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해킹사고 후 거래소 상장폐지에 관한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카합20718 결정을 분석해보겠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해킹사고는 언제나 뜨거운 이슈입니다. 특히 해킹으로 인한 코인 탈취 후 거래소들이 해당 코인의 거래지원을 종료하는 경우, 코인 발행사와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됩니다. 과연 거래소의 이런 결정이 정당한 것일까요?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이에 대해 중요한 판단을 내린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1. 가상자산 해킹사고 사건 사실관계 요약
가. 당사자 관계
- 채권자 G: 싱가포르 소재 외국 법인으로 ‘G 코인’ 발행사
- 채권자 B: G 코인 104개를 보유한 투자자
- 채무자들: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 4곳 (C, D, E, F 거래소 운영사)
나. 거래지원 계약 체결
채권자 G는 2023년 2월부터 12월까지 국내 주요 거래소들과 G 코인 상장을 위한 거래지원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 채무자 C: 2023. 12. 12. 계약 체결, 같은 날 상장
- 채무자 D: 2023. 2. 16. 계약 체결, 같은 날 상장
- 채무자 E: 2023. 12. 6. 계약 체결, 12. 8. 상장
- 채무자 F: 2023. 11. 2. 계약 체결, 11. 8. 상장
다. 해킹사고 발생
2025. 2. 28. 09:53경, 채권자 G의 ‘플레이 브릿지 볼트’에 대한 해킹이 발생했습니다:
- 피해 규모: 총 8,654,860개의 G 코인 탈취
- 처분 현황: 탈취된 코인의 90% 이상이 6개 해외 거래소로 입금되어 대부분 매도
- 공지 시점: 2025. 3. 4. 02:00경 (해킹 발생 후 약 4일 후)
라. 거래유의종목 지정 및 거래지원 종료
2025. 3. 4. 모든 채무자들이 G 코인을 거래유의종목으로 지정했습니다:
1) 지정 사유
- 공통 사유: ① 가상자산 관련 중요사항의 불성실 공시, ② 해킹사고 원인에 대한 소명 부재
- 추가 사유 (채무자 D, E): ③ 피해자 보상 방안의 부재
2) 최종 결정
채권자 G가 수차례 소명자료를 제출했으나, 2025. 5. 2. 모든 채무자들이 “거래유의종목 지정 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25. 6. 2. 15:00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습니다.
2. 가상자산 해킹사고 사건 쟁점 정리
가. 주요 쟁점
거래소들의 거래지원 종료결정이 절차적·실체적으로 적법한가?
나. 세부 쟁점
- 실체적 적법성
- 거래유의종목 지정 사유가 실제로 존재하는가?
- 해당 사유가 해소되었는가?
- 다른 해킹사고 사례와 비교하여 과도한 조치인가?
-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하는가?
- 절차적 적법성
- 충분한 소명기회가 제공되었는가?
- 적정한 절차를 거쳤는가?
- 가처분 요건
- 피보전권리가 소명되는가?
-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는가?

3. 가상자산 해킹사고 사건 법원 판시내용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채권자들의 신청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가. 실체적 판단 – 거래유의종목 지정 사유의 존재
1) 가상자산 관련 중요사항의 불성실 공시
법원은 채권자 G의 공시가 불성실했다고 판단했습니다:
㉮ 공시 지연의 문제점
“채권자 G는 2025. 2. 28. 14:00경 이 사건 해킹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하였음에도, 위 사실을 공시하지 않고 채무자들에게 통지조차 하지 않다가, 2025. 3. 4. 02:00에서야 위 사실을 최초 공시하였다”
㉯ 이중적 대응의 문제
- 해외 거래소 15곳에는 해킹사고를 즉시 통지하여 코인 이동 차단 요청
- 국내 거래소들과 이용자들에게는 4일간 공시하지 않음
㉰ 공시 지연 사유의 신빙성 부족 법원은 채권자 G가 “시장혼란과 후폭풍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채무자들에게 위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소명한 점을 들어, 코인 가격 하락을 우려하여 의도적으로 공시를 지연했을 개연성이 상당하다고 보았습니다.
