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불기소에도 가맹사업자 상표권 침해 유죄 – 2025고단1345

“검사가 불기소 결정을 내렸으니 괜찮겠지”, “아직 법원 판결이 없으니 침해가 아니겠지”라고 생각하며 타인의 상표와 유사한 표장으로 가맹사업을 계속 운영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대구지방법원은 2025년 8월, 검사의 불기소 결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표권 침해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여 공동대표이사 2명에게 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하고, 법인에게는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하였습니다. 가맹사업을 운영하거나 준비 중인 모든 사업자가 반드시 주목해야 할 판결입니다.

가맹사업자 상표권 침해 유죄
가맹사업자 상표권 침해 유죄

1. 사실관계 요약

피고인 주식회사 C는 대구 서구에 본점을 둔 육가공·부분육 제조 및 도소매업 법인이고, 피고인 A와 피고인 B는 그 공동대표이사입니다.

피해자 김○영은 2017. 3. 24. 특허청에 ‘D막창’ 상표를 등록한 상표권자입니다.

피고인 A, B는 공모하여 2020. 6. 29.경부터 2025. 3. 28.경까지 대구 수성구에서 ‘D막창 1ㅇㅇ4’라는 상호로 음식점 가맹사업을 영위하면서, 피해자의 등록상표 ‘D막창’과 유사한 ‘D1ㅇㅇ4막창’ 등의 표장을 사용하여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경북, 경남 지역에서 18개 가맹점과 가맹계약을 체결하고, 각 가맹점들로 하여금 위 표장을 사용한 간판을 부착한 채 음식점업을 영위하도록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2021. 3. 30.경 대리인을 통해 상표권 침해 중단 경고장을 발송하였고, 피해자의 고소에 대해 검사는 2022. 3. 29. 불기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후 특허심판원은 2023. 9. 6. 확인대상표장이 피해자의 등록서비스표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심결을 하였고, 특허법원과 대법원도 이를 유지하였습니다.

2. 쟁점 정리

가. 상표권 침해의 고의 인정 여부 — 불기소 결정 기간 포함 여부

피고인들은 가맹사업 개시일인 2020. 6. 29.부터 특허심판원 심결이 선고된 2023. 9. 6.까지는 상표권 침해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즉, 검사의 불기소 결정이 있었던 기간 동안에는 위법성 인식이 없었으므로 그 기간에 대한 죄책을 부담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상표권 침해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사용한다는 점에 대한 고의가 필요합니다 (상표법 제230조). 고의에는 확정적 고의뿐만 아니라 미필적 고의도 포함됩니다.

나. 양벌규정에 따른 법인의 형사책임

피고인 A, B의 상표권 침해 행위가 법인인 피고인 주식회사 C의 업무에 관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상표법 제235조 제1호의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에게도 벌금형을 과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상표법 제235조 제1호, 제230조).

다. 집행유예 및 사회봉사명령의 적법성

피고인 A, B에 대하여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면서 사회봉사 80시간을 명한 것이 적법한지 여부입니다.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경우에는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하거나 사회봉사 또는 수강을 명할 수 있으며 (형법 제62조의2 제1항), 법원은 사회봉사를 명할 때에는 500시간의 범위에서 그 기간을 정하여야 합니다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59조 제1항).

상표법위반_2025고단1345
상표법위반_2025고단1345

3. 판시 내용

가. 공소사실 전 기간에 걸친 상표권 침해 고의 인정

법원은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공소사실 기재 기간 전체에 대한 상표권 침해의 고의를 인정하였습니다 (상표법 제230조).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사전 인식: 피고인들이 가맹사업을 시작할 당시 시장 조사 또는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하여 피해자가 ‘D막창’이라는 상호로 이미 다수의 가맹점을 보유한 채 영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음이 분명합니다.

② 경고장 수령: 피해자가 2021. 3. 30.경 정식으로 대리인을 선임하여 상표권 침해 중단 경고장을 발송하였습니다.

