비스를 종료했다. 페이스북 등 SNS의 등장으로 몰락한 것이다. 사람들은 완벽한 몰입감을 제공하지 못하는 가상세계보다 현실세계의 강력한 소통(SNS)을 더 원했다. PC 앞에 앉아서 플레이하는 ‘세컨드 라이프’가 모바일 혁명을 따라가지 못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은 기술적 뒷받침을 받아 표출되었고, 생태계가 형성되었을 때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세상을 지배하게 된다. 스마트폰이 보급되어 모바일 생태계가 형성되자 순식간에 사람들이 하는 모든 일이 모바일로 전환된 것처럼. 기업은 뒷받침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생태계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IT환경의 혁명적 변화는 기업 광고시장의 변화로 완성된다.

‘세컨드 라이프’와 같은 1세대 메타버스는 당시에 기술적 뒷받침이 부족해 생태계 형성까지 가지 못했다. 지금은 IT기술의 발달과 코로나 팬데믹이 비대면을 강제하는 상황에서 ‘메타버스’ 2차 붐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가 세상을 지배하게 될지 여부는 이를 뒷받침하는 IT기술의 발전, 또한 생태계가 잘 형성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현재 IT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일까. 메타버스의 현재라고 거론되는 ‘포크나이트’와 ‘로블록스’에 대해 알아보고 메타버스의 미래를 예측해보자.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에서는 현실 세계 뮤지션들의 공연이 펼쳐진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다. 방탄소년단(BTS)은 지난해 9월 ‘다이너마이트’의 안무를 ‘포트나이트’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힙합 가수 트래비스 스콧은 지난해 4월 ‘포트나이트’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이를 인게임(in-game) 이벤트라고 부르는데, 스콧의 콘서트에서는 1230만 명이 동시에 게임 안에서 춤을 추고 날아다니며 공연을 즐겼다. 45분 공연으로 굿즈 판매 등을 통해 2000만 달러(약 220억 원)를 벌었다고 한다. 스콧의 오프라인 공연의 일 평균 수익이 170만 달러 정도라고 하니, 음악 및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미래 수익원으로 인게임 이벤트를 주목할 만하다.

‘로블록스(Roblox)’는 3D게임 플랫폼이다. 로블록스 안에서 이용자들은 아바타를 움직여 게임을 직접 만들기도 하고 다른 이용자들과 소통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직접 개발한 게임으로 돈을 벌 수 있는데, 현재 5000만 개가 넘는 게임이 올라와 있는데 거래는 가상화폐로 이뤄진다.

게임뿐만 아니라 특정한 물건을 만들어서 사고팔 수도 있다. 명품 브랜드 구찌가 로블록스에서 한정판으로 내놓은 ‘구찌 퀸 비 디오니소스’ 가방이 35만 로벅스(로블록스에만 통용되는 화폐로 약 450만 원)에 팔리기도 했다. 미국 10대들은 로블록스 이용시간이 유튜브의 2배 이상일 정도다.

여기에 사용되는 IT기술 수준에 대해 얘기하자면 조심스러운 측면이 없지 않다. 우리가 꿈꾸는 궁극의 메타버스는 오감을 통한 자극을 현실과 동일하게 사람들이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가상현실인지, 실재인지를 알기 어려운 상태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인데, 현재의 기술 수준은 조잡하고 인간 친화적이지 못하다.

구체적으로는 VR, AR, MR, XR 기술 수준이 그렇고, 사람이 착용하는 기기(device)의 기술 수준도, 전세계 사람을 연결하는 통신기술의 수준도 우리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 VR(가상현실, Virtual Reality)은 ‘가상’의 공간에 현실과 비슷한 세계를 구현해 사람이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기술, AR(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은 사용자가 있는 ‘실제’ 공간에 가상의 정보를 덧입히는 기술, MR(혼합현실, Mixed Reality)은 가상과 현실의 정보를 결합해 융합시키는 공간을 만드는 기술, XR(확장현실, eXtended Reality)은 VR, AR, MR을 아우르는 기술을 의미한다.

 

개별 기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다음으로 미루고, 대신 직접 게임을 해보거나 인게임 이벤트에 참가한 사람들의 관련 기술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아보자.

이들의 평을 종합하면, 먼저 3D그래픽 기술(3차원 영상을 만드는 기술)은 많이 발전했지만, 아바타들이나 주변 환경이 현실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큰 기대를 갖고 있었다면 큰 실망을 할 정도로 조잡한 수준이다. 다만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다양한 효과를 넣을 수 있는 것은 장점이다. 따라서 몰입감이 크지도 않다. 이제까지 없었던 것에 대한 신기함, 호기심이 전부가 아닌가 생각도 든다. 사람이 착용하는 기기도 소형화가 많이 진행되었지만, 아직까지 고성능 무선 VR기기는 착용하기에 무겁다는 느낌이 든다.

로블록스는 VR유저(VR기기를 PC와 연결하고 머리에 쓰고 접속하는 것)와 일반 유저(PC 또는 모바일 화면을 보는 유저)로 각각 접속이 가능한데, VR유저로서 게임을 하는 것이 신기함 이상을 전달하지는 못한다.