2) 해킹사고 원인에 대한 소명 부재
법원은 해킹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 최초 침투경위 미확인
“채권자 G는 이 사건 코인의 시스템에 대한 최초 침투경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였고, 이는 불충분한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인하여 공격자의 접속 기록이 일부 누락되었고 사전 공격행위의 탐지가 부족했기 때문”
㉯ 가정적 시나리오만 제시 채권자 G가 3개의 가정적 시나리오를 제시했으나:
- 제1시나리오: 퇴사 개발자가 공개저장소에 업로드한 이미지에서 토큰 탈취
- 제2시나리오: 사내 임직원 PC 해킹을 통한 내부망 침투 (후에 배제)
- 제3시나리오: 외부 노출 서버 탈취 후 일반적 해킹 기법 사용
㉰ 일관성 없는 주장
“채권자들은 이 사건 심문기일에서 ‘이 사건 해킹사고의 원인은 제3시나리오로 귀결된다’고 주장하였다가, 2025. 5. 26.자 준비서면에서는 ‘이 사건 해킹사고의 원인은 제1시나리오가 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도, 위와 같이 주장이 번복된 경위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였다”
3) 피해자 보상 방안의 부재
법원은 이 사유에 대해서는 계약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 각 계약, 이 사건 각 정책 및 이 사건 각 내부규정에서는 ‘피해자 보상 방안의 제시’ 등을 거래유의종목 지정 사유나 거래지원 종료 사유로 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채무자들은 ‘피해자 보상 방안의 부재’를 사유로 하여서는 이 사건 코인을 거래유의종목으로 지정하거나 이 사건 코인에 대한 거래지원을 종료할 수 없다”
나. 절차적 판단 – 적정 절차 준수
법원은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채권자 G는 2025. 3. 10.부터 2025. 4. 22.까지 수차례에 걸쳐 이 사건 해킹사고에 관한 소명자료를 제출하였고 채무자들은 이를 토대로 수차례 회의를 개최하여 그 소명의 타당성을 검토하기도 하였는바, 채무자들이 채권자 G에게 이 사건 거래지원 종료결정 과정에서 충분한 소명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없다”
다.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
법원은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1) 합리적 판단 과정
- 채무자들이 수차례 회의를 통해 소명자료를 검토
- 최종적으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거래지원 종료 결정
2) 경제적 이익 부재
“이 사건 거래지원 종료결정으로 인하여, 채무자들은 이 사건 코인에 대한 거래를 지원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수수료 상당의 이익을 포기하는 불이익만 있을 뿐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라. 가처분 필요성
법원은 보전의 필요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해외 거래소에서는 여전히 거래 가능
- 향후 거래유의종목 지정 사유가 해소되면 재상장 가능
- 다른 잠재적 투자자들의 손해와 위험 방지 필요성
마. 최종 결론
“본안판결에 앞서 가처분으로써 이 사건 거래지원 종료결정의 효력을 정지시킬 정도로 이 사건 신청의 피보전권리가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4. 핵심 포인트 정리
가. 가상자산 해킹사고 시 공시 의무
1) 신속한 공시의 중요성
- 가상자산의 특성: 내재가치 평가가 어려워 수요·공급 원칙에 크게 의존
- 해킹사고의 영향: 다량의 비정상적 공급과 투자자 신뢰 훼손으로 가격 하락 우려
- 공시 시점: 해킹사고 인지 즉시 공시해야 함 (4일 지연은 불성실 공시)
2) 일관된 대응의 필요성
- 해외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에 대한 이중적 대응은 부적절
- 시장 혼란 우려를 이유로 한 공시 지연은 정당화되기 어려움
- 24시간 운영되는 가상자산 시장의 특성상 영업일 기준 판단 부적절
나. 해킹 원인 규명의 중요성
1) 명확한 원인 규명 필요
- 보안체계 보완: 정확한 원인 규명을 통해서만 취약점 보완 가능
- 재발 방지: 가정적 시나리오만으로는 효과적인 재발 방지 어려움
- 투자자 신뢰: 명확한 원인 규명과 대응책 제시가 신뢰 회복의 전제
2) 일관된 주장의 중요성
- 법적 절차에서 주장의 번복은 신빙성을 크게 훼손
- 전문가 의견서도 구체적 근거 없이는 설득력 부족
- 사후 작성된 자료는 판단 근거로 고려되기 어려움
다. 거래소의 거래지원 종료 권한
1) 계약상 근거의 중요성
- 거래지원 계약에 명시된 사유만이 종료 근거가 됨
- ‘피해자 보상 방안 부재’처럼 계약에 없는 사유는 종료 근거 불가
- 내부 정책과 규정도 계약 조건 범위 내에서만 적용
2) 합리적 판단 과정
- 충분한 소명 기회 제공 필요
- 수차례 회의를 통한 신중한 검토 과정
- 다른 사례와의 형평성 고려
라.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 판단 기준
1) ‘부당성’ 판단 요소
- 합리적 사업 판단인지 여부
- 경제적 이익 추구 목적 존재 여부
- 절차적 적정성 준수 여부
- 다른 사업자와의 형평성
2) 거래 거절의 정당성
- 계약상 근거 존재
- 합리적 사유에 기한 판단
- 충분한 소명 기회 제공
- 일관된 기준 적용
마. 가처분 인용 요건
1) 피보전권리의 소명
- 명확한 권리 존재: 계약상 권리 또는 법률상 권리
- 권리 침해의 현실성: 단순한 가능성이 아닌 구체적 침해
