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이메일 임시저장-영업비밀 유출, 업무상배임

“퇴사 전에 업무 파일을 개인 이메일 임시저장 후에 집에서 다운로드했습니다. 외부로 유출한 것도 아니고, 7일 만에 적발되어 파일도 회수되었습니다. 그런데 징역형과 벌금형이 동시에 선고되었습니다.”
이 판결은 영업비밀을 외부 제3자에게 직접 넘기지 않더라도, 개인 이메일 임시보관함에 저장하고 개인 컴퓨터로 다운로드하는 행위만으로도 영업비밀을 ‘지정된 장소 밖으로 무단유출’한 것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또한 이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과 업무상배임죄의 상상적 경합에 해당하여 더 무거운 형으로 처벌된다는 점도 확인하였습니다. 게임회사 직원의 영업비밀 유출 사건을 통해 이 판결의 핵심 법리를 지금 확인해 보겠습니다.

개인 이메일 임시저장 영업비밀 유출-업무상배임
개인 이메일 임시저장 영업비밀 유출-업무상배임

사실관계 요약

피해회사 B는 PC온라인게임 및 모바일게임을 직접 개발하여 국내외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임회사입니다. 피해회사는 임직원 윤리규정, 기밀정보 이용 및 취급 지침, 웹메일 사용금지, 정보보안 및 지시감독 동의서 징구 등 각종 보안조치를 실시하여 회사 정보의 외부 유출과 개인 소유 웹메일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었습니다.

피고인 A는 2018. 5. 피해회사에 입사하여 게임 기획 업무를 수행하다 2021. 1. 퇴직하였고, 그 직후 경쟁업체로 이직하였습니다. 피고인은 2021. 11.경 피해회사에서 퇴사하기로 결심하면서 업무 관련 파일들을 외부로 유출하여 경쟁업체 이직 후 활용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피고인은 주거지 등에서 피해회사로부터 지급받은 노트북으로 피해회사의 업무용 컴퓨터에 원격접속하여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이자 영업상 주요자산인 총 21개의 파일을 압축한 다음, 개인 이메일 임시보관함에 저장하였습니다. 이후 개인 컴퓨터로 위 개인 이메일에 접속하여 임시보관함에서 압축파일들을 다운로드 받았습니다.

피고인은 무단유출 후 7일 만에 피해회사 감사팀에 적발되어 파일이 회수되었고, 외부로 추가 유출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2023. 11. 17. 피고인에게 징역 10월(2년간 집행유예) 및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하였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3. 11. 17. 선고 2023고단1788 판결).

쟁점 정리

첫째, 개인 이메일 임시보관함 저장 및 다운로드 행위가 영업비밀을 ‘지정된 장소 밖으로 무단유출’한 것에 해당하는가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제1항 제1호 나목은 “영업비밀을 지정된 장소 밖으로 무단으로 유출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1항 제1호 나목). 피고인은 영업비밀을 외부 제3자에게 직접 제공하지 않고 개인 이메일 임시보관함에 저장하였다가 개인 컴퓨터로 다운로드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는데, 이러한 행위가 ‘지정된 장소 밖으로의 무단유출’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제3호).

둘째,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무단유출)과 업무상배임죄의 죄수 관계

피고인의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제2항·제1항 제1호 나목의 영업비밀 무단유출죄와 형법 제356조·제355조 제2항의 업무상배임죄에 동시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두 죄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지, 아니면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형법 제40조,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

셋째, 양형 판단 — 파일이 회수되고 외부 유출이 없었던 경우에도 실형에 준하는 처벌이 가능한가

피고인은 7일 만에 적발되어 파일이 회수되었고 외부로 추가 유출된 것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사정이 양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형법 제51조,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5항).

개인 이메일 임시저장-영업비밀 유출
개인 이메일 임시저장-영업비밀 유출

판시 내용

가. 영업비밀 무단유출 해당법조 —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제1항 제1호 나목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회사의 업무용 컴퓨터에 원격접속하여 총 21개의 파일을 압축한 다음 개인 이메일 임시보관함에 저장하고 개인 컴퓨터로 다운로드한 행위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지정된 장소 밖으로 무단으로 유출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 제1항 제1호 나목,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3. 11. 17. 선고 2023고단1788 판결).

이는 대법원이 회사직원이 영업비밀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하였다면 그 반출 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된다고 판시한 법리와 궤를 같이 합니다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도9089 판결,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도3808 판결).

특히 이 판결에서 주목할 점은 개인 이메일 임시보관함에 저장하는 행위 자체가 이미 ‘지정된 장소 밖으로의 무단유출’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피해회사는 개인 소유 웹메일 사용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었으므로, 개인 이메일 임시보관함은 피해회사가 지정한 장소 밖에 해당합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1항 제1호 나목).