③ 불기소 결정의 한계: 불기소 결정에 대하여는 얼마든지 재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불기소 결정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고의가 없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④ 형사법의 피해자 보호: 어떠한 판결이나 심결이 있는 시점부터만 죄책을 부담한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형사법의 피해자 보호 관점에서 불합리합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확정적 고의는 없었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미필적 고의는 있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 양벌규정에 따른 법인 처벌

피고인 A, B의 상표권 침해 행위가 법인인 피고인 주식회사 C의 업무에 관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상표법 제235조 제1호의 양벌규정에 따라 피고인 주식회사 C에게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하였습니다 (상표법 제235조 제1호, 제230조).

다. 집행유예 및 사회봉사명령

법원은 피고인 A, B에 대하여 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집행유예와 함께 사회봉사 80시간을 명하였습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 형법 제62조의2). 사회봉사명령은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경우 범죄자에게 부과하는 사회의 이익이나 복지를 위한 근로활동으로서, 그 부과요건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받음과 동시에 그 형의 집행을 유예받는 피고인에 해당하여야 합니다 (헌법재판소 2012. 3. 29. 선고 2010헌바100 결정).

라. 양형 이유

불리한 정상으로는 범행 기간이 약 5년에 달하는 점, 18개 가맹점에 이르는 대규모 침해인 점, 피해자에게 적지 않은 경제적 피해를 입혔음에도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이 고려되었습니다.

유리한 정상으로는 대체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점, 법적 판단 전까지 위법성 인식이 다소 미약하였던 점, 특허심판원 심결 이후 가맹점을 더 이상 모집하지 않은 점, 기존 가맹점의 간판을 다른 이름으로 변경하기 위해 노력한 점, 피해자의 손해는 민사상 전보될 것인 점 등이 고려되었습니다.

4. 핵심적으로 알아야 할 내용

① 불기소 결정 = 상표권 침해 면죄부 아님

이 판결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검사의 불기소 결정이 있었더라도 상표권 침해의 고의가 부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불기소 결정은 검사의 소추 재량에 따른 것으로, 재수사가 언제든지 가능하며 민사·형사상 책임과 무관합니다. 불기소 결정을 믿고 침해 행위를 계속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판단입니다.

② 미필적 고의만으로도 상표권 침해죄 성립

상표권 침해죄는 확정적 고의가 없더라도 미필적 고의만으로 성립합니다 (상표법 제230조). 경쟁사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표장을 사용하면서 “혹시 침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인식이 있었다면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경고장을 수령하거나 상대방이 이미 다수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미필적 고의 인정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③ 가맹사업 운영자의 상표 사전 조사 의무

가맹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사용하려는 상호·표장이 타인의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지 여부를 특허청 상표 검색 시스템(키프리스)을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상표권의 존재 및 내용은 상표공보 또는 상표등록원부 등에 의하여 공시되어 일반 공중도 통상의 주의를 기울이면 알 수 있으므로, 업으로서 상표를 사용하는 사업자에게는 상표권 침해에 대한 주의의무가 부과됩니다.

④ 양벌규정 — 법인도 형사처벌 대상

상표법 제235조 제1호의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의 대표자가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상표권 침해행위를 한 경우, 법인도 별도의 벌금형을 받습니다 (상표법 제235조 제1호). 이 사건에서 법인은 벌금 3,0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인이 면책되려면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⑤ 피해 회복 여부가 양형의 핵심

이 사건에서도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이 불리한 정상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상표권 침해 사건에서 피해자와의 합의 및 손해배상은 형사처벌 수위를 낮추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반면 특허심판원 심결 이후 가맹점 모집을 중단하고 간판을 변경하는 등 사후 조치를 취한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되었습니다.

마치며

검사가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해서 상표권 침해 문제가 끝난 것이 아닙니다. 이 판결은 불기소 결정 이후에도 침해 행위를 계속한 가맹사업자에게 징역형과 거액의 벌금이 선고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가맹사업을 시작하기 전, 그리고 운영 중에도 사용하는 표장이 타인의 등록상표를 침해하지 않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경고장을 받은 즉시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유일한 안전한 방법입니다. 상표 하나의 사전 조사가 수년간의 형사 분쟁과 수천만 원의 벌금을 막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