- 소명 정도: 본안 승소 가능성에 대한 상당한 개연성
2) 보전의 필요성
-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금전 배상으로 회복 불가능한 손해
- 긴급성: 본안 판결까지 기다릴 수 없는 상황
- 이익 형량: 신청인과 상대방의 이익 비교 고려
바. 가상자산 시장의 특수성
1) 24시간 거래 시장
- 영업일 개념 적용의 한계
- 신속한 대응과 공시의 중요성
- 글로벌 시장 연동성 고려
2)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
- 해킹사고 시 추가 피해 방지 필요성
- 잠재적 투자자 보호의 중요성
- 시장 전체의 신뢰성 유지
사. 실무상 시사점
1) 가상자산 발행사 관점
- 신속한 공시 체계 구축: 해킹사고 등 중요사항 발생 시 즉시 공시
- 보안 시스템 강화: 충분한 모니터링과 사전 탐지 체계 구축
- 일관된 대응: 국내외 거래소에 대한 동일한 기준 적용
- 명확한 원인 규명: 전문가와 협력하여 정확한 분석 수행
2) 거래소 관점
- 명확한 계약 조건: 거래지원 종료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
- 합리적 판단 과정: 충분한 검토와 소명 기회 제공
- 일관된 기준 적용: 다른 사례와의 형평성 고려
- 절차적 적정성: 내부 규정에 따른 체계적 심사
3) 투자자 관점
- 해킹 리스크 인식: 가상자산 투자 시 해킹 위험성 충분히 고려
- 거래소 정책 확인: 각 거래소의 거래지원 정책과 기준 사전 파악
- 분산 투자: 특정 거래소나 코인에 집중 투자 지양
- 신속한 대응: 해킹사고 등 발생 시 빠른 손절 또는 대응 고려

나가며
이번 판결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해킹사고 발생 시 발행사의 공시 의무와 거래소의 거래지원 종료 권한에 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가상자산의 특수성을 고려한 신속한 공시의 중요성과 명확한 해킹 원인 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한 점이 주목됩니다. 앞으로 가상자산 관련 사업자들은 이러한 기준에 따라 더욱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 공개와 체계적인 보안 관리를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투자자들도 해킹 리스크를 충분히 인식하고 신중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참고 정보
참고 재판요지
대법원 2021. 12. 16. 선고 2020도9789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인정된 죄명: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가상자산 권리자의 착오나 가상자산 운영 시스템의 오류 등으로 법률상 원인관계 없이 다른 사람의 가상자산 전자지갑에 가상자산이 이체된 경우, 가상자산을 이체받은 자는 가상자산의 권리자 등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당사자 사이의 민사상 채무에 지나지 않고 이러한 사정만으로 가상자산을 이체받은 사람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가상자산을 보존하거나 관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1. 5. 선고 2018가합567582 판결 손해배상(기)
갑 등은 을 주식회사가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운영하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계정을 개설하여 이를 통해 가상화폐 등을 거래한 사람들인데, 위 거래소에서 발생한 해킹사고로 을 회사가 관리하는 전자지갑에 보관되어 있던 이용자들의 가상화폐 중 일부가 유출되었고, 이에 을 회사가 위 거래소를 폐쇄한 후 해당 가상화폐를 단계적으로 매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유출된 가상화폐를 갚거나 복구할 계획이라고 공지하였으나 유출된 가상화폐를 복구하지 못하자, 갑 등이 을 회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을 회사는 가상화폐 반환의무의 이행거절 또는 이행불능으로 인해 갑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한 사례
참고 법령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5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①사업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공정한 거래를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이하 “불공정거래행위”라 한다)를 하거나, 계열회사 또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하도록 하여서는 아니 된다.
- 부당하게 거래를 거절하는 행위
- 부당하게 거래의 상대방을 차별하여 취급하는 행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08조(금지청구)
①제18조제2항부터 제5항까지, 제19조, 제20조제2항부터 제5항까지, 제21조부터 제29조까지, 제36조 또는 제45조를 위반하는 행위로 피해를 입거나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는 자는 그 위반행위를 하거나 할 우려가 있는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에 자신에 대한 침해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