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변호사-포털 뉴스제휴 해지, 5년간 묵인 계약 이전?-계약인수와 영업양도 경계

“전 회사가 맺은 계약인데, 우리가 5년 넘게 그 계약대로 이행해왔으니 우리가 계약 당사자 아닌가요?” 포털 뉴스제휴 계약이 해지된 후 새로운 회사가 계약상 지위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의 답은 단호했습니다.
계약 당사자가 아닌 자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조차 없다. 계약인수와 영업양도의 법적 경계, 그리고 포털 뉴스 제휴 계약의 법적 성격을 이 판결을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포털 뉴스제휴 해지 분쟁
포털 뉴스제휴 해지 분쟁

사실관계 요약

원고 주식회사 A는 인터넷 신문을 발행하는 인터넷신문사업자이고, 피고 B 주식회사는 인터넷 포털서비스 ‘D’를, 피고 주식회사 C는 인터넷 포털서비스 ‘E’를 각각 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입니다.

뉴스 제휴 계약의 체결 경위

2015. 10.경 F위원회(이하 ‘이 사건 위원회’)가 발족하여 피고들로부터 뉴스 제휴 및 제재 심사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았고, ‘G 심사규정'(이하 ‘이 사건 심사규정’)을 제정하였습니다. 피고들은 이 사건 위원회의 심사 결과에 따라 언론매체와의 뉴스 제휴계약 연장이나 해지 등을 결정해왔습니다.

주식회사 H(이하 ‘(주)H’)는 2018. 3. 1. 피고 C와, 2018. 5. 1. 피고 B와 각각 뉴스콘텐츠 제공에 관한 계약(이하 ‘이 사건 뉴스제휴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 사건 뉴스제휴계약에는 이 사건 심사규정을 준수하고, 심사규정이 계약 내용에 우선하여 적용된다는 약관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계약 해지 경위

이 사건 위원회는 (주)H가 2018. 6. 20.부터 2018. 9. 10. 사이에 A 매체를 통해 26차례에 걸쳐 송고한 기사가 ‘검색어 또는 특정 키워드 남용’, ‘저작권 침해 기사 전송’의 부정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총 4번에 걸쳐 시정요청을 하면서 벌점 합계 6점을 부과하였습니다.

(주)H가 소명자료를 제출하였으나, 이 사건 위원회는 2018. 11. 9. 재평가 심사 결과 계약 유지에 요구되는 최저 점수인 80점에 미달하는 73.79점을 획득하였다고 통보하였고, 피고들은 2018. 11. 9. (주)H에게 이 사건 뉴스제휴계약 중 A 부분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였습니다.

원고의 등장

원고는 2019. 9. 23. (주)H와 사이에 도메인 명의 양수 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5년 넘게 피고들에게 뉴스 콘텐츠를 제공해왔습니다. 원고는 자신이 (주)H의 계약상 지위를 승계하였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계약해지가 무효라는 이유로 피고들을 상대로 계약 이행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25. 3. 14.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였습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3. 14. 선고 2024가합30574 판결).

쟁점 정리

본 사건의 핵심 쟁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원고가 (주)H로부터 이 사건 뉴스제휴계약상 지위를 적법하게 승계하였는가?

원고는 (주)H로부터 도메인 명의를 양수하고 5년 넘게 피고들에게 뉴스 콘텐츠를 제공해왔으므로, 피고들의 묵시적 승인을 통해 계약상 지위가 이전되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는 영업양도 및 계약인수의 요건과 효과에 관한 쟁점입니다.

둘째, 이 사건 계약해지의 근거가 되는 약관 조항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에 위반되어 무효인가?

원고는 C 약관 제13조 제2항, B 약관 제12조 제2항이 약관법 제9조 제2호·제3호, 제11조 제1호, 제6조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이 사건 심사규정 및 재평가결과에 대해 고객의 동의를 의제하는 내용인 약관 조항들도 약관법 제12조 제1호, 제6조 제2항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셋째, 피고들의 이 사건 계약해지가 공정거래법상 위법한 공동의 거래거절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는가?

원고는 피고들이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과점사업자로서 이 사건 위원회를 공동으로 운영하며 이 사건 계약해지를 통해 원고에게 공동의 거래거절을 하였고, 이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에 위반되어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기업 영업비밀 김정민 변호사
기업 영업비밀 김정민 변호사

판시 내용

가. 핵심 판단 — 원고는 이 사건 뉴스제휴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다

법원은 원고의 모든 주장에 앞서, 원고가 이 사건 뉴스제휴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약관법 위반 여부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나. 영업양도 해당 여부 — 부정

법원은 원고가 (주)H로부터 영업을 양수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영업양도는 채권계약이므로 양도인이 재산이전의무를 이행함에 있어서는 상속이나 회사의 합병의 경우와 같이 포괄적 승계가 인정되지 않고 특정 승계의 방법에 의하여 재산의 종류에 따라 개별적으로 이전행위를 하여야 합니다 (대법원 1991. 10. 8. 선고 91다22018, 22025 판결 참조).