나. 상상적 경합 인정 — 부정경쟁방지법 위반과 업무상배임죄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제2항·제1항 제1호 나목(영업비밀 무단유출)과 형법 제356조·제355조 제2항(업무상배임)의 상상적 경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형법 제40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3. 11. 17. 선고 2023고단1788 판결). (조균석, 『형법주해 ⅩⅡ – 각칙(9)』, 박영사(2023년), 435면 (조균석, 『형법주해 ⅩⅡ – 각칙(9)』, 박영사(2023년), 435면))

상상적 경합의 경우 형이 더 무거운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므로 (형법 제40조), 법원은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형을 선택하였습니다. 또한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제5항에 따라 징역형과 벌금형을 병과하였습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5항).

이는 영업비밀 국외누설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죄와 업무상배임죄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는 법리와 일치합니다.

다. 양형 판단 — 엄중한 처벌 필요성과 유리한 정상의 고려

법원은 양형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불리한 정상: ① 영업비밀 유출행위는 피해자에게 원상회복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손해를 입히고, 이를 취득한 범죄자나 그 관련자들은 손쉽게 기술 개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향유할 수 있게 되므로 엄히 벌할 필요가 있습니다. ② 영업비밀을 유출할 당시 다른 회사로 이직을 계획하고 있었던 점도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입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3. 11. 17. 선고 2023고단1788 판결).

유리한 정상: ①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② 동종전과가 없는 점, ③ 무단유출 후 7일 만에 적발되어 파일이 회수된 것으로 보이고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하였습니다 (형법 제51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3. 11. 17. 선고 2023고단1788 판결).

핵심 포인트 — 반드시 알아야 할 4가지

① 개인 이메일 임시보관함 저장만으로도 ‘지정된 장소 밖으로의 무단유출’이 성립합니다.

이 판결에서 법원은 영업비밀을 외부 제3자에게 직접 제공하지 않더라도 회사가 금지한 개인 이메일에 저장하고 개인 컴퓨터로 다운로드하는 행위만으로 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 제1항 제1호 나목의 ‘지정된 장소 밖으로의 무단유출’이 성립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1항 제1호 나목). 클라우드 저장, 개인 USB 복사, 개인 이메일 전송 등 다양한 방법이 모두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② 영업비밀 무단유출죄와 업무상배임죄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고, 징역형과 벌금형이 병과됩니다.

이 판결에서 법원은 영업비밀 무단유출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과 업무상배임죄의 상상적 경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형법 제40조,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5항). 상상적 경합의 경우 형이 더 무거운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형으로 처벌하되, 동법 제18조 제5항에 따라 징역형과 벌금형을 병과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영업비밀 유출 사건에서 형사처벌의 실질적 무게가 상당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도3808 판결).

③ 파일이 회수되고 외부 유출이 없었더라도 영업비밀 무단유출죄는 성립합니다 — 반출 시에 기수가 됩니다.

이 판결에서 피고인은 7일 만에 적발되어 파일이 회수되었고 외부로 추가 유출된 것으로 보이지 않았음에도 유죄가 인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회사직원이 영업비밀을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하였다면 그 반출 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된다고 판시하고 있으며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도9089 판결,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도3808 판결), 부정경쟁방지법상 무단유출죄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후에 파일이 회수되더라도 이미 성립한 범죄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④ 비밀관리성 인정을 위한 실질적 보안조치 — 웹메일 사용금지 등 구체적 지침이 중요합니다.

이 판결에서 피해회사는 임직원 윤리규정, 기밀정보 이용 및 취급 지침, 웹메일 사용금지, 정보보안 동의서 징구 등 구체적인 보안조치를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조치들은 앞서 살펴본 비밀관리성 완화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8. 18. 선고 2022고단6399 판결)에서 제시된 비밀관리성 인정 요소들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특히 웹메일 사용금지 지침은 ‘지정된 장소 밖으로의 무단유출’ 범위를 명확히 하는 기능도 수행합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대법원 2020. 1. 9. 선고 2019마6016 결정).

기업 영업비밀 김정민 변호사
기업 영업비밀 김정민 변호사

마치며 — “임시보관함에 저장했을 뿐이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이 판결은 영업비밀 유출의 방법이 점점 정교해지는 현실에서, 개인 이메일 임시보관함 저장이라는 우회적 방법도 ‘지정된 장소 밖으로의 무단유출’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또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과 업무상배임죄의 상상적 경합을 인정하여 징역형과 벌금형을 병과함으로써 영업비밀 유출에 대한 형사처벌의 실질적 무게를 확인하였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① 개인 이메일·클라우드·USB 등 외부 저장매체 사용 금지 지침을 명문화하고, ② 원격접속 시 보안 로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③ 퇴직 예정 직원에 대한 접근 권한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④ 퇴직 시 영업비밀 반환·폐기 확인 절차를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임시보관함에 저장했을 뿐이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회사가 금지한 개인 이메일에 파일을 저장하는 순간, 그것은 이미 ‘지정된 장소 밖으로의 무단유출’입니다. 영업비밀 유출은 반출하는 그 순간 기수가 됩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3. 11. 17. 선고 2023고단1788 판결,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도9089 판결,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도3808 판결, 대법원 2020. 1. 9. 선고 2019마6016 결정,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제3호, 제18조 제1항 제1호 나목·제2항·제5항, 형법 제40조·제51조·제355조 제2항·제356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