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 설계도면 저작권 보호 대상 – 건축저작물의 창작성 인정 기준[2024나20542]

“3D 설계도면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면 저작권 침해일까요?” 교량 설계도면 저작권 관련 최근 남해 광양에 건설 중인 연륙교 설계를 둘러싼 흥미로운 저작권 분쟁이 법원의 판단을 받았습니다. 수원고등법원 2024나20542 판결(2025. 7. 3. 선고)은 교량 설계도면의 저작물성과 창작성 판단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며, 건축저작물 보호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이 사례는 건축·토목 분야 종사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중요한 법리를 담고 있습니다.

건축저작물의 창작성 - 교량 설계도면 저작권 보호
건축저작물의 창작성 – 교량 설계도면 저작권 보호

📋 교량 설계도면 저작권 사례 사실관계 요약

사건의 발단

원고 A회사는 2012년 영광해제 도로건설공사 프로젝트에서 사장교 도안을, 2013년 오만 마시라 교량 프로젝트에서 아치교 도안을 각각 창작했습니다. 이 도안들은 3D 모델링으로 구현된 교량 설계도면이었습니다.

직원의 이직과 도안 유출

원고 회사에서 위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직원 E가 피고 C회사로 이직했습니다. 이후 피고는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 발주한 연륙교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하면서, 원고의 사장교 도안과 아치교 도안을 결합한 형태의 경관설계도안을 제출했습니다.

낙찰과 저작권 등록

피고가 속한 남양건설 컨소시엄은 이 설계도안을 토대로 약 1,082억 원 규모의 공사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원고는 2021년 8월 13일 자신의 도안에 대해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저작권 등록을 마쳤습니다.

법적 분쟁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① 침해행위 금지, ② 침해물건 폐기, ③ 손해배상 1억 3,400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제1심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으나, 항소심은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 교량 설계도면 저작권 사례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 세 가지였습니다:

1. 원고의 교량 도안이 저작권법상 보호받는 ‘건축저작물’에 해당하는가?

특히 시공을 위한 구조설계가 완료되지 않은 3D 도안도 저작권법 제4조 제1항 제5호의 “설계도서”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2. 원고의 도안에 창작성이 인정되는가?

교량은 기능적 저작물로서 실용성과 안전성이 우선되는데, 이러한 제약 속에서도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3. 피고의 설계도안이 원고의 도안과 실질적으로 유사한가?

두 도안 사이에 일부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작권 침해를 인정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었습니다.

📖 교량 설계도면 저작권 사례 법원의 판단

1. 건축저작물로서의 ‘설계도서’ 해당성 인정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3D 도안이 건축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시공을 위한 구조설계가 되지 않은 도안이더라도 개략적인 구상단계에 불과하거나 머릿속 이미지를 단순히 3D로 시각화한 것이 아니라, 건축저작물로서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설계도서’에 해당한다.”

법원이 고려한 사정:

  • 3D 도안은 정면도, 입면도, 배면도, 측면도 등이 전제되어야 구현 가능
  • 건축 설계 단계 중 ‘계획설계 단계’에 해당하며, 이 단계의 디자인 개념이 최종 결과물까지 유지됨
  • 구조설계를 거친 피고의 도안과 비교 시 형태적으로 큰 차이가 없음
  • 디자인 경험이 많은 팀의 도안은 구조에 대한 개략적 이해가 바탕이 되어 원안의 형상이 최대한 유지됨

2. 창작성 인정

법원은 교량이 기능적 저작물임에도 불구하고 원고 도안의 창작성을 인정했습니다.

사장교 도안의 창작성

핵심 특징:

  • 활처럼 휜 주탑이 양쪽에서 올라가 상부에서 하나로 합쳐지는 형태
  • 주탑이 전체적으로 원을 품는 독특한 형태
  • 주탑의 두께가 하단에서 위로 갈수록 얇아졌다가 상부 중심에서 다시 두꺼워지는 패턴
  • 상단 끝단이 뾰족하게 형성되면서 끝단 모서리 인접 하측 영역이 내측으로 함몰되어 후측 방향으로 돌출된 모서리 형성

설계 의도: “대상 지역이 해돋이 명소임을 고려하여 ‘일출, 일몰의 풍광을 담아내다. 해를 품은 다리’라는 컨셉트 하에 해를 품는 형상을 디자인”

법원은 이러한 특징이 **”구조적 효율성보다는 미학적 가치와 독창성을 우선시한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치교 도안의 창작성

핵심 특징:

  • 전체적으로 S자 형상
  • 하부로 이격된 부분과 상부로 이격된 높이가 서로 다름
  • 상부로 이격된 아치 부분이 좌우 비대칭
  • 2개의 아치라인이 멀어졌다가 가까워지고 다시 멀어지는 역동적 형상
  • 교량의 한쪽 부분이 급격히 안쪽으로 말려들어감

설계 의도: “오만 마시라 해역의 돌고래를 모티브로 하여 설계”

법원은 이러한 표현이 “아치교의 일반적인 표현형식이 아니며, 빠른 속도감과 역동성을 보여주는 독창적 표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3. 실질적 유사성 인정

법원은 피고의 설계도안과 원고의 도안 사이에 일부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했습니다.