결론적으로 현재 IT기술 수준은 현실의 오감을 유사하게 전달할 수 있는 정도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다만, 새로운 경험의 파급효과는 대단한데, 스콧이 ‘포트나이트’ 콘서트에서 공연한 곡들 대부분이 다음날 인기차트 상위권에 랭크된 것이 단적인 예다.

BM특허와 기업광고 메타버스의 미래
BM특허와 기업광고 메타버스의 미래

BM특허와 기업광고, 메타버스의 미래를 좌우한다

IT기술의 혁명적 변화와 그 깊이를 산업 측면에서 감지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바로 기업의 광고시장이다. 페이스북(28조원)과 유튜브(18조원)의 광고매출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제 기업들도 메타버스에 눈을 돌리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가 만든 메타버스 ‘제페토(ZEPETO)’에는 구찌, 나이키, 디즈니 등 패션 브랜드들이 이미 입점해 있다.

로블록스는 특허기업으로 평가된다. 투자자들은 VR게임의 내용이 저급하다는 평가에 신경쓰기보다는 로블록스의 특허를 눈여겨보고 있다.

2021년 기준 로블록스는 미국에서 52건의 등록특허와 88건의 출원특허를 보유중인데, IP컨설팅 전문업체는 로블록스 특허의 평균 평가점수를 99점 이상(대부분 특허가 S등급)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 특허의 대부분은 BM(Business Model)특허인데, 로블록스는 BM특허를 받기 위해 비즈니스모델의 독특한 부분을 아주 세분화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블록스는 현재 광고매출이 거의 없는데, 현재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를 어떻게 유료화하고, 어떻게 광고매출을 일으킬지, 여기에 BM특허를 어떻게 활용할지 등등 모두 주목하고 있다. 일단 사람을 많이 모으고, 모은 사람들을 이용한 수익화를 고민하는 인터넷 기업의 전형적인 순서를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머지않아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되고 사람들이 비대면 시대를 벗어나게 되면, ‘메타버스’는 성공과 실패의 기로에 놓일 것이다.

사람들은 아직 직접 대면하는 것을 더 좋아하고, 기업은 고객을 대면하는 마케팅과 광고를 더 선호한다. IT기술의 숙제는 그때까지 대면과 비대면, 현실과 가상현실의 차이점과 경계를 얼마나 모호하게 할 수 있느냐이다. 현실과의 경계를 모호하게 할 수 없다면, 거꾸로 현실과는 차원이 다른 재미와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메타버스 성공의 3가지 중요 요소는 △3D 콘텐츠(아바타, 3D가상공간) △유저의 개인정보(시선, 취향, 소비패턴 등) 수집 △독립된 경제시스템 등인데, 각각에는 IT기술이 필요하다.

‘3D 콘텐츠’는 데이터 용량이 매우 크고, 제작에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이를 생산하고 통신하기 위한 기술적 발전이 꼭 필요한데, 3D 콘텐츠 생산에는 AI기술이 활용되고 있어야 하고 5G를 지나 6G 통신기술이 도입되어야 대용량 3D 콘텐츠를 끊김 없이 주고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이 문제는 글로벌 게임 기업이 꾸준히 해결책을 찾아온 분야이기 때문에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이다.

‘유저 개인정보’의 수집은 법과 제도의 영역이다. 페이스북은 유저가 스마트폰에서 인터넷 브라우저에 어떤 검색어를 입력하는지를 수집하고 분석해 이를 광고에 활용한다. 메타버스에서도 맞춤광고를 위해 어떤 정보까지 수집하는 것을 허용하고 규제할지는 앞으로 꽤 논란이 있을 것이다. 메타서스 속 아바타의 개인정보(위치정보, 시선, 취향, 소비패턴)가 유저의 개인정보와 동일시할 수 있는지부터 논의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이 ‘독립된 경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기존 화폐제도로부터 독립된 것이면서 기존 화폐와 환전이 가능해야 한다. 예를 들어 로블록스에서는 달러를 ‘로벅스’라는 화폐로 교환할 수 있고, 로블록스 내 유료 서비스는 로벅스로 결제하게 된다. 여기에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결합된다면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 간, 현실세계와 메타버스 간 이동이 자유로워지고 시너지도 낼 수 있을 것이다.

‘독립된 경제 시스템’을 어떤 플랫폼이 먼저 제대로 구축하는지가 생태계 완성의 핵심이 될 수 있다. 메타버스 내에서 부동산이나 물건의 고유성을 증명하는 것도 중요한데, ‘대체 불가능 토큰’(NFT) 기술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성공의 모든 요건이 충족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페이스북의 수장 저커버그는 2019년에 “가상현실이 2020년에 대중화되지 못할 것나, 2030년 안에는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얘기한 바 있다. IT기술과 생태계가 성숙하려면 아직 10년 정도의 시간은 남아 있다. 남은 시간 동안 사람들이 메타버스를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욕망과 경험하고자 하는 것을 잘 분석해 콘텐츠를 만들고, IT 기술과 법제도 체계의 우위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의 삶을 관통하고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해소시켜주는 몰입감 높은 가상현실 플랫폼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칼럼 원문 링크 : https://www.thecolumnist.kr/news/articleView.html?idxno=2844

김정민변호사_칼럼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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