원고가 (주)H와 체결한 도메인 명의 양수 계약에 따르면, 원고는 (주)H로부터 인터넷 주소나 신문법령에 따라 서울특별시장이 부여한 등록 번호 등을 개별적으로 양수하였을 뿐, 이를 넘어 (주)H의 영업 전체를 양수한 것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또한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의 양수를 받기 위해서는 상법 제434조에 따른 주주총회 특별결의 등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원고는 이러한 절차를 거쳤음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였습니다.

다. 계약인수 해당 여부 — 부정

법원은 원고가 이 사건 뉴스제휴계약상 지위를 계약인수의 방법으로 승계하지도 않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계약당사자로서의 지위 승계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인수는 계약으로부터 발생하는 채권·채무의 이전 외에 그 계약관계로부터 생기는 해제권 등 포괄적 권리의무의 양도를 포함하는 것으로서, 계약인수가 적법하게 이루어지면 양도인은 계약관계에서 탈퇴하게 됩니다. 이러한 계약인수는 양도인과 양수인 및 잔류당사자의 합의에 의한 3면 계약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통상적이고, 관계당사자 3인 중 2인의 합의가 선행된 경우에는 나머지 당사자가 이를 동의 내지 승낙하여야 그 효력이 생깁니다 (대법원 1987. 9. 8. 선고 85다카733, 734 판결;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09다88303 판결;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2다97840 판결 참조).

이 사건 뉴스제휴계약에 포함된 B 약관 제10조 및 C 약관 제16조에 의하면, (주)H는 사전 서면에 의한 동의 없이는 계약상 권리 또는 의무 일부 또는 전부를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습니다. 원고는 피고들이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제휴계약에 따른 의무를 지속적으로 이행하였으므로 피고들의 묵시적 승인을 통해 계약상 지위가 이전되었다고 주장하였으나, 이 사건 뉴스제휴계약에서는 계약상 권리 또는 의무의 이전을 위해서는 ‘사전 서면 동의’를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주)H가 피고들로부터 사전에 서면동의를 받았음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계약상 지위가 이전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라. 결론

법원은 이 사건 뉴스제휴계약의 당사자가 원고가 아닌 (주)H임을 전제로, 이 사건 계약해지의 상대방은 (주)H일 뿐이므로, 이 사건 뉴스제휴계약의 당사자가 원고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약관법 위반 여부,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 재평가 절차의 하자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뉴스제휴계약_2024가합30574
뉴스제휴계약_2024가합30574

핵심 포인트 — 반드시 알아야 할 3가지

① 도메인·등록번호 양수는 영업양도가 아닙니다.

인터넷 주소(도메인)나 신문 등록번호를 개별적으로 양수하는 것은 특정 자산의 이전에 불과하며, 영업 전체의 양도와는 다릅니다. 영업양도는 일정한 영업 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유기적 일체로서의 기능적 재산의 이전을 의미하므로, 개별 자산의 이전만으로는 영업양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또한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의 양수를 위해서는 상법 제434조에 따른 주주총회 특별결의 등 절차가 필요합니다 (상법 제434조).

② 계약인수는 반드시 잔류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하며, 묵시적 동의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계약인수는 양도인·양수인·잔류당사자 3자의 합의가 필요한 3면 계약입니다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2다97840 판결). 특히 이 사건과 같이 계약에서 ‘사전 서면 동의’를 계약상 지위 이전의 요건으로 명시하고 있는 경우에는, 상대방이 장기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묵시적 동의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계약 인수를 계획하고 있다면 반드시 잔류당사자로부터 서면으로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③ 포털 뉴스 제휴 계약에서 약관법·공정거래법 위반 주장은 계약 당사자 지위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원고는 약관법 위반, 공정거래법상 공동의 거래거절, 재평가 절차의 하자 등 다양한 주장을 펼쳤으나, 법원은 원고가 계약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이 모든 주장을 판단하지 않고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계약상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계약 당사자 지위의 확보가 선결 문제임을 이 판결은 명확히 보여줍니다. 포털 뉴스 제휴 계약을 인수하거나 관련 사업을 양수할 때에는 계약상 지위의 적법한 이전 여부를 반드시 먼저 확인하여야 합니다.

마치며 — “5년간 아무 말 없었으니 인정한 것 아닌가요?”라는 주장은 통하지 않습니다

이 판결은 계약 당사자 지위의 이전이 얼마나 엄격한 요건 하에 인정되는지를 다시 한번 명확히 보여줍니다.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피고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 원고가 실질적으로 뉴스 콘텐츠를 제공해왔다는 사정만으로는 계약상 지위의 이전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포털 뉴스 제휴 계약과 같이 계약상 권리·의무의 이전에 사전 서면 동의를 요구하는 약관 조항이 있는 경우에는, 그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한 묵시적 동의나 사실상의 이행만으로는 계약상 지위를 취득할 수 없습니다.

“계약은 당사자 사이에서만 효력이 있습니다. 당사자가 아닌 자는 아무리 오랫동안 계약을 이행해왔더라도, 계약상 권리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