사장교 부분

차이점:

  • 주탑 상부 모서리가 뾰족하지 않고 곡률로 마감
  • 주탑의 전체적 곡률에 약간의 차이

유사점:

  • 주탑의 휘어진 형태와 원주율이 상당 부분 유사
  • 상부 상징부와 아치 최대 돌출부, 하부 기단부의 비례가 거의 동일
  • 주탑의 두께와 비례가 거의 동일
  • 동일한 작도 방식으로 디자인되었다고 추정
  • 주탑 전체적으로 역동적으로 원을 그리는 듯한 효과 창출

법원: “피고의 주탑에는 이 사건 사장교의 개성이 그대로 드러나 있음”

아치교 부분

차이점:

  • 상부 연결부위를 하나로 연결하지 않고 ‘X’자 형태로 연결
  • 교량 한쪽 하단부의 아치가 급격하게 말려들어가지는 않음

유사점:

  • 동일한 비율로 구현 (자유 곡선으로 이와 같이 동일한 비율 구현은 불가능 → 원고 도안의 작도법 기반으로 추정)
  • 상부/하부 이격 부분의 높이 차이 동일
  • 상부 이격 부분의 좌우 비대칭 동일
  • 한쪽 부분이 안쪽으로 말려들어가는 형상 (다른 어떤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형태)
  • 2개의 아치라인이 멀어졌다가 가까워지는 형상 동일

법원: “이 사건 아치교 도면의 창작적인 표현형식 거의 대부분이 피고의 설계도안에도 그대로 느껴진다”

4. 의거관계 인정

법원은 다음 사정을 근거로 피고가 원고의 도안에 의거했다고 추인했습니다:

  • 직원 E가 원고에서 이 사건 각 도안 작성 업무를 담당했다가 퇴사
  • E가 피고의 설계팀 담당구성원으로서 주도적으로 업무 수행
  • 원고가 별개로 작성했던 사장교 도안과 아치교 도안이 결합되어 피고의 설계도안에 나타남

5. 손해배상액 산정

법원은 저작권법 제126조에 따라 상당한 손해액으로 6,000만 원을 인정했습니다.

고려 사항:

  • 피고가 입찰계약으로 얻은 매출액: 9,306만 원
  • 실시설계 계약 매출액: 6,050만 원
  • 다만, 매출액 전체를 이익으로 볼 수 없고 인건비 등 상당한 비용 투입
  • 피고의 추가적 노력(구조설계, 일부 디자인 변경 등)도 기여
  • 원고의 도안은 최종안까지 선정되지 못했던 도안
  • 원고가 직접적인 손해(공사 탈락 등)를 입은 사실은 없음
교량 설계도면 저작권 보호
교량 설계도면 저작권 보호

💡 교량 설계도면 저작권 사례 핵심 포인트

1. 건축저작물의 범위 확대

구조설계가 완료되지 않은 3D 설계도면도 ‘설계도서’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스케치나 구상 단계를 넘어 계획설계 단계의 도면이라면 저작권 보호 대상입니다.

2. 기능적 저작물의 창작성 판단 기준

교량과 같은 기능적 저작물도 다음 요소에서 창작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 주요·상징적 요소의 형태와 외관이 여타 디자인과 구별되는지
  • 미학적 가치와 독창성이 구조적 효율성과 별개로 표현되었는지
  • 설계자의 독자적인 컨셉트와 의도가 구현되었는지

3. 실질적 유사성 판단 방법

일부 차이가 있더라도 다음 경우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됩니다:

  • 창작적 표현의 핵심 부분이 유사한 경우
  • 차이가 원거리에서 인지되는 인상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
  • 차이가 기술적 요소나 기능적 필요에 의한 것인 경우

4. 의거관계의 추인

직접 증거가 없어도 다음 사정으로 의거관계를 추인할 수 있습니다:

  • 침해자가 원저작물에 접근할 구체적 기회가 있었던 경우
  • 별개로 창작된 여러 저작물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경우

5. 업무상저작물의 판단

다음 요건을 충족하면 법인이 저작자가 됩니다 (저작권법 제9조):

  • 법인의 기획 하에
  • 법인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
  • 업무상 작성한 저작물
  • 법인 명의로 공표

6. 손해배상액 산정 시 고려사항

저작권법 제126조에 따른 상당한 손해액 산정 시:

  • 침해자의 매출액과 실제 이익 구분
  • 침해자의 추가적 노력과 기여도
  • 원저작물의 완성도와 활용 정도
  • 저작권자의 직접적 손해 발생 여부

🎯 실무상 유의사항

설계·디자인 업체

  1. 직원 퇴사 시 비밀유지계약 체결 필수
  2. 주요 설계도면에 대한 저작권 등록 적극 활용
  3. 프로젝트별 창작 과정 문서화 (컨셉트, 의도, 작도법 등)
  4. 외주용역 계약 시 저작권 귀속 조항 명확히 규정

건설·발주 업체

  1. 입찰 설계도면의 저작권 침해 여부 사전 검토
  2. 설계 용역 계약 시 저작권 보증 조항 포함
  3. 제3자 저작권 침해 시 손해배상 책임 조항 명확화

개인 디자이너·건축가

  1.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 등록 적극 활용
  2. 이직 시 전 직장의 저작물 무단 사용 금지 유의
  3. 유사 디자인 사용 시 창작적 표현의 실질적 차이 확보

🔚 마치며

“교량 설계도면도 예술작품처럼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건축·토목 분야에서 창작성의 의미를 재조명했습니다. 기능과 실용성이 우선되는 구조물이라도, 설계자의 독창적인 미학적 표현이 담겨 있다면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특히 3D 설계도면의 저작물성을 인정하고, 구조설계 이전 단계의 계획설계도 보호 대상으로 인정한 것은 실무상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건축·토목 분야에서 설계도면의 저작권 분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판결이 제시한 법리를 숙지하고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창작의 가치는 분야를 가리지 않습니다” – 여러분의 설계도면도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적극적으로